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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침묵의 시선"을 평하다.
정필교  |  jfk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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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10월 12일 (월) 20:41:59
최종편집 : 2015년 10월 14일 (수) 17:55:17 [조회수 : 2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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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와 문명화의 심화는 자연지향에 대한 인간 내면의 갈증과 대면하게 하는 자양분일게다. 특히 오랜시간 세속의 손이 타지 않은 원시림에 있노라면 밀려드는 일체감은 온몸을 전율케 한다.

관심과 집중을 위해 환타지라도 얹혀서 재미를 구걸하려는  상업영화의 홍수속에 마치 원시림같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주는 감흥은 무결점 호흡같은 선물이다. 양념의 가미 없이도 원재료가 주는 단백함이 묻어나는 웰메이드, 그게 타큐멘터리가 갖는 힘이다.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쿠테타정권 수하르토는 비밀리에 100만명 이상을 학살 한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조용한 학살이라 한다. 이를 배경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5관왕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다큐 영화 "침묵의 시선"(The look of silence)은 학살과 제목만큼이나 조용한 침묵으로 메가박스의 외면속에 지난 9월3일 국내에서 개봉 되었다.

주인공은 안경사 '아디'이다. 그의 형 '람리'는 100만 희생자중에 유일하게 목격된 희생자이다. '람리'는 침묵의 이름이다. 무관심, 회피, 부인, 억압이라는 '침묵'... 늘 역사는 약자라는 이름의 희생자들에게 현재의 화해와 평화라는 가면을 위해 그 끔찍한 '침묵'을 강요해 왔다. 반대로 가해자, 학살자들은 자신들의 학살장면을 재현하고 증언하며, 살인의 장소에서 승전군처럼 기념사진까지 담는다.

" 왜 다 나은 상처를 들추려 하느냐"며 오히려 큰소리 친다.
"지난 일은 잊어라. 그때를 교훈 삼아 잘 지내면 되." 라고 타이른다.
심지어 강요된 망각에 맞서 '과거를 기억'하려는 아디에게 " 지금이 그때라면 자네 무슨 일을 당했을지 몰라" 는 협박도 서슴치 않는다.
아디는 '저는 당신을 괴롭히려는게 아니에요.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려고 온거에요" 라며 침묵과 망각에 맞서 '진실 말하기'를 이어간다.

저항할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피해자들에게 가해자들은 자신들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행위였다면 체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미래에 펼쳐질 장미빛 청사진의 알량한 표구를 위해 존재의 근간이 소멸되는 절박한 이들의 입을 봉쇄한다.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기어밖에 없는 피해자에게 그만 잊자고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얼마나 터무니 없는 폭력인지를 보여준다.

영화 '밀양'으로 알려진 이청준의 소설 "벌레 이야기"에서 자식을 유괴범에게 잃고 엄마는 여러날을 괴로워 하며, 애통하고 비참한 일상을 이어간다. 그래도 실낱같은 끈 하나는 신앙이었다. 있는 힘을 다해 살인자를 찾아 교도소로 면회를 간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이 용서 해 주셨습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라며 환하게 웃고 있는 살인범을 만난후 실낱같았던 끈마저 끊어진다.

" 내가 용서를 못했는데 하나님이 용서를 했다고?  그래서 잘 지낸다고? "

무수한 혹자들이 '시대의 아픔이었다', 또 ' 나라를 위한 일이였다.' 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광기가 오늘 우리의 시대에 대낯 도심을 활보하는 것은 한국도 쿠게 다르지 않아 아프다. 아직도 진실과 용기 있게 대면하여 따듯한 대화를 해 보지 못한 피터팬 중후군에 갇혀서일게다.

그래서 아디의 '침묵의 시선'은 우리가 회피하고 외면하는 집단 체면의 광기와 인간 내면의 공포를 관통하고 있음을 시리게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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