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에는 뉴욕에서, 이번 주간에는 베트남에서 우리와 뜻을 함께 펼쳐온, 그리고 앞으로 함께 펼칠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사람과의 만남과 연대’를 통해 우리의 활동을 확산시키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속한 사회를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할 수 있는 그런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참 많이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어느 한 사람도 소홀히 대할 수 없게 됩니다. 외양으로 보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같이 보여도, 만남을 축적하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은 우리와 함께 길을 걷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럴 때에 느끼는 전율은 참 경이롭습니다.

우리는 그런 경이로움을 나비기금 활동을 시작하면서 더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3년 전에 정대협은 전쟁을 반대하며, 그 전쟁에서 고통 받고 있는 전시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며 전시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해 나비기금을 출범시켰습니다. 그 나비기금을 통해 그 동안 콩고의 전시성폭력 피해자와 성폭력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지원하며,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들을 지원해 왔습니다. 베트남에서 있었던 전쟁에서 한국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와 성폭력으로 태어난 자녀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진행해 왔습니다.

우리의 이런 나비기금 활동이 알려지면서, 콩고의 여성단체와 피해자들에게서 지원을 요청하는 메일들이 오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도 그동안 침묵되었던 전시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며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정하라고 요구할 권리와 사죄와 배상의 권리가 있다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나비기금 지원 대상자가 많아지고, 지역이 확산될수록 우리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해야 할 일들도 많아지지만, 우리의 활동이 다른 지역에도 나비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우리를 더 뜨겁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나비기금 모금을 아주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희망을 기대하고 있는 전시성폭력 피해자들, 우리가 해야 할 책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그동안도 이 좋은 일에 함께 해 주셨듯이, 앞으로도 더 뜨거운 마음을 담아 보내주시면 얼마나 좋을지요... *** 나비기금 모금계좌는 국민은행 069137-04-010752 정대협(나비기금)입니다.  

정대협 상임대표 윤미향 올림.

3월 16일(월요일)

1. 2월 초, 정대협은 베트남 빈딘성 인민위원회로부터 한국군성폭력 피해 26명의 명단을 받았습니다. 메일을 통해 피해 상황을 공유하던 끝에 인민위원회 허가를 맡아 오늘 아침, 저(윤미향 대표)와 나비기금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안선미 팀장이 함께 베트남 빈딘성으로 출발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8;40 비행기를 타고 4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베트남 호치민 공항에 내렸습니다. 베트남현지시간으로 11:40이었습니다. 서울과 두 시간 차이가 납니다. 기온은 32도라고 합니다. 가방 가득 한국군 성폭력 피해여성들에게 드릴 선물을 담았던 터라 가방의 무게도 엄청났습니다.

호치민 공항에 도착하니 베트남공정여행을 모범적으로 개척하고 이끌어가고 있는 사회적기업 아맙의 구수정 씨와 베트남 평화활동가 응언 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다시 그 곳에서 빈딘성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한 시간 여 비행 끝에 푸캇공항에 내렸습니다. 전쟁당시 이 공항은 미군이 사용하던 곳이었고, 이 일대는 한국군 맹호1연대가 주둔한 곳이었습니다. 푸캇 학살도 있었던 지역입니다. 호텔로 이동하는 내내 차창 밖으로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 들판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는 논의 벼들, 그 사이에서 고운 자태 드러내고 있는 황새들도 보입니다.

한국군에 의해 강간당하고, 아이를 낳고, 적군의 자식이라, 적군의 여자라는 불명예를 홀로 안고,숨죽이며 살아왔던 그 사람들에게 우리의 책임, 우리의 연대를 전하려 합니다. 정대협이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평화의 이름으로 날려 보낸 나비기금을 통해 고통의 역사를 깨워 정의를 바로 세우는 작은 날갯짓을 해보려 합니다. 이 날갯짓에 많은 나비효과들이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하며.... 내일부터 빈딘성에서 새롭게 한국군 성폭력 피해자라고 확인된 피해자들을 만나고, 빈딘성 인민위원회와 여성동맹과 함께 향후 연대와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 회의도 하는 일정을 갖습니다.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호텔에 투숙합니다.

