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쪽방 시사회

▲ 관객과의 대화 / 좌 고난함께 이관택목 사, 우 송윤혁 감독

송윤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쪽방 시사회가 6월 22일(월) 저녁 7시 30분 필름포럼에서 열렸다. 평화교회연구소, 영사기, 도시빈민선교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시사회는 100여명의 관객들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영화 소개를 맡은 장세현 팀장(평화교회연구소)은 “이 영화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3년여에 걸쳐 만들어졌으며 감독이 직접 1년 3개월 간 쪽방에 거주하며 촬영하였다”며 “생생한 시각을 통해 빈곤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영화는 71분간 상영되었으며, 이후 30분간 관객과의 대화(GV)가 이어졌다. 한 관객은 “일상에서 잘 보지 못했던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며 정말 보지 못했던건지 보고 싶어하지 않았던건지 고민하게 되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영화를 소개하는 장세현 평화교회연구소 팀장

송윤혁 감독은 “학생시절 빈민선교를 하는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노숙인들을 만나면서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쪽방 생활자들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있었지만 직접 생활하면서 편견이 깨졌다. 진정으로 어떤 삶을 알려면 그 안으로 들어가 보아야 하는 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송 감독은 “가난의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인식이 사회와 교회 안에 팽배한데 이 영화를 통해 가난이 과연 개인의 문제인지 아니면 구조의 문제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길 바란다”고 권했다.

이날 수익금은 전액 쪽방 출연자들에게 전달되어 수술비로 사용된다.

다큐멘터리 영화 쪽방 공동체 상영 문의 : 다큐인(010-9664-3844)

▲ 쪽방 시사회에서 즐거운 관객들

쪽방 (2014) [쪽방] 다큐멘터리 | 한국 | 60 분 수상정보 19회 인천인권영화제(2014) 초청 상영작(송윤혁) 1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2014) 초청 연대작(송윤혁) 줄거리 쪽방에 산지 1년이 되어가는 창현은 부족한 기초수급비 때문에 부정수급단속의 눈을 피해 몰래 하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간다. 쪽방에서 태어나 자라온 일수는 27살의 젊은 나이에 결핵, 고위험성당뇨, 고혈압으로 기초수급자의 삶을 살고 있다. 이제 막 쪽방에 들어가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는 남선은 부양의무제도로 수급을 포기하게 되고 폐지수집으로 쪽방생활을 해보려 하지만 월세와 생활비 감당은 녹록한 문제가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쪽방. 그들을 굴레 속에 가두는 제도. 일 년 동안의 쪽방의 기록으로 빈곤의 굴레를 본다. (2014년 제1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제작노트 기획의도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는 무얼까? 빈곤의 원인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의 삶을 통해 이해하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이 밀집해 살고 있는 쪽방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빈곤의 굴레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해설 성인 몸 하나 누울 수 있는 작은 방이 있다. 일명 쪽방이라 불리는 공간. 쪽방까지 밀려온 사람마다 아픈 사연이 있지만, 이들이 모인 동자동 쪽방촌에도 삶은 계속된다. 영화는 노숙과 쪽방을 전전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이 사회의 ‘빈곤’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열심히 살아도 빈곤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질병과 실업, 저임금 일자리와 복지의 사각에서 빈곤의 대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사회는 복지란 이름으로 자신의 무능력을 증명하라고 요구한다. 열심히 노력해도 삶의 기회를 잡기 힘들고 사회의 외면 속에서 죽어가는 이들에게 ‘희망’이라는 문을 열어줄 수 있는 건 쪽방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의 규칙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머큐리 인천인권영화제 소금활동가) 인권해설 서울역 맞은 편, 빌딩 숲 사이, 주택가로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낡은 건물들이 있다. 이곳에 성인 한 명 누울 만한 크기의 방들, 벌집같이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이곳이 쪽방촌이다. 쪽방 주민들에겐 바로 옆 주택가보다 오히려 길 건너편 서울역의 거리 노숙 풍경이 더 익숙하다. 쪽방에 사는 사람들. 이들은 어떻게 쪽방까지 오게 되었을까? 오래된 가난을 물려받은 일수. 오래된 질병이 가난이 된 창현. 노숙과 쪽방 사이를 오가며 힘겹게 살지만 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선. 이 가난의 무게는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더욱 무거워지고 그들의 노력과 상관없이 지속되어 왔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가난했던 지난날의 경험을 인생의 따끔한 교훈을 주었던 시기로 아름답게 포장해서 말하는 건 정말 현실을 모르는 도덕 교과서에나 나오는 얘기다. 잠시 고생하면 좋은 날 있을 거라는 기대는 이곳에서는 없다. ‘더 이상 기대하지 않으면 더 이상 상처받을 일도 없다’가 오히려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지침이 된다. 고생 끝에 낙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덜 고생하기 위해서 이곳, 삶의 벼랑 끝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지만 일수, 창현, 남선의 삶 역시 쉽지 않다.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는가 하면 또 하나의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빈곤의 대물림, 열악한 주거, 중한 질병, 가족 단절, 실업 혹은 저임금 일자리, 복지제도의 사각지대. 이런 빈곤의 조건들은 한 사람에게 하나씩 주어진다기보다는 중첩되어 다가오며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빈곤의 밀도도 더욱 높아진다. 살기 위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욱 가난해지는 역설적 상황에 그들은 도망갈 구멍이 없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열심히 노력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어.”라고 말이다. 쪽방에서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열심히 노력하는데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어.”가 맞는 말이다. 쪽방 주민들에게 지금의 상태가 결과처럼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한 과정이고 벗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삶으로 여겨져야 한다. 그리고 사회는 이 여지를 충분히 만들어줘야 한다. 우리 사회의 많은 일수, 창현, 남선들은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쪽방 주변을 맴돌고 있다. (조승화 동자동사랑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