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암신학연구소 강연회 모습(우측 3번째가 장윤재 박사)

“독일의 통일과는 질적으로 다른 남북의 통일을 우리는 꿈꾸고 준비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 생명의 물결과 평화의 바람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일 것입니다.”

독일식 흡수통일 아닌 둘 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되는 통일이어야

남북의 통일을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될 뿐 아니라 롤모델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바로 독일의 통일이다. 그래서 다들 독일의 통일 준비과정을 잘 살펴 그것들을 실천하자며 그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런데 이러한 목소리와 다른 목소리 곧 독일의 통일과는 질적으로 다른 통일을 꿈꾸고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려 관심을 모은다.

15일 오후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린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 제3회 공개강연회’에서며, 목소리의 주인공은 ‘한반도 분단 70년과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회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윤재(이화여대 교수) 박사다.

장 박사는 최근 여러 기독교 단체와 학교들에서 추진하는 평화통일 프로젝트나 교육 프로그램들이 보면서 느낀, ‘남북평화통일에 있어서 한국 기독교가 잊고 있는 기본원칙 3가지’를 지적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피력했다.

‘남북평화통일에 있어서 한국 기독교가 잊고 있는 기본원칙 3가지’ 중 첫째는 평화통일에는 상대가 있다는 것이다.

장 박사는 이에 “제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추진하는 일이라도 통일의 동반자인 북녘의 형제자매들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물어야 한다”면서 “‘상대방의 관점’에서 나의 운동과 사업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는 ‘통일은 평화를 위한 것이고, 평화가 통일로 가는 길’이라는 원칙이다.

장 박사는 이에 “통일, 통일만 이야기하느라 ‘통일로 가는 길이 평화라는 점’, 그리고 한반도 통일의 목적은 동아시아 전체의 항구적인 평화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우리가 이루어야 할 남북의 통일은 사반세기 전 이루어진 동서독의 통일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질적으로 다른, 무언가 새로운 문명을 길을 창출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장 박사는 “많은 통일단체들이 겉으로는 평화통일을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독일식 흡수통일을 전제하고 있다”면서 “진정한 남북통일은 남한의 삶의 방식과 생활을 그대로 북으로 확장하고 이식하는 것이 아닌, 둘이 만나 둘 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인류는 동서독 통일 때와는 달리 문명사적이고 지구사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남북의 통일은 단순히 독일의 모델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위기에 처한 현재의 인류문명 앞에서 새로운 삶의 길을 제시하는 희망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