2. 연남동 쉼터 [평화의 우리집] 연못정리를 하였습니다. [평화의 우리 집] 정원에는 물고기들이 노니는 연못이 있습니다. 추운 11월이 되면 어항에 들어갔다가 3월이 되면 다시 연못으로 나오는데 올해는 연못주위와 연못 안의 칠하기, 그리고 물 빠지는 곳 호스 등이 낡아 교체작업을 하였습니다.아주 깨끗해져서 이번 주에는 고기들이 어항에서 나와 연못으로 돌아옵니다.

3월 17일(화요일)

1. 베트남 빈딘성 인민위원회와 나비기금이 만났습니다. 연대는 희망입니다. 평화입니다. 2012년 세게여성의날,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의 뜻을 안고 전시여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태어난 나비기금이 날갯짓을 계속하기 위해 다시 찾은 베트남. 오늘 먼저 빈딘성 인민위원회와 여성연맹을 함께 만나 다시 나비기금을 소개하고 지원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베트남 당국의 협력과 허가를 받는 절차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앞으로 조사와 지원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회의를 마치며, 나비 빼지를 달아드리고, 선물도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비기금 리플렛을 들고 포즈를 취해 주셨습니다.

2. 한국군증오탑과 마주했습니다. “1966년 1월 9일, 남조선병사들에 의해 37명의 무고한 동포들이 학살을 당한 곳입니다. 이곳을 2002년 8월 25일 역사유적지로 지정했습니다.” 빈딘성 인민위원회와의 만남 후 두 분의 한국군 성폭력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뵈러 가는 길에 마을에서 그렇게 기록되어 있는 한국군 증오탑을 마주했습니다. 증오탑 앞에서 잠시나마 향을 피워 사죄의 마음을 전해봅니다.

3. 안년현 한국군 성폭력피해 생존자 응웬 티 바이(Nguyễn Thị Bảy) 할머니와 레티 히 에우 Lê Thị Hiếu) 할머니를 만나 뵈었습니다.

응웬 티 바이 할머니는 16,7세에 마을에 쳐들어온 한국군인들 3명에게 윤간피해를 입었습니다. 한국군인들은 "VC VC" 베트콩이지! 베트콩이지! 하며 소리를 질렀고, 나이든 여자들은 모두 방공호 밖으로 나가게 하고, 홀로 남은 응웬티바이 할머니를 3명의 군인들이 윤간했다 합니다. 남편에게도 자식들에게도 마을 사람 누구에게라도 밝힐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살아온 할머니는 그 끔찍한 순간을 설명할 때면 어느새 목소리가 한껏 낮아지고 맙니다. 전후 처음 만난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와준 것만으로 위로가 되지만 여전히 한국남자가 너무 무섭습니다.

레티 히 에우 할머니는 우리와 눈도 마주치지 못합니다. 눈동자도 흔들리십니다. 우리가 여자였지만 한국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할머니는 우리를 무섭다 합니다. 어디로 나를 잡아 갈 것이냐며 “아이고 무서워 아이고 무서워”라고 계속 말하십니다. 다행히 할머니와 헤어지기 전에 인사를 하는 것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할머니 손을 잡고 마음을 전하는데, 눈물이 왜 나는지.... 한국 사람이어서 너무나 부끄럽고 가슴 무겁고, 어깨에 느껴지는 책임감의 무게가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묵직합니다. 한국에 돌아가 할머니를 더 많이 지원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말에도 나를 속이는 게 아니냐고 되묻던 할머니, 손잡고 인사하고 싶다는 말에 “괜찮아, 이리와” 하며 손을 잡아주십니다.

