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사회 |
|
[중국을 가다] 다시 신장땅을 밟다(2)서안에서 우루무치로 |
|
|
|
입력 : 2005년 07월 06일 (수) 00:00:00 [조회수 : 2930] |
|
(3)
4월26일(토)
멀고도 먼길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나는 상해에 있다. 전날 우리나라 임시정부가 있던 곳이기도 하지만 그런 역사는 잊혀지기 쉬운 법. 지금 난 베이징에서부터 나의 헌신을 방해하는 사탄과 영적으로 싸우면서 이 곳까지 내려와야 했다. 언제나 그렇듯 마귀는 나를 누르려고 하고 사탄은 계속 헌신하고 희생하려는 길을 방해하려 한다.
인천에서 배를 탔을 때 난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몰랐다. 천진(天津)에서 곧바로 북경으로 향했고 하루는 시내 중심에 머물렀지만 그 곳에서 배척당했다. 그리고 찾아온 민박집. 난 여기서 여러 사람을 살리려고 했고 그 가운데 듣는(?) 자가 있는 듯 했으나 완악한 심령을 모두깨기란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북경은 나에게 쉽사리 우루무치행을 허락지 않는다. 마음에 상처를 받고서 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길도 모색했다. 그래서 택한 곳이 상해였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꺾여진 예봉을 곧추 세우고 저 북방산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갈 것이다.
내일은 주의 날, 부활절의 감격도 잠시 왜 나는 지금 여기에 와 있는가?
4월27일(주일)
오전엔 가까운 감리교 선교사가 세운 목은당(木恩堂)이란 교회에서 기도했다. 사스 때문에 공개적 집회는 중단되고 있었고 안타깝지만 발을 돌렸다. 혹시나 기대를 하고 국제 예배당엘 가보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중국 내 어떤 교회들도 사스를 능가해서 아니 하나님을 믿고 과감히(!) 예배하는 곳은 없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끼는 한인들만이 주일에 어떤 위협 속에서도 기도하고 예배했다.
허탈한 심정으로 오후엔 화이하이루라는 번화가를 돌다가 난징동로의 한 태국식당에서 모처럼 만에 포식을 했다. 똠얌꿍(새우가 들어간 태국음식)에다 밥 두 그릇을 해치웠다. 속이 든든하니 더욱 감사했다. 아마도 전 여정을 통틀어 가장 잘 먹은 식사로 기억될 것이다. 내일은 이 곳을 떠나야 한다.
서안이다. 왜 서안일까?
4월28일(월)
서안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다.
4월29일(화)
서안에 도착한 나는 인민공루(人民公樓)라는 원래의 예정 숙박지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준비한 여행지[중국을 가다]가 많은 자료를 제공해 주었는데 내용 중에 더러는 꼭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사스 탓에 하루120위안(25,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곳인데 40위안(6000원)으로 이틀을 지낼 수 있었다. 아침 일찍 도착한 탓에 여장을 풀고 이틀 안에 이 장안을 밟을 생각으로 서둘러서 다녔다.
동서남북으로 서울의 4대문처럼 둘러친 당나라 천년의 고도이자 실크로드의 중심점에 자리잡고 있는 곳이 서안이다. 의도적으로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주께서 나의 여정을 실크로드의 옛길을 따라 이동하게 하셨다.
종루에서 동서남북을 바라 본 뒤 남문인 명덕문(明德門)에서 시작하여 주작문(朱雀門)을 지나 자가십자로(家十字)를지나 서문인 안정문(安定門)에 도착했다. 나는 이슬람 거리로 가고 싶어서 여러 곳을 헤메다가 다마시찌에(大麥市街)로 접어들었다. 그곳에서 나는 예비된 청년 두 사람 곧 쭈웨이와 마레이라는 남매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나를 영접해 주었고 거위 알과 녹차를 대접했다. 나는 그들에게 마태복음5,7의 말씀을 전하려고 노력했지만 나의 한어 실력이 그에 미치지 못했고 중국어 성경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거기서 나와 나는 이슬람 모스크를 지나 골동품 가게에 이르러 쑨쑤에(孫雪)란 여자 상인과 대화했다. 그녀는 나에게 다기(茶器)를 팔고 싶어했지만 내 사정이 허락지 않았고 곧 다른 가게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녹차용 다기를 사게 살 수 있었다.
