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를 마치고 교회를 나와 하늘을 보면 푸른색 물감에 달과 별을 수놓은 하나님 솜씨가 총명하다. 특히 샛별은 그 밝기로 인해 눈이 부실 정도다. 새벽 고요와 어우러진 하늘의 환상은 작은 새 지저귐으로 더욱 산뜻하다.

난 이렇게 아침을 맞는다.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냐. 적당히 기운 달의 새뜻한 자태에서, 총기어린 샛별의 반짝임 속에서, 흐드러진 참새 지저귐 속에서 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사역에 지친 엘리야가 세미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듯.

우린 너무 바쁘게 산다. 우린 너무 곁을 돌아볼 틈이 없이 산다. 우린 너무 앞만 보고 산다. 그게 성공이라고 착각하며. 하지만 그렇게 성공적으로(?) 살면 살수록 하나님 음성을 들을 수 없다. 그러나 진정 살려면 그분 음성을 들어야 한다.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내게로 나아와 들으라 그리하면 너희의 영혼이 살리라”(이사야 55장 3절)
 

▲ 새벽기도를 마치고 교회를 나와 하늘을 보면 푸른색 물감에 달과 별을 수놓은 하나님 솜씨가 총명하다.

어떤 사람이 작업장에서 일하다 시계를 잃어버렸다.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다 점심시간이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손목을 들여다봤다. 그런데 시계가 없어졌다. 아내가 생일 선물로 준 시계다.

아무리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다.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온통 마음속은 잃어버린 시계뿐이다. 점심 식사도 맛이 없다. 그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작업장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작업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청년이 공장 입구에서 시계를 높이 들고 주인을 찾고 있는 게 아닌가. 너무 반갑고 고마워 달려가 시계를 받아들고 물었다. 그리 찾아도 찾을 수 없던 시계를 어떻게 찾았느냐고. 청년의 대답은 의외로 시큰둥하다.

“식사시간이 돼서 기계를 끄고 모두가 식당으로 내려간 사이 책을 보려고 조용히 앉았는데 어디서 재깍재깍 시계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톱밥을 헤쳤더니 이 시계가 있더라고요.”

세미한 시계 소리는 시끄러운 기계 소음에 묻혀 있을 때는 들리지 않는다. 기계를 끄자 세미한 시계 소리가 비로소 들렸다. 하나님의 음성도 성공적으로(?) 그리고 시끄럽게 돌아가는 인생의 경연장에선 들리지 않는다.

시끄러운 인생의 소음을 멈출 때 비로소 세미한 주님의 음성이 들린다. 엘리야가 강한 바람, 지진, 불꽃 등의 다양한 사역으로 찬란한 기적들을 경험하고 있을 때는 신기한 현상은 있었지만 말씀은 없었다.

영혼을 살리는 그 말씀은 한바탕의 시끄러운 성공들이 지나간 다음에 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사역의 열매는 그 세미한 음성을 들은 후에 일어났다.(열왕기상 19장)

우리는 너무 바쁘다. 바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세상에 내팽개쳐져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일을 안 할 수도 없고. 하지만 가끔은 새벽하늘을 보라. 거기에 분명히 샛별이 총명하리라.

“인생에는 속도를 높이는 것 말고도 훨씬 중요한 것들이 많다.”

마하트마 간디가 했다는 이 말, 오늘 잠시 멈추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