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안 기도문을 읽고-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만든 물건들을 내 손이 존중하게 하시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내 귀를 예민하게 하소서.

당신이 내 부족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나 또한 알게 하시고
당신이 모든 나뭇잎,  모든 돌  틈에 감추어 둔 교훈들을
나 또한 배우게 하소서.

내 형제들보다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 아니라
가장 큰 적인 내 자신과 싸울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소서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 똑 바른 눈으로
엔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서 저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 때
내 혼이 부끄럼없이
당신에게  갈 수 있게 하소서."
 
       -노란 종달새

미국 인디언 들,
그들을 나처럼 엉덩이에 몽골리안 푸른 반점이 있다고 한다. 
누가 알겠는가? 수만년 전에 헤어졌던 내 조상들의 가족들었는지를.
그런 탓일까? 여행중에 인디언 보호구역에 들릴 때마다
마치 고향에나 온 것 같은 포근함을 느낀곤 한다. 그들의 장례문화, 장례음악도
우리 문화와 너무 유사하다. 얼굴, 체형, 감정, 정서도 비슷하다.
 
무엇보다 인디언들의 詩들은 내 온 영혼을 가난한 마음으로
전률케 한다.
피는 못 속인다. 내 속에 인디언들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징표일 것이다.

미국 인디언 들은 십자가를 앞세운 백인들의 총칼에 의해 수천만이
목숨을 잃었다. 북남미 총 1억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한다.
이제 남아있는 인구가  겨우 150만 정도, 그들 중 대부분이 인디언 보호구역내에서
가난과 싸우며 알콜중독, 마약중독 환자들로 목숨을 연명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내가 모르면 몰랐지, 인류 역사상 미국 인디언들 보다 비극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족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서구인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고난을 많이 겪은 민족으로 유태인들을 꼽는다.
그들은 2 천 년간 나라를 잃고 세계 각지를 떠도는 방랑객 생활을 하며
온갖 인종차별, 박해와 학대를 받아 온 불행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
2차 대전 당시에는  독일 나치 정부의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600만이 넘은
유태인들이 처형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연합군들의 전비 일부를 담당하고
이천년 전에 잃어버린 국토를 다시 되찾을 만큼 약삭빠르고 끈질긴 민족이다.

사방이 아랍국들에 둘어싸여 항상 세계 화약고 위기에 놓여 있으면서도
독자적 핵무기 보유국으로 너끈히 버티어 나가고 있다.
 
미국 인디언들은 이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적어도 이만년 이상을
살아 온 땅을 백인 침략자들에게 송두리째 빼앗기고,
그것도 모자라 현재 멸종 위기에 까지 처해있다.

어찌 그뿐인가?
인디언이라는 이름도 그들의 고유한 이름이 아니다. 침략의 선봉장 콜럼버스가
동인도로 착각을 하고 개이름을 지어주 듯 자기 멋대로 붙여 준 모욕적인 이름이다.
돌고래들, 북극 백곰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며 세계 여론이 야단 법석을 떨며
보호하고 있다. 이들 보다  못한 관심과 대우를 받고 있는 민족이 바로
미국 인디언들(?)일 것이다. 
 
미 대륙은 백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결코 그들을 위해 神이 준비해 둔
신천지 대륙이 아니었다. 15세기 까지  문명의 불모지, 잠자는 땅도 아니었다.
엄연히 대륙의 주인인 원주민들이 2만 년 이상을 아들 딸을 낳아 기르며
평화롭게 살아 온 그야말로 지상 낙원의 대륙이었다.

아직도 일부 백인들은 주장하고 있다. 야만족 인디언 들에게는
서구식 교육, 정치체제, 경제사회체제, 총과 대포로 무장한 군대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고 주장하고, 또 기독교 근본주의 자들은 미대륙은
하나님을 모르는 미개한 원주민들에게 복음전도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땅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찌 말이나 될 법 한 터무니 없는 넋두리인가? 
수 천만의 우주보다 귀한 하나님의 자녀들을 살해하며 복음을 전도하고
인도적 도움을 주겠다는 서구인들의 억지가….

사실은 개척 초기 백인들에게 경작법을 가르쳐 주고 미 대륙생활에
필요한 도움과 자비를 베푼 사람들은 원주민들이었다. 그 댓가로 서구인들이
인디언 들에게 선사한 것이라곤 고작 살생을 위한 총기 그리고
술, 홍역 병균으로 감염된 담요, 마약.. 등이었다.

서구 기독교인들이 이상향으로 그리워하고 있는 낙원은
죄값으로 잃어버렸다는 에덴동산이다. 성경 창세기에 묘사된
에덴동산의 모습은 인간과 동물, 자연이 벌거벗은 모습으로 하나가 되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사는 사랑 공동체였다.

“내 앞의 모든 것이 아름답다/내 뒤의 모든 것이 아름답다/
내 아래의 모든 것이 아름답고/내 둘레의 모든 것이 아름답다. “는
노래를 부르며

“대지는 우리의 어머니, 그 어머니를 잘 보살펴 나무와 동물과 새들을
존중하라. 모든 생명은 신성한 것, 모든 존재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라,
대지로부터 꼭 필요한 것만 취하고  이상은 그대로 남겨 두어라.
모든 이에게 선을 행하라, 하지만 모든 사람들 속에서 선한 것만 보아라”하며
살았던 인디안 들의 삶이 바로 에덴동산의 삶이 아니었을까. 
 
여기 미국의 대표적인 시인 롱펠로와  휘트만의 詩를 읽어 보자.

“세상의 넓은 싸움터에서/  인생의 이 야영장에서,
쫓기는 짐승처럼 벙어리 되지 말고,/투쟁하여 영웅이 되라."

 -롱펠로 "인생  찬가"에서

 "자, 나는 확고한 대륙을 만들리라.
지금껏 햇볕을 쏘여 본 인종 중에서 가장 훌륭한
인종을 만들리라./자석모양 당기는 신성한 국토를 만들리라
…………
두 팔로 서로의 목을 껴안아/떨어지지 않는 도시를 만들리라
동지의 사랑으로/늠늠한 동지의 사랑으로 …….

-휘트만 "아! 민주주의 그대를 위해서" 에서

 에필로그

야훼 하나님이시여!  우주의 하나님이시여!  나의 하나님이여! 
단지 당신의 이름 야훼를 불러주는 이유만으로 미국 詩人들의  詩들만
읽지 마시고 저 아름다운 인디안들의 詩도 읽어 보소서. 
 
비록 성경에 나오는 창조론은 읽어 본 적이 없는 인디언 들이지만,
당신이 손수 당신의 혼으로, 손으로, 땀으로, 숨결로 만드신 후,
“참, 아름답다! 참, 아름답다! 참 아름답다! “는 감탄사를 연발하셨던
당신의 이 아름다운 우주를 그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감사해 하고,
사랑하고,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굽어 살펴주소서.
 
그리고 비록 야훼, 당신의 이름은 부를 줄 모르지만
그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그리워 하고 있는지도 굽어 살펴주소서. 
 
또,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똑 바른 눈으로
엔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서 저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 때
내 혼이 부끄럼없이 당신에게  갈 수 있게 하소서.” 하고
기도 하고 있는 당신을 향한 내 친척들의 진심을 굽어살펴 주소서

그래서,
저 애통하고 있는 인디언들에게 당신의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 주옵소서!  아멘

버지니아 숲 속에서

박평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