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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른후트 로중과 디트리히 본회퍼2016 말씀 그리고 하루 출간
홍주민  |  juminh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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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10월 18일 (일) 19:29:18
최종편집 : 2015년 10월 18일 (일) 22:42:54 [조회수 : 3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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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트리히 본훼퍼와 헤른후트 로중

홍주민(한국디아코니아 상임이사)

 

들어가면서

 

   
 

지난 봄 세월호 참사 1년 되는 즈음에 몇몇 신학자들이‘남겨진 자들의 신학-세월호의 기억과 분노 그리고 이후(2015.동연)’라는 단행본을 출간한 적이 있다. 필자는‘아우슈비츠와 세월호 이후의 교회이야기-디아코니아를 통한 재구성’이란 제목의 글을 실었다. 지난 4월 중순, 세월호 유가족 분들을 모시고 출판기념회를 하는 자리에서 나는 새로 출간된“남겨진 자들의 신학”과 개신교 역사상 가장 오래된 말씀 묵상집인‘헤른후트 로중’(한국어 번역판 말씀 그리고 하루)을 유가족 분들께 드렸다. 그 날이 우연히도 디트리히 본훼퍼(1906.2.4.-1945.4.9.)가 70년 전 교수형을 당한 날이었다. 본훼퍼는 처형당한 날 아침까지 이 로중의 말씀을 하루의 슬로건으로 살아왔다. 사형수로 죽음을 기다리면서 본훼퍼가 의지하고 힘을 얻고 지탱하게 해준 힘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한국역사의 제로지대에 선 세월호 유가족분들께 어두운 감옥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살아가면서도 로중을 통해 하늘의 기운을 받은 본훼퍼처럼 로중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헤른후트 로중은 슐라이에르마허, 본회퍼, 코트비츠, 비헤른 등 수많은 개신교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특히 행동하는 신학자로 20세기 후반에 개신교 신학과 실천에 큰 영향을 끼친 본회퍼는 로중의 애독자였다. 본회퍼는 2차 세계대전 중 히틀러 암살단에 가담했다가 발각돼 2년 동안 감옥생활을 하고 전쟁이 마치기 직전 교수형에 처형된 인물이다. 그는 1933년 국가사회주의를 주창하며 유대인 600만여 명을 학살하고 수천만 명의 희생자를 낸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쟁광 히틀러에게 항거한 것이다. 그는 히틀러를 ‘적그리스도’로 보고 이에 저항하는 ‘고백교회’ 운동을 하면서 신앙을 지켜나갔다. 사랑과 정의의 야훼 하나님으로 깊이 들어간 사람은 불의의 현실앞에서 정의의 분노를 토하며 약자의 참혹한 현실앞에 사랑의 불길을 쏟는다. 그러한 디아코니아 실천 과정에 신앙의 힘, 영성은 가장 근본적인 추동력이다. 본회퍼는 그러한 동력을 마지막 순간까지 바로 헤른후트 로중에서 공급받았다. 본훼퍼가 로중과 어떤 경로를 통해 만났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에 대해 아래에 정리해 본다. 이를 위해 먼저 헤른후트 로중을 소개하고 로중과 본회퍼와의 관련성에 대해 정리해본다.

 

헤른후트공동체와‘로중’(Losungen)

 

헤른후트(Herrnhut), 우리말로 “주님이 보호하시는 곳”이란 뜻이다. 헤른후트 공동체운동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독일의 북동부에 위치한 한 자그마한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은 니콜라우스 루드비히 그라프 폰 친첸도르프에 의해 시작된 창조적인 디아코니아 공동체운동이다. 신앙공동체요, 생활공동체 그리고 경제공동체였던 원시그리스도교 공동체를 그대로 재현하고자 했던 친첸도르프는, 대학을 졸업하고 드레스덴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그의 일생을 변화시킨 모라비아 교도들을 만난다. 이들은 체코에서 종교개혁운동을 하다가 1415년에 화형당한 얀 후스의 후예들이었다. 친첸도르프는 이들에게 자신의 사유지에 정착하도록 하여 그곳을 “주님이 보호하시는 곳”이란 의미로 “헤른후트”라 칭하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다.

