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의 기독교는 동성애 저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듯하다. 모든 기독교매체들은 동성애를 주제로 한 글들을 쏟아내고 메신저와 SNS에는 열심히 동성애와 관련된 글-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동성애 반대에 관한 글-들이 범람한다. 그러나 세상에서 이미 인심을 잃은 그리스도인의 이러한 열성은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의 눈에는 별로 고깝게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트위터에 올라 온 다음 글들은 이러한 태도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그리고 인상적인 몇몇이다.

“퀴어 축제 가면 동성애자 된다는 인간들이 정작 지들은 왜 매주 교회 가면서 예수님은 전혀 안 닮는지 이해가 안 된다.”
“몇몇 기독교인들은 ‘차별받아 마땅한 존재’가 있다고 여겨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모양이다. 그들은 아마도 ‘신께서 저들을 사랑하실 리 없다’고 철썩 같이 믿는 것 같은데, 사실 신은 모두를 사랑하시는 게 맞다. 당신들이 천벌 받지 않는 걸 보니 과연 그러하다.”
“현대기독교가 동성애를 맹렬히 공격하는 이유는, ‘성경에 써 있기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호통 치며 단죄할 만한 ‘만만한 죄악’이 별로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해악을 외면하기로 한 교회가 ‘회개하라’는 기독교의 기본정신을 누구에게 외칠 수 있단 말인가.”

날 것의 표현인 말들은 한국 기독교를 향한 현재 세상의 시선을 정확하게 대변한다. SNS에 빈번히 등장하는 교회에 대한 비판들이 이유 없는 비난이나 근거 없는 적의로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동안 한국의 기독교가 세상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이다. 세상에 대한 봉사와 헌신으로 출발했던 한국의 기독교는 점점 자라면서 세상이야 어떻든 제 몸 하나 불리는 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는 모습이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기대했고, 그만큼 실망도 컸다. 어쩌면 다음 한 줄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모든 실망과 비판을 가장 함축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예수를 싫어하는 게 아니다. 그의 미친 팬클럽을 싫어 할 뿐.” 이 간결하고도 충격적인 명문은 영국인들을 향해 일갈했던 마하트마 간디의 고급스런 다음 문장에 대한 완벽한 현재화가 아닐 수 없다. “나는 당신들의 그리스도는 좋아한다. 하지만 당신들의 그리스도인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당신들의 그리스도인들은 당신들의 그리스도와 너무나도 다르다.”

이제는 더 이상 교회의 말이 세상에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교회는 더 큰 실수를 저지르려 한다. 교회는 주님께서 최후의 순간까지도 피하시고 금하셨던 ‘힘’을 사용해 자신의 말을 주장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매체를 통해, 로비를 통해, 압력을 통해 교회는 자신의 목소리를 힘으로 세상에 우겨넣으려 한다.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으니 힘으로 믿는 바를 강요한다면 세상과의 거리는 지금보다 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심각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회는 삼천오백번이 넘게 전달된 한 대학생의 다음 트윗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헐 교수님 쩐다. ‘종교는 그 종교를 믿지 않는 자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종교의 가치가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