지나던 가게 안에서 보았던 문구가 남아 한 번 적어 보았다.
"사랑이란 행복한 것이다(愛是幸福)
사랑은 힘이다(愛是力量)
사랑은 화려한 빛이다(愛是華麗色彩)"
하나님의 사랑은 나를 중국으로 가게 했고 이 곳에서 주님의 사랑은 나를 기쁘게 하며 서안뿐 아니라 모든 중국인들은 나의 인생을 빛나게 해 줄 아름답고 위대한 색깔들이다.
4월30일(수)
아침에 말씀을 묵상했다.
어제 못 다 도달한 동문과 북문에 이르려면 서둘러야 했다. 그래서 자전거를 빌리려고 했더니 중국화 300위안을 맡기라고 했다. 오래된 자전거인데 너무 한다 싶어 그냥 버스로 나왔다. 하루 종일 걸었고 동문 과 북문을 지나 하앗트 호텔이 위치한 동대가(東大街)에 저녁녘에 도달했다. 그 옆에 위치한 중국식 국수집에서 저녁을 먹고 인력거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인력거 아저씨가 너무 수고하였기에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더니 참 고마워했다. 그 외에도 돌아볼 곳이 많은 서안이지만 내일 우루무치로 가야하기에 기대반 두려움반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5월1일(목)
나는 여행 기간 내내 왜? 라고 묻지 않고 싶었다. 그러나 서안에서 또 일이 벌어졌다. 공항으로 가는 버스 요금 때문이었다. 센양까지 소요시간도 1시간이 넘는데 6위안이면 갈 수있다고 데스크 직원이 알려 줬다. 하지만 리무진 버스가 30위안이었고 택시는 훨씬 비쌌다. 이와중에 난 다기를 탔던 버스에 내려 놓고 말았고 화가 치밀어 어쩔 줄 몰라 했다. 물론 그 다기를 공항터미널에서 찾았고 여행 후반부 내내 가지고 다니며 즐겼다. 그래서 서안은 더욱 감사가 넘치고 양반도시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우루무치는 완전 딴 판이었고 또 나는 왜 내가 우루무치로 와야 했나를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으나마나 모든 것이 주의 손에 달려 있었고 오후 4시30분에 나는 상해에서 이미 예약한 비행기를 타고 위그루인들의 땅으로 두 번째 가고 있다. 국내선 항공기는 기체가 많이 흔들렸고 난 지상에선 편안했지만 지금 우루무치로 가는 기내에선 거의 구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둔황에서 1시간 정도 쉬고 나서 비행기는 저녁 9시경 우루무치 국제터미날에 도착했다. 사스 때문에 레이저로 머리쪽을 검사했고 난 밖으로 나와 연락을 했지만 아무도 받아 주질 않았다. 역시 상해에서 성령께서 이르신대로 출발부터 난항이었다. 택시를 주워타고 예정했던 호텔로 갔으나 군관계자 회의로 외부인을 받을 수 없고 또 다인방(여러사람이 자는 방)은 있지도 않고 또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택시비는 올라가고 기사의 친구까지 나와서 숙소를 찾았지만 어디에도 상해나 서안같은 저렴한 여행자 숙소는 없었다. 전체 경비가 불과 300불밖에 남겨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난 어디서 머리둘 곳을 찾아야 하나? 결국 비상연락망을 가동했다. 선전에 있는 왕소장과 연락이 되었지만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각, 어디서 어떻게 잘 것인가가 문제였다.
내일까지는 기다려야 했다. 기지를 발휘했다. 한국에 있을 때 더러 잠자리가 없으면 이용했던 24시 대중사우나와 같은 곳을 찾았다. 택시 기사에게 고맙다고 하고 우선 사우나 직원에게 무거운짐을 맡겼다. 그다지 깨끗하진 않았지만 그 곳에서 어렵게 하루를 지냈다.