앞으로 한국군이 주둔했던 지역들에 대한 피해자 조사확인이 더 확대되면, 우리의 지원금이 부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약속과 우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나비기금 모금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4. 손영미 쉼터 소장과 생존자복지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류지형 간사가 경기 지역에 계신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을 뵙고 왔습니다. 병원 중환자실에 계시는 최금선 할머니는 얼마 전에 폐렴에 걸리셨는데 지금은 살짝 호전되었지만 그래도 하루에 몇 번씩 가래를 빼내야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신답니다. 토도 하시고 열도 올랐다 합니다. 오전 오후 30분씩만 면회가 가능해 이때 따님이랑 간병인 아주머니랑 뵈면서 가래도 빼고 세수도 시켜드리고 로션도 발라드리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정성스러운 간호를 받아서인지 할머니 피부도 곱고 예쁘셨습니다. 그래서"할머니 예뻐요!" 하니 알아들으시고 "예뻐?" 하십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조금씩 알아들으시고 대답도 해주시려고 하지만 숨차고 힘이 드셔서 가끔씩만 작은 목소리로 대답해주십니다.태극기 노래를 부르니 듣고 계시다가 비록 인공호흡기 안에서지만 또박또박 입모양으로 나머지 구절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따님과 우리 정대협 실무자들을 한참씩 쳐다보셨습니다. 할머니 얼른 폐렴도 나으시고 건강하세요.

5. 김연희 할머니도 병원에 계십니다. 병실에 들어서니 할머니는 주무시고 계셨고 동생께서 함께 계셨습니다.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계셔서 왜 그런지 여쭤보니 손이 굽은 채로 펴지지가 않아 닿아 있는 부분이 짓물렀다고 합니다. 동생분과 할머니 예전 젊으실 적 이야기를 잠시 하고 있는데 눈을 번쩍 뜨셨지만 사람을 알아보지는 못하십니다. 그래도 할머니를 부르면 눈을 떠서 보시고 빗으로 머리를 빗겨드리면 시원하다 좋아하신다 합니다. 그래서 머리를 예쁘게 빗겨드리고 편안히 주무시는 모습을 보며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6. 요양병원에 계신 이귀녀 할머니는 배시시 웃으시는 모습이 참 고우신 분입니다.

저희가 들어가니 목욕을 하시려고 막 준비하시던 참이었습니다.인사드리니 감사합니다 하며 무척 반겨주시고 손도 힘 있게 잡아주셨습니다. 얼굴이 전보다 살이 오르고 좋아지셨습니다. 말씀도 잘 듣고 잘하시고요. 목욕을 하셔야 해서 짧게 인사드리고 나오는데 무척 아쉬운 듯 손을 더 강하게 잡으셨습니다. 저희도 너무너무 아쉬웠습니다. 다음에는 더 길게 뵙고 함께 산책도 하고 할머니 좋아하시는 식당에서 식사도 하기로 약속드리고 아쉬운 발걸음으로 돌아왔습니다.

7. 수원 안점순 할머니 댁 가는 길. 할머니께서 마중을 나오셨는데 허리가 아프셔서 보행차를 밀고 오셨습니다. 오는데 고생했다고 하시며 커피와 맛있는 한과를 내주셨습니다. 오랜 친구처럼 도란도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할머니 건강 어떠하냐고 여쭤보니 허리 외에 팔도 아파 파스 붙이고 계신다 합니다. 그리고 다른 어려운 점 없으시느냐고 여쭤보니 "뭐 다 신경써주니 그런 거 없고 밥 먹고 건강하면 되지." 하십니다. 참 다행입니다. 특히 머리숱이 많아져서 깜짝 놀랐는데 티가 나게 머리카락이 많이 난 비결은 바로 검은깨랍니다! 검은깨를 갈아놓고 수시로 드신다고 하시네요. 저녁 먹고 가라며 많이 아쉬워하시며 차까지 배웅도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 뵈면 좋겠습니다.

3월 18일(수요일)

1. 언니네텃밭 영광공동체에서 직접 만든 두부, 유정란, 엇갈이배추, 대파, 마늘, 쑥갓, 강낭콩, 돼지감자뻥튀기를 쉼터에 보내주었습니다. 엇갈이배추로 겉절이를 하여 할머니들께서 맛있게 드셨습니다.

