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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안으로 들어가 불쌍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잠시나마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함께 하는 것은
어쩌면 위선처럼 보일 수도 있고,
근본주의자들의 입장에선 행위로 구원을 이루고자 하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일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남은 인생 동안 힘닿는데 까지
예수님에게서 배운 대로 세상 속으로 깊이 들어가
소외당한 하나님의 자녀들(암하렛츠)과 함께 하다가 선교사역을 마치고 싶습니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식물학자나 동물학자들처럼
숲이나 나무나 짐승 혹은 바다나 고기를 관찰하러 가는 것이 아니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이 살아 계시다면 방문하고 싶어 하시는 곳
만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팔라완 복음주의 신학교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그 이튿날 바로 학교교직원들부터 치유사역을 시작하였지요.
그리고 다음날 새벽 남쪽으로 약 2시간 떨어진
원주민 팔라완족 마을을 방문하여 2박 3일 동안 사역을 마치고
베이스캠프에 복귀하여 다시 북쪽으로 약 8시간 걸리는 엘리도를 방문하여
교회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현지인 전도사 교회에서
2박 3일 동안 사역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던 중 따이따이 시에 들려 차에서 만난
70세나 되신 미국인 독신 선교사님을 케어 해 드렸더니
다음에 오면 자기와 함께 지내자 하시네요.
이렇게 이곳에 오자마자 짧은 기간에 교통이 불편한 곳을
약 1000킬로미터 이상 버스로 이동하며 바쁘게 사역하고 나니
피곤이 몰려와 몸을 주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여 베이스캠프에 오자마자 몸이 다운되어
이틀 동안 아무 일도 못하고 앓아누웠습니다.
이제 마음은 원이로되 몸이 따라주지 않는군요.
치유사역은 힘든 육체노동이라 휴식과 영양공급이 절대 필요한데
현장에 나오면 내 몸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 오전에 원주민 교회의 예배를 마치고
오후에는 이곳에 와서 알게 된 지방회장이신 오로스코 목사님의 초청으로
그분이 시무하시는 시내에 있는 인터내셔널 커뮤니티 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
이 분 뿐만이 아니라 제가 팔라완에 와서 만나는 분들은
모두가 이번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이번만이 아니라 제가 선교 다니는 곳 대부분은 한국인들이 없는 곳이며
외국인들조차 잘 오지 않는 곳들이지요.
보따리 선교사의 장점은 삶의 끄나풀로 거칠 것 없이
어느 오지에도 자유스럽게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내가 사랑해야 할 형제라는 마음으로
아무 연고도 없이 무작정 찾아 가지만
가는 곳마다 주안에서 모두들 반겨 맞이해 주니 큰 은혜입니다.
이 교회는 도심지에 있는 교회라 규모가 좀 크고
사람들의 모습도 그리 가난 해 보이질 않는군요.
오늘은 아버지날이라고 특별행사를 교회에서 합니다.
젊은 성도들이 모두 손을 걷어 부치고
오늘 특별히 아버지들을 섬기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담당별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성껏 준비한 치유장비들을
예배당 바닥에 설치해 놓고 열심히 어른들을 섬기기에 분주합니다.
발 마사지는 한 명 하는 데 30분 이상 걸리고
바디 마사지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모두가 그 분야의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로 땀을 뻘뻘 흘리며
예수님의 섬김의 정신으로 정성껏 어른들을 섬겨 드립니다.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그냥 행사치레로 하는 게 아니고
정말 어른들을 따뜻하게 섬기려는 진정성이 보입니다.
교인들이 너무 많아 누가 우리 교인인지도 모르고
한 참 다투고 싸우다 옆 사람의 소개로 같은 교회 성도임을 알게 되는
기업화된 대형교회에서는 전혀 체험할 수 없는 사랑의 공동체 모습입니다.
사랑의 공동체(교회)는 수만 명 이상이 모이는 큰 교회에서는 이루기 힘듭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작은 교회를 지향해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성장하면 수시로 분립하여 지역마다 작은 교회들을 세워
그 지역을 한 가족처럼 섬기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 간다면
교회는 존재의 위기에서 벗어나 활기를 찾게 될 것입니다.
에클레시아(교회)는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곳이지
거대한 모습을 과시하기 위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페디큐어, 매니큐어, 이발, 염색, 음식 대접 - - -
나도 이들과 합류하여 아픈 이들을 캐어 해 줍니다.
그리고 교회 청년들로부터 오랜만에 아버지 대우도 받았습니다.
발마사지도 받고 페디큐어도 받았습니다.
자녀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아버지날의 대접을 이국 만리 외국의 외딴 섬에 와서
그리스도의 형제들로부터 극진한 사랑을 받아봅니다.
교파를 묻지 않고 예수 믿는 신실한 그리스도의 자녀들이라면
어디가나 늘 한 형제자매처럼 대하니
그들도 나를 의심 없이 형제처럼 대하여 줍니다.
오로스코 목사님을 비롯하여 부목사님과 어른 들 모두 오늘 아주 호강을 합니다.
발마사지, 페디큐어, 매니큐어, 이발도 하고
머리염색까지 하여 완전 구조변경 하셨습니다.
몸뿐만이 아니라 청년들의 사랑에 마음도 리모델링되었을 것입니다.
이곳은 필리핀에서 가장 자연이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이라 말하는데
자연보다도 사람들이 더 오염되지 않은 것 같네요.
도시의 고층 빌딩들은 사람의 마음에 심각한 경쟁심을 유발시키는 반면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은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마력이 있는가 봅니다.
If nature is interrupted by humans, entire ecosystems may collapse.
Spending time in nature also helps you feel better and peaceful
2015년 6월 14일
아버지날, 팔라완 인터내셔널 커뮤니티 교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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