5월2일(금)
잠을 편히 잘 수도 없었던 탓에 늦게 깨어 신장 사범대학을 찾았다. 사무엘이란 대학관계자를 만나 상담했지만 숙소는 학생으로 등록될 때까지 기숙사는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규정이었다. 밖으로 나와 다시 선전의 제선생과 통화가 되었다. 거기서 주님은 나에게 한 사역자의 집을 알려 주셨다. 그리로 가기 전 한 식당에서 동하오라는 고등중학생(실은고3)을 만났는데 자기 학교로 까지 가서 거기서 많은 학생들과 담임교사도 만났다. 중국어를 잘 하지 못해 고맙다는 말만 하고 나왔지만 내 가슴 속엔 그들의 눈빛이 아직도 남아있다. 최선생은 신장농대를 기반으로 꽃과 복음의 사역을 맡은 인터콥의 멤버였다. 난 한 호텔을 지정해 그와 만났고 그 길로 농업대로 들어가 감옥아닌 감옥생활을 해야 했다. 그 밤에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고 난 이 먼 이국에서도 거할 곳을 예비해 주신 하나님을 찬양했다.
5월3일(토)
최선생이 제안해서 우린 농구를 했다. 사스 때문에 밖으론 나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지금 난 학교 당국의
허락도 받지 않고 농대에 들어온 사람이기에 멀리 갈 수가 없었다. 오후엔 권선생이 나를 찾아와 주었다. <중국을 주께로
designtimesp=29044 designtimesp=15268> 편집을 오랫동안 맡았었는데 지금은 안식년 겸 중국 사역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선생이 관련된 농장과 꽃가게도 들렀는데 이 곳에서 월급도 받고 일하면서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 저녁엔 삼계탕으로 포식(?)을 했다. 사실 음식은 적응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만약 내가 태국에서 사역하지 않았더라면 중국에선 음식을 먹지 못했으리라. 하지만 주께서 한인사역자의 가정에서 한국식으로 먹게 하셨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5월4일(일,주일)
아침 세 형제가 교회(?)로 왔다. 이렇게 중국은 공산당이 허락한 양회(兩會;중국기독교협회와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회)외엔 가정교회 형태를 취한다. 더구나 우루무치와 같은 회교지역에선 더욱 더 기독교 선교가 어렵다. 싸타르 짠이란 청년을 포함한 5명이 예배를 드렸다. 최선생이 위그루어로 복음을 전했는데 한어(漢語)로 써서 위그루말로 번역하듯 말씀을 전했다. 나에겐 찬양과 간증의 기회가 주어졌고 난 찬송가 40장을 영어와 태국어로 부른 뒤 한국어로 마무리했다. 중국어나 위그루어로 했다면 더욱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사스가 창궐한 중국 땅에 왜 들어왔는지가 궁금했겠지만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저녁엔 한인사역자들과 교제를 나눴고 나의 사역 시점에 대해 얘기가 있었다. 난 우루무치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확실히 알고 싶어 이 곳에 다시 온 것인데 아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느꼈다. 밭은 희어져 추수할 때가 되었지만 일꾼이 없다고 탄식하시는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5월5일(월)
환전할 일이 밖으로 나왔다. 마치고 홍산 공원 근처에서 잠시 내려 간식을 먹고 있는데 최선생에게 급하게 전화가 왔다. 심부름하는 사람이 기차표를 오늘 날짜로 끊어서 지금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구나. 우루무치에선 처음부터 떠날 때까지 해프닝의 연속이었다. 결국 난 모든 꿈을 접고 다시 서안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북경에 있을 때 김집사는 왜 야만인 같은 신장땅으로 갈려고 하느냐 했는데 주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어떻게 왔을까 생각하며 다음을 기약하면서 난 우루무치역으로 달렸다. 그리고 기도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라"
는 이사야53장의 말씀을 되새기며 저녁 8시50분 정각에 기차는 우루무치를 빠져나가 투루판으로 향하고 있었다.
밤 10시 45분 기차가 투루판에 머물렀다 떠나고 있다.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49 |
 |
|
|
|
|
|
|
|
| 서안은 당나라의 수도였고 수 천년의 고도로서 진시황과 양귀비의 사랑이야기등 가 볼 곳이 많은 곳이다. <서안의 드럼 타워,鼓樓> |
|
|
|
|
|
|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테라코타로 만들어진 군대 모형의 인형들,세계문화유산으로 중국은 이 유산 발굴 후 엄청난 관광 수입을 얻고 있다.<진시황의 병마용유적> |
|
|
|
|
|
| 위구르 족은 회교를 신봉하므로 여자들은 부브카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다. 성전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예배드린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