2. 1170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평화나비 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울산 화봉고 2학년 학생 212명, 서울성가소비녀회와 전교가르멜수녀회 수녀님들, 그리고 사회적기업<마리몬드>와 극단<고래>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셨습니다. 오늘 수요시위는 평화나비 네트워크(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대학생 프로젝트 동아리 네트워크) 대학생들이 준비한 율동<날개>로 힘차게 시작했습니다. 멀리 울산에서 참가한 화봉고등학교 학생들은 열심히 연습한 노래공연과 플랭카드를 선보이며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께 응원의 메세지를 전했습니다.

김샘 평화나비 네트워크 대표는 "‘지난날 역사의 피해자에서 여성인권 운동가가 되신 할머니들은 이제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이자 역사를 바로 세우는 지표가 되었다. 더 이상 대한민국의 정의와 평화가 위협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우리는 제대로 역사를 인식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며 인사말을 했습니다.

김선실 정대협 공동대표는 "지금 윤미향 상임대표는 나비기금 활동을 위해 베트남에 가있다. 그 곳에서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들을 만나 나비기금 활동을 알리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지난 주에는 뉴욕에서 열린 유엔 토론회에 참석해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하고 돌아왔다. 참석자들은 역사왜곡을 일삼는 일본 정부에 맞서 국제 사회가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 전쟁범죄 가해자에 대해서는 예외 없는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이번 주에 열린 7차 한일 국장급 협의는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 우리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게다가 어제는 일본의 보수적 역사학자들 19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 교과서의 일본군’위안부’ 기술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처럼 일본 우익들은 끊임 없이 미국 내 로비활동을 하며 역사왜곡과 망언을 일삼고 있다. 이럴수록 우리는 더욱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주시해야 한다. 오늘 참가한 학생들을 보니 힘이 난다. 여러분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오늘 첫 발을 내딛었다.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끝까지 함께 싸워주리라 믿는다.”’며 경과보고를 마쳤습니다.

사회를 맡은 박은혜 신촌 평화나비네트워크 팀장은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우리 역사를 기억하는 이 자리에 많은 학생들이 참가한 것을 보면 우리사회의 희망은 아직 살아있다."고 응원했습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수요시위 성명서에서 "지난 3월 16일 서울에서는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7차 한•일 국장급 협의가 개최되었다. 지난 1월 19일 이후 2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협의는 한마디로 실망스러운 협의였다. 일본 정부는 변함없이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일본군‘위안부’ 문제도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였다. 한국 정부는 과거사 핵심 의제인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였지만, 어떠한 구체적인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매번 각국의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접점을 찾지 못하는 협의는 의미가 없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한일협정 50주년인 올해에는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일본 정부에 피력해 실질적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이 '반드시 풀어야 할 역사적 과제이자, 한일관계 개선의 첫걸음'이라고 거듭 강조해온 만큼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적극적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자유발언으로 이은주 극단<고래>배우는 "우선 할머니들께 감사드린다. 우리 청년들이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역사를 잊지 않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할 것이며, 꼭 진정한 봄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응원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전영인 울산 화봉고 2학년 1반 학생은 "할머니들께 희망과 용기를 전하기 위해 화봉고 일본군’위안부’ 후원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왔다. 우리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기 때문에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굳건히 함께 하겠다. 힘을 내세요. 할머니!”라며 당차게 발언했습니다. 함혜진, 이태희 서울여대 새내기(평화나비 네트워크)는 "평화나비콘서트 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있다.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이 작은 목소리가 모여 큰 목소리를 내서 할머니들께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4월 4일 신촌 연세로, 3월 31일 제주도, 4월 11일 부산, 5월23일 춘천에서 평화나비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다음 주 3월 25일 수요일에는 평화나비콘서트 서포터즈가 전국 동시다발 캠퍼스 수요시위를 진행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며 연대를 요청했습니다.

오늘 참가한 많은 학생들의 눈빛에서 우리의 의지와 연대가 얼마나 굳건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과거의 문제가 아닌,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은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는 진행형의 과제입니다. 매주 수요일 정오,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변함없이 진행되는 수요시위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합니다. 그럼 3월 25일 1171차 수요시위에서 뵙겠습니다!!

