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온 사회가 뜨거운 가운데 교계에서는 역사교과서의 종교편향을 지적하며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서가 발표됐다. 한기총ㆍ한교연ㆍ한장총 등 기독교 연합 단체들에 의해서다.

한기총, 한장총, 한교연 및 ‘한국교계 국회 평신도 5단체 협의회’ 등 연합기관들로 구성된 ‘한국 기독교 역사교과서 공동 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8일 오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공대위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사 교과서의 종교편향 실태를 보고하고 이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보고에 의하면 현행 교과서에 개신교와 관련한 내용이 크게 누락돼 있음은 물론,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교과서에도 기독교에 대한 내용은 없다.

불교와 유교, 도교, 풍수지리에 이르는 타 종교 서술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기술된 것과 비교할 때 이는 심각한 종교 편향과 역사 왜곡이 아닐 수 없다.

일례로 모 출판사 교과서의 경우 불교는 삼국시대와 신라, 고려시대에서만 6페이지에 걸쳐 설명돼 있고, 조선 후기엔 천주교, 천도교, 정감록이 2쪽에 걸쳐 각각의 제목으로 서술돼 있는 반면 개신교의 경우 단 3줄에 그쳤다. 그마저도 천주교와 뭉뚱그려서다.

박명수 교수(서울신대)는 “이 출판사 교과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면서 “8종 교과서에서 대부분 불교와 유교는 각각 5쪽씩 나와도 개신교는 3~4줄에 그쳤다”고 보고했다.

공대위는 이에 역사교과서 개발 지침이 되는 정부의 ‘집필기준’에 반드시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보완해 개신교 서술 항목 삽입을 촉구했다. 정부에서 발표한 역사교과서 ‘교육과정’에 “기독교에 관해 서술하라”는 항목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에서다.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기독교를 더 넣어 달라는 요구가 아니다”라면서 “역사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사실 기술이므로, 역사 속 사실이 의도적으로 삭제된 것을 형평성에 맞게 있는 그대로 서술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요구사항이 들어지지 않을 경우 공대위는 종교편향 실태를 알릴 뿐 아니라 사회적, 법적, 행정적인 모든 수단을 강구해 한국사 교과서에 기독교가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성명을 통해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