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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하버드 미용사
최용우  |  9191a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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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6월 18일 (목) 14:54:49
최종편집 : 2015년 06월 18일 (목) 14:58:20 [조회수 : 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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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최용우)

    나는 부전초등학교를 나와서
    국제중학교를 나와서
    민사고를 나와서
    하버드대를 갈 거다.
    그래 그래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정말 하고 싶은 미용사가 될 것이다.
                     -박채연, 부전초 1학년 <복숭아 한번 실컷 먹고 싶다/보리>中

 짝퉁 시인인 제가 최근에 읽은 詩 가운데 가장 마음에 남는 시입니다. 시는 아니고 ‘동시’입니다. 아니, 동시라기 보다는 ‘시’에 가깝네요. 박채연 양이 쓸 때는 동시였는데, 어른들은 ‘시’로 보는 것 같군요.

 저는 자신의 마음과 느낌과 감정을 아주 잘 표현한 훌륭한 동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하버드를 나와서 겨우 미용사가 돼? 너 정신 있어? 그동안 들어간 돈이 얼마인데...”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죠.

 이 세상에는 두 가지 삶이 있습니다. 넓은 삶이 있고 강한 삶이 있습니다. 넓은 삶이란 사람들이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부러워하는 삶입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가 가장 많은 돈을 벌고 남들보다 더 큰 집과 차에 수준 높은 문화(?)를 누리며 살기 원합니다. 부모는 자식이 국제중-민사고-하버드를 나와 넓은 삶을 살기 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넓은 삶을 추구합니다.

 강한 삶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알아주든 말든 자신의 하는 일에 ‘내공’을 쌓아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포스가 팍팍 풍기는 삶입니다. 비록 가난하거나 명성은 없을지라도 스스로 만족하고 자부심이 있으니 그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만약, 채연이가 국제중-민사고-하버드를 나와 미용사가 된다면 그는 동네 미용사가 아니라 정말 '하버드 미용사'가 되는 것이죠.  <저작권자ⓒ최용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환영>  http://cy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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