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18일 감신대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입니다.
이사회 전체의 의견이 아닐 수 있습니다.-편집자 주)
 

18일(토) 오후 1시 광화문의 코리아나 호텔에서 감리교신학대학 이사회가 긴급하게 소집됐다. 최근 감신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수평의회 소속 교수들과 이사장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사들이 교수평의회의 조경철 교수를 불러 한시간 넘게 입장을 들었다고 한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조경철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소통의 부재랄까? 별것 아닌 것 가지고 갈등으로 비화되었다고 느꼈다”며 알려진 것처럼 사안이 심각한 게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이사는 감신대 갈등의 근저에 차기 총장선거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회의와 평의회 교수로 나뉜 갈등구조 속에서 벌어진 싸움이 이사회로 불똥이 튀었다는 것.

감신대에서 오랫동안 봉직했던 모 교수보다 지난해 갓 임용된 L교수가 더 높은 호봉을 받게 했다는 소위 ‘이사장의 인사비리’에 대해도 “모 교수는 2006년규정을 적용한 것이었고, L교수는 2009년에 개정된 규정을 적용하다 보니 생긴 언발란스일 뿐”이라며 “형평성의 문제는 조정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조정의지를 피력했다.

또, 감신대에서 적용하는 규정은 타 학교의 규정과 다른 점이 있으므로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충구 교수가 L교수의 전공을 문제 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 이사는 “윤리학에도 여러 분야가 있는 것 아니냐”며 기초윤리를 가르치는 교양윤리개설과 L교수의 윤리학 교수 임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법인사무처를 점거하여 발견한 녹음기와 문서를 토대로 이사장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 행위 자체가 범법행위에 기인한건데 이사장은 도덕적 문제가 제기되고 말것이지만 반면 평의회 교수들과 학생들은 형사적 책임이 따를 수도 있는 걸 왜 모르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당초 이 이사회에서 이사4인과 평의회 교수 4인이 공동으로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조사활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으나 교수들이 대책위 구성에 반대하여 이사회는 ‘김영헌, 임준택, 김인환, 김◯◯ 이사’ 등 4인의 ‘대화위원’를 선정했다고 한다.

이 4인 이사들로 꾸려진 대화팀은 감신대 문제가 법정싸움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고, 평의회 교수들과 대화에 나서서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며, 평의회 교수들이 원하는 대로 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해 올 경우 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한편, 감신대에는 ‘냉천동을 아픈 눈으로 바라보는 동문들 일동’이 지난 4월 16일자로 작성한 “무엇을 위해 싸우는 지 진실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에는 오늘 기자가 통화한 한 이사의 현 감신대를 바라보는 시각과 매우 흡사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