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훈 (샌디에고, 한인뉴스 발행인)

세상이 빠르게 변해간다. 아니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는 나의 생각과 마음의 속도가 너무나 느린 것 같다. 날이 갈수록 세태의 흐름을 따라 잡기가 힘들다. 숨이 찬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공원이나 바닷가 같은 곳에서 남자 둘이 이야기하며 걷는 모습을 보면 다소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정을 나눌 친구 하나 없는 나의 이민의 삶이 새삼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모습을 보는 마음이 편치가 않다. '저들도 혹시…' 하며 의심이 먼저 든다. 피해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여성 둘이 다정히 걷는 모습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나는 ‘우정’이라는 소중한 단어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동성애’라는 말이 대신 자리 잡게 되었다.

오, 내가 편견에 사로잡혀 소수자의 인권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나는 지금도 사람 사이의 차별 없는 세상,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을 소망하며 살고 있다.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더 가진 사람, 건강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 무지하고 약한 사람, 특히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양보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노란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자기와 취향이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무시하고 배척하면 안 된다고 몇 몇 사례를 들어 글을 쓰기도 했다.

인간은 이기적인 속성을 지니고 태어난다. 당장 어린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아이든 처음 동생이 생기면 엄마의 사랑이 나뉘는 것을 못 견뎌하며 동생을 미워하고 해를 끼치려 든다. 꾸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자기가 상당부분을 양보해야 부모의 사랑을 지속해서 받을 수 있음을 깨닫고 비로소 동생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것이 발전하여 나중에는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는 목숨도 함께 하는 형제애로 승화된다. 사람은 이렇게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간의 가족애를 통해 이타심을 배우고 가정이라는 사랑의 공간, 천국을 체험한다. 이 승화와 체험은 인위적으로는 한계가 있다. 교육만으로도 한계가 있다. 한 핏줄이라는 본능적인 연대감이 바탕이 되어야 더욱 실감을 할 수가 있다.

식욕, 성욕은 사람에게 주어진 본능이다. 사람사회가 동물세상과 다른 것은 본능을 푸는데도 규율을 지키는데 있다. 사실 식욕의 경우는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먹는 게 넘쳐나는 세상인데도 저마다 몸 관리를 위해 아름다움을 위해 절제하고 금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성욕에는 왜 그렇게도 관대한지 모르겠다. 식욕이 그렇듯이 성욕을 느끼는 것은 물론 죄가 아니다. 법과 도덕을 위반하면서까지 성욕을 푸는 것이 문제이다. 매춘을 한다거나 배우자 외의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지면 죄가 된다. 같은 성에게 성욕을 느끼는 것이 누군가에겐 어쩔 수 없는 현상인지 모르겠지만 같은 성과 관계하여 성욕을 채우려하면 그것이 죄인 것이다.

그런데 지난날 금기되던 동성간의 성관계가 결혼이 법적으로도 허용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정말 이러다간 근친상간, 소아성애, 수간도 소수자의 성적취향이므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것 같다. (이미 그런 기운이 보인다)

따져보면 여러 분야에서 오랜 세월 금기시되는 것에는 대부분 합당한 이유가 있음이 현대의 과학으로도 증명이 되고 있다. 근친상간은 저능아가 출산될 확률이 높고 동성애 성행위로 인해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되었음은 이미 밝혀졌다.

남자와 여자의 구별은 창조주가 이 땅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부여한 의심할 수 없는 최초의 당위이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결혼으로 이루어지는 가정은 이 땅에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가 지켜내야 할 거룩한 질서이자 가치이다. 도대체 같은 성끼리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입양해 엄마(여자) 역할, 아빠(남자) 역할을 한다니 무슨 해괴한 일인가. 스스로 가짜를 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앞에서 적은 것과 같이 사람이 추구하는 천국의 모형은 정상적인 가족 관계에서 체험할 수 있다. 가짜의 삶으로 변태적 성욕은 채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추구할 수 없다면 그런 삶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더 나아가 인간성의 파괴, 문명의 파괴를 원하는가?

사람의 장애에는 신체장애와 정신적 장애가 있다. 신체장애는 겉으로 나타나지만 동성애 성향 같은 정신적 장애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돌아보면 지금도 많은 장애인들이 도처에서 자신의 장애를 당당히 받아들이고 평생을 싸워나가며 감동적인 인간승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동성애 성향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결코 배척하지 않는다. 그들의 상처, 외로움을 이해하며 공감한다. 용기를 가지라고 정상적으로 살수 있다고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그들을 격려한다. 그들에게 사랑의 악수를 청한다. 이 시대 이 땅의 기독교인들은 오늘도 형제자매의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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