3. 해남나비 회원들이 공점염 할머니를 찾아뵈었습니다. 그리고 방문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뭘 가져가면 맛나게 드실까 고민했으나 딱히 마땅한 것이 없어 생협서 바나나 사들고 갔어요. 집중관리 병실에 누워 계신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자 반색하시며 오랜만에 본다고 반겨 주시네요. 뇌경색 때매 혹 못 알아보시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바로 알아보셔서 다행이었지요. 오른쪽 팔과 다리를 못 움직이셔요. 손발을 조금 주물러 드리니 아프다 하시구요. 감각조차 잃으신건 아닌거 같아요.여기저기 많이 아프다 하시고 무엇보다 잘 못삼키셔서 걱정이어요. 할머니를 지탱하던 왕성한 식욕이 빨리 돌아와야 할텐데...할머니께서 하루 빨리 원기회복하시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기원해야겠어요.”

4. 오늘은 베트남 빈딘성에서 여섯 분의 한국군 성폭력 생존자를 만나 뵈었습니다. 여섯 분 중에 자매가 함께 강간당한 팀이 두 팀이었습니다. 한결같이 "한국 사람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무서워요" 라고 말하십니다. 전쟁이 끝나고, 한국 사람은 우리가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라고 하면서, 만약 한국 남자가 온다고 했다면 만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정대협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올렸습니다.) 피해자들을 만나며, 나비기금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일본군'위안부'할머니들의 나비기금에 실린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25년 동안 싸우고 있는 이야기도 전해드립니다. 우리의 만남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가 한국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것에 안심을 하신 할머니는 비로소 한국여자인 저와 함께 사진을 찍어 주십니다.

3월 19일(목요일)

1. 2015년 들어 두 번째 원예치료교실이 [평화의 우리집]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따뜻한 정원에 자리를 잡고 앉으신 길원옥 할머니께서는 봄의 계절감을 익히며 양육의 책임감을 가지기 위한 봄꽃심기와 새싹 키우기를 하였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꽃을 심으시고 새싹을 뿌리며 잘 자라라 말씀도 해주시고 매일 물주기를 잘 하겠다고 선생님과 약속도 하였습니다. 새싹이 다 자라면 맛있는 비빔밥을 해 먹을 것입니다.

2. 빈딘성 푸캇에서 만난 한국군성폭력피해자...오늘은 두 분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한 분은 군인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고, 한진건설 노동자로 온 최씨와 동거를 하여 3 자녀를 낳았는데, 결국 최씨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겹게 살아왔다 합니다. 두 번째 만난 할머니는 푸캇현의 팜티 한 할머니이십니다.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인들에게 체포되어 강간피해를 입은 팜티 한 할머니는 17,8세 정도 되었을 때 한국군에게 잡혀 세 차례 강간 피해를 입었습니다. 한국군에게 전기고문을 당해 그 후유증으로 평생을 힘겹게 살아오셨다 합니다.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한국군에게 당한 성폭력과 고문피해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한국의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 할머니들이 지금도 계속 일본정부에게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그리고 나비기금을 지원하기 위해 이 곳 까지 왔다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팜티 한 할머니는 자신을 후원해주는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와 나비기금 후원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해주십니다. "저는 베트남전쟁 성폭력피해자입니다. 한국에 있는 언니,친구들이 저를 도와줘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제게 힘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외에 더 이상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할머니 가슴에 나비빼지를 달아드렸습니다. 우리의 활동이 피해자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는 빈딘성에서 호치민으로, 호치민공항에서 밤 11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이제 한국으로 향합니다.

3월 20일(금요일)

1. 아침 6:40, 인천공항에 도착, 베트남 나비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2. 오늘 사무실에서는 김동희 사무처장과 손영미 소장, 류지형 간사, 전은지 간사가 함께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할머니들 드실 빵과 과일을 사들고 들어서자 거실에서 따뜻한 봄햇살을 받으며 텔레비전을 보시던 할머니들이 먼저 반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각 방에 계신 할머니들께 인사드리자 반갑다고 웃으시며 거실로 나오셨습니다. 손을 잡고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함께 맛있는 딸기도 먹으며 한가롭고 정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들 점심을 드실 시간이 되어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돌아왔습니다. 할머니들 늘 건강하세요!

