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도시, 농촌 교회 간의 직거래 이야기

박 순웅 (농, 도 생협 이사장)

* 들어가는 이야기

동화작가 박 상규님의 “ 나는 흙이 좋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도시의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흙에 대한 시를 쓰라고 했더니 대 다수가 나는 흙이 싫다.

비에 젖은 흙탕물이 자동차에 튀어 내 옷을 버리게 한 흙 나는 싫다.

운동화를 더럽게 해서 나는 싫다. 대부분 도움이 자신들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는 쪽으로 여겨서 그런지 나는 흙이 싫다고 이야기를 한다. 부정적인 견해들이 대부분이다.

반면에 농촌의 아이들에게 같은 주제의 흙에 대해서 이야기나 시를 써보라고 했더니 의외의 반응들이 나왔다. 도시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흙의 긍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한다.

우리 부모님들이 흙에다가 씨앗만 뿌리면 먹을거리들이 나오기에 나는 흙이 좋다.

흙에다 물만 섞으면 내가 만들고 싶은 것들이 만들어져 나는 흙이 좋다.

흙에서 뛰놀다 보면 어느새 흙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 있어 나는 흙이 좋다.

마지막으로 어떤 아이의 글을 박 장규 님이 다듬어 써놓은 내용이다.

이렇게 흙은 우리에게 친구이며,

먹을거리를 내놓는 생명,

거기서 생명이 나와 거기로 돌아가게 될 운명, 그런 흙,

“ 어디서나, 이런 흙을 믿을 수 있는 교회가 있다면, 나도 다니고 싶다.”

처음부터 흙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견해 차이가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아마도 우리의 환경이 그만큼 많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미 농촌도 개발이라는 명분아래 땅, 그러니까 흙이 대부분 사라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도, 농 직거래를 이해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생명의 먹을거리부터도 나오는 원천을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으니 먹는 것에 대한 생산하는 자나, 소비하는 소비자나, 서로 다른 입장과 견해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도, 농간의 직거래는 이러한 견해 차이를 좁혀 보려고 이렇게 시간을 만든 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도시의 교회에서도 불편한 진실의 흙, 농사, 일, 노동, 등등을 직거래를 통해 혹은 현장의 농촌교회를 통해 다가가 보고 거기서 생명, 평화를 도시교회에 정착시키자는 것이죠. 반면 농촌교회는 생산하는 것의 이야기를 혹은 정을 담아 신앙의 공동체인 도시교회와의 소통을 이루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 일 것입니다.

* 나누고 싶은 이야기 하나

농촌 현장의 이야기

첫 번째로는 우리나라의 농촌은 2000년 이후 농업인구가 3백만 명도 안 됩니다. 거기에 대부분 노령화 60이상 되신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향후 10년 지나면 아마도 반으로 농업인구는 줄어들 것으로 분석합니다. 그만큼 농업인구가 남는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노동을 할 수 없는 분들일 것입니다. 태어나는 아이는 없고, 농업인은 고령화되고, 그나마 젊은 인력은 도시로, 도시로 나가는 상황입니다. 개그콘서트의 이야기처럼, “소는 누가 돌보냐고요?”

농사는 누가 할 수 있을지.....생각해보면 갑갑한 일입니다. 이렇게 되어 지면 농산물들은 여지없이 수입 농산물에 의지하게 되지요? 수입 농산물 역시 어느 나라건 점점 농업의 노동을 회피한다면 자국의 먹을거리 보호로 수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도시 혹은 수입국의 소비자들을 겁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만큼 농업인이 줄어드는 심각한 상황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우리 농업의 자급률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쌀을 포함해서 자급률이 24%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쌀을 뺀 나머지 그러니까 잡곡과 밀, 채소 기타 등등은 아마도 6-7%정도라고 하니 이정도의 자급률일 때 식량 대란이 일어나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것입니다. 사재기뿐 아니라, 가난한 이들은 그냥 굶어죽을 것입니다.

지금이야 대부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중국은 이미 향후 6년 정도 지나면 자국의 식량난을 해소하려고 식량을 수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때 가장 피해를 보는 나라는 아마도 우리나라가 될 것입니다. 전국 농민회에서나 각 유기농 단체에서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자국 내의 식량 자급률을 높이라는 것입니다.

