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평소처럼 학교 정문에 서서 학생 생활 지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감 선생님이 정문 앞에 나가시더니

"어?  이 선생님,  잠깐 나와 보세요."

다급한 목소리에 무슨 사고라도 난 것일까 하여

얼른 튀어나가 보았다.

교감 선생님이 가리킨 손가락 끝에는

마땅히 있어야 할 우리 학교의 청동 현판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 **초등학교', ' **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현판이

떼어져 속이 텅 비어 있는 것 아닌가.  어안이 벙벙했다.

요즘 뉴스 보도에서 에어컨에 부착된 청동 부품을 떼어가는 도둑들이

기승을 부린다고는 들었지만,

학교의 현판까지 송두리째 떼어 가다니...

정말 말이 안 되는 짓이다.

현판이  없어졌다 하여 학교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우리 학교는 이름표도 없는 학교가 될 것이다.

그 도둑님들 심보,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작년 한창 고철값이 오를 때는 맨홀 뚜껑도 훔쳐 가고, 

다리 난간도 떼어가는 파렴치한 인간들이 있다고도 들었다.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서민들이 더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

별 도둑도 다 생기는구나 싶다.

혹, 고철 수집상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누구라도 멀쩡한 학교의 현판을 팔 사람은

없을 터이니, 그것은 장물 임을 아시고,

부디 우리 학교의 현판을 꼭 돌려 주시길 바랍니다.

200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