1727년 7월, 이 공동체에 ‘소모임’이 처음 조직되는데, 대략 2-3명으로 구성되고 일주일에 1-2회 저녁 모임을 가졌다. 이는 모라비안 전통을 쇄신한 것으로 5년 후, 이 공동체가 500여 명으로 늘어날 무렵 전체 속회의 수는 80여 개에 이르렀다. 1728년 5월 3일, 헤른후트 공동체에서 친첸도르프는 찬양모임에 나온 형제들에게 처음으로 다음 날을 위한 간단한 말씀을 건네주었다. 이때부터 저녁마다 간단한 성경구절과 찬송이 소개되었고, 다음날 아침에 공동체원들에 의해 집집마다 전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오늘날 개신교에서 가장 널리 확산된 헤른후트 매일묵상집인 『로중』(Die Losungen)이 탄생하게 되었다. 독일어로 로중(Losung)은 ‘암호’를 뜻하는데, “제비 뽑는다”는 의미의 동사 로젠(losen)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처음에 이 기도서의 구약성서 구절은 1800개의 구절에서 매일 제비뽑기 식으로 헤른후트에서 선택되었다. 그 당시 제비뽑기에 의한 선택은 신비주의적 사고에서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 다음에 신약성서의 말씀은 공동체원들에 의해 구약성서의 말씀에 대응하는 말씀이 선택되었다. 그리고 이 두 개의 말씀에 대한 응답으로 찬송과 기도문이 공동체의 응답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헤른후트 공동체는 창조적 디아코니아를 지향하며 개인적, 경제적, 사회적, 종교적 차원에서의 디아코니아공동체를 이루어 왔다. 그러한 실천의 도상에서 이 짧은 말씀과 기도문은 “병사들이 싸움터에 나가면서 지니고 가는 중요한 암호”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즉 하루의 삶에서 이 짧은 말씀은 하나의 강력한 영적 무기로서 커다란 힘을 지니게 되었다. 이 기도서는 1731년에 처음으로 책으로 출간되어 한 번도 중단되지 않고 2016년 현재 286년 동안 발행되어 왔으며, 현재 55개 언어로 번역되어 헤른후트 공동체에 속해있는 약 82만 명뿐만 아니라, 수백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말씀과 함께하는 삶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헤른후트 로중과 디트리히 본회퍼

 

   
 

전(前)역사본회퍼는 그의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품속에서 헤른후트 로중을 놓지 않았다. 그는 어떠한 경로로 이 작은 묵상집에 가까이 갈 수 있었을까? 그의 모친 파우다 본회퍼와 보모였던 마리아 호른과 연관이 있다. 모친은 슈레지쉬 헤른후트 형제단이 운영하는 학교를 졸업했다. 보모인 호른 역시 헤른후트 공동체에 소속되었기에 본회퍼의 유년기에 이 두 사람의 헤른후트 영성이 영향을 끼쳤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호른은 1908년부터 결혼하기 전 1920년대까지 본회퍼의 집에서 가족처럼 지냈다. 본회퍼의 쌍둥이 자매인 사비네 라이프홀츠는 호른을 통하여 헤른후트 형제단에서 나온 찬양을 배웠다. 본회퍼의 쌍둥이 자매에 의하면, 모친이나 자신이나 집에서 헤른후트 형제단의 영성을 접하였지만 어린 시절에는 로중을 읽지는 않았다. 분명한 것은 본회퍼가 1930년대부터 규칙적으로 로중을 읽는 독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본회퍼는 국가사회주의에 대항한 고백교회에 처음부터 가담한다. 교회의 투쟁기에 로중은 고백교회의 많은 구성원들에게 큰 힘을 주었다. 로중은 교회와 개인의 결정적인 물음에 방향을 던져주었고 고백교회 구성원간의 결속을 공고히 하고 신앙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하여 매일 올바른 인식속에 용감하고 분명하게 머물 수 있도록 했다.

1942년 1월 14일 집단수용소 다하우에 수용되어있는 마르틴 니뭴러의 생일날 로중에 연관하여 함께 복역하고 있고, 나중에 감독이 되는 뮌헨의 요한네스 노이호이슬러에게 다음과 같이 글을 남긴다. “시편 116,3 ‘죽음의 올가미가 나를 얽어매고, 파멸의 공포가 나를 엄습합니다.’자신의 삶이 위기에 처하였지만 구원을 발견한 이는 더 확실하고 따듯하게 곤경에 빠진 이에게 커다란 도움을 줄 하나님께 의지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과 고백교회의 투쟁이 진행되는 시기에 로중은 고백교회의 인물인 마르틴 니뭴러와 디트리히 본회퍼 그리고 고백교회 구성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준다.

지난 286년 전부터 개신교 전통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이 기도서가 55개 국어로 번역되어 지구상의 많은 이들이 동일한 말씀으로 힘을 얻고 있다. 필자는 헤른후트 기도서 2009년도 판부터“말씀 그리고 하루”라는 제목으로 번역해 매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이제 여덟 번째 한국어판 헤른후트 로중인 “2016 말씀 그리고 하루”(한국디아코니아연구소)가 출판되었다. 필자는 이 작은 묵상집을 통해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좀 더 깊이 말씀에 닻을 내리고 살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더 나아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행동하는 말씀’인 디아코니아를 조용히, 섬기면서, 사랑하면서 실천해나간 본회퍼의 신학적 실천과 뜨거운 조우를 희망해본다.

 

 

홍주민(juminhong@hanmail.net; 010-6439-2497)

한신대신학대학원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디아코니아학 디플롬(Dip.Diakoniewissenschaftler)동 대학 신학박사(Th.D)한신대 연구교수서울과 성남에서 국제이주민관련 디아코니아 현장활동현재 (사)한국디아코니아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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