일본은 정부에 45%-50% 인상을 각 농민 단체에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도 쌀과 그 외의 것 잡곡과 우리 밀, 채소 등등을 20%만 올려도 대단한 기적인데 그것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언제까지 자동차와 핸드폰 등등에 의지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식량주권과 안보 차원에서라도 자급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농(農)의 가치입니다. 농사는 그야말로 먹을거리를 위한 일입니다. 그러기에 농사는 생산물과 직결되어 있지요. 직거래의 나눔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보여 지는 형태가 바로 농사이죠. 생산물건의 나눔입니다. 하지만, 그 생산물에는 신앙과 철학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농(農)입니다. 여기에는 알 수 없는 이로움의 미생물과 이로움의 충과 해로움의 충 등등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신비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것을 어떤 이는 생명의 물건으로 또 어떤 이는 그림, 노래, 놀이 등등으로 표현해 냈지요. 우리가 알 수 없는 수많은 생명체와 결합하는 것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날 동안 노동을 통해서 일구어 진 것이 바로 농(農)이라는 것입니다. (예로 농의 이야기는 일본의 후쿠오까 지역의 우네상의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 나누고 싶은 이야기 둘

도시 교회 현장의 이야기

들어가는 이야기에서나 농촌의 현장 이야기에서나 풀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도시교회입니다. 도시교회의 신앙과 삶을 어떻게 농촌교회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교회의 역사가 바뀔 것입니다. 왜냐면 농(農)의 신앙과 도시교회가 함께 된다는 것은 단순히 먹을거리의 상품만을 가지고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영과 육의 복합적인 차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서에서 보듯, 역사에서 알 듯, 이 일에는 소수의 인원들이 함께합니다.

농촌의 농(農)적인 신앙과 정신을 사수해야하는 사람도 저는 도시교회의 교우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서로 교류해야 합니다. 다른 그 어떤 일보다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육을 위해 먹는 것이 단순히 육이 아닌 영과 육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제안을 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간에 도시교회의 강단교류가 농촌교회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도 일 년에 서너 번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한 교회가 한 교회를 서로 강단이 이루어지고 현장을 방문하고 노동과 기도를 일구며, 추수의 기쁨을 도시의 교회와 나눌 때만이 교회가 살고 농촌이 산다고 봅니다.

이렇게 될 때만이 농촌의 일에 있어서 자급률도 정부가 책임지지 못하는 일을 한국교회가 일굴 수 있다고 봅니다. 어디 그 뿐이겠습니까? 노인 문제도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교회의 인프라 구축입니다. 물론 여러 생각과 사상이 다르기에 어려움은 있을 수 있으나, 그러나 도시교회가 농촌교회와의 교류를 통해서 노후의 삶 역시 농촌교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를 다듬어 나갈 수 있다면 분명 이것은 우리에게 준 기회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도시교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과 교회의 본질을 위한 것 뿐 아니라, 도시교회의 지역 공동체를 위해서라도, 혹은 교회공동체와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농촌 교회를 찾아 다녀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처음에는 먹을거리만을 위해서 찾아다닐 수 있지만 점차적으로는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의 공동체로 연계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에 몇 해 전에 가니 도쿄 옆 동네 지바라는 곳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회”가 있더군요. 이 단체는 벌써 30년 정도 되어 가는데 도쿄의 주부들이 한참 경제 성장과 개발이 이루어진 자국에서 어느 날 이름 모를 병들이 아이들에게 생겨나게 되자 도쿄 인근의 지역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에게 먹을거리를 안전하게 생산해줄 농사꾼들을 찾은 것이지요.

그렇게 만난 사람들이 바로 지바 지역의 생산자들입니다.

이러한 단체가 일본은 수 없이 많습니다. 이 단체들은 끊임없이 교류하고 교육하고 서로 함께합니다. 심지어 자연 재해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까지도 소비자들이 대부분을 감당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유지되는 단체들 덕분에 그나마 일본의 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농(農)을 보호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견고해 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한국교회의 도시, 농촌교회가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고 봅니다. 여기에 도시 농업도 가능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나오는 말

농업을 잘 보면 신앙을 읽을 수 있습니다. 왜냐면 거기에는 자연의 이치와 순환, 노동, 여백, 거룩함, 아름다움, 생명의 움트는 신비로움, 여유, 쉼 등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순환의 보이지 않는 가치가 그 어떤 학문보다도 전에 있습니다.

우선 계절의 순환이 있듯, 먹을거리의 순환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교우들의 순환이 참으로 중요한데 놀라운 것은 이것이 끊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아~ 물론 여러 생산물을 구하는 마트와는 연결이 되어 있지요. 그러나 거기에는 그야말로 상품만 있는 것이지요. 자본의 논리로만 묶여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습니다. 이제 글을 맺으면서 신명기 기자의 한 문장을 기록해 봅니다.

“너희가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