3. 어제 오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는 서울 성모병원 노조 새내기회원들이 방문했습니다. 성모병원 새내기 교육기간에 오후에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와서 관람도 하고 DVD 영상을 함께 보는 교육을 통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재인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노조의 일과 이 일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에 노조측에서 자신들이 일하면서 더 깊게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함께 할 수 있기를 독려해 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나 노조원들 대부분이 박물관 관람 내내, 그리고 나비 희망으로 날다 DVD 관람하는 내내 매우 진지하였고 이후 진행된 짧은 교육속에서도 많은 관심있는 눈빛들을 통해 오히려 저희들이 이 활동을 더 열심히 잘하라는 독려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서울 성모병원 노조원들께 다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3월 21일(토요일)

1. 페이스북에 베트남 한국군 성폭력 피해자들 면담 활동을 올린 후, 그 글들을 보신 분들이 나비기금에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안호진 님께서 나비기금에 오늘, 30만원을 보내주셨네요. 문성근 배우도 2월 달부터 매월 정기후원 나비기금 회원이 되어주셨고, 박혜연님도 강운신 님도 김민주 님도 후원을 해주고 계십니다. 마기원 님도 매월 정기후원을 해주고 계시며, 이경순 님은 지난 3월 18일에 십만 원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전주에서 세계1억인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김판수 선생님은 서명을 진행하면서 100원 모금을 진행하여 나비기금 베트남성폭력 피해 지원을 위한 활동을 이끌어주고 계십니다. 앞으로 나비기금의 지원규모가 엄청 늘어날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이 일을 하는 단체가 없기에 정대협 나비기금이 추진할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는 나비기금 활동을 시작으로 곧 한국사회 여러 곳에서 한국군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일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나비기금 Butterfly Fund 후원계좌는 [국민은행 069137-04-010752 정대협(나비기금)] 입니다.

2. 오늘 오후에 저는(윤미향 대표는) 이솔화장품 고객 100명과 함께 만났습니다. 강남역 근처에 있는 한 세미나장에서 [이솔화장품 2015 근현대사 바로알기 강연회] 있었습니다. 선착순 신청을 받았는데, 반나절 만에 100명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이솔화장품 고객들은 참으로 특별한 소비자들인 것 같았습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세미나는 진행되었고, 두 시간동안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에 대해,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나비기금의 뜻을 안고 날아간 콩고와 베트남의 문제까지 우리가 함께 할 [나비의 꿈]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나서, 회사는 기념품으로 화장품을 나눠줬고, 고객들은 원래 참석예정이었으나 눈이 갑자기 안좋아시져 참석못한 김복동 할머니께 편지를 써서 제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두 분은 정대협 월 정기후원회원을 신청해 주었습니다.

한 분의 편지 내용 소개합니다. "할머니께. 오늘 직접 만나뵙지 못해서 무척 아쉽습니다. 제가 지금 임신중인데, 나중에 제 아이에게도 오늘 들은 이야기를 꼭 잊지 않고 전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3. 매주 셋째 주 토요일에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 직접 반찬을 만들어 배달해 주는 나라사랑청년회에서 닭계장과 봄동겉절이, 양파장아찌를 가지고 방문해 주었습니다. 할머니들께서 맛있다고 하시며 감사하다 하였습니다.

3월 22일(일요일)

1. 쉼터 자원활동가 모임인 [보듬이]에서 봉사활동 왔습니다. 연못청소와 그 사이 파릇하게 올라온 잔디밭의 풀 뽑기도 하고 겨우내 추위를 감싸고 있었던 백일홍의 옷들도 벗겨 냈습니다. 또한 지하실에 있는 물건들도 정리한 후 오랜만에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올해부터는 둘째 주 일요일에 봉사오기로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여 감사했습니다.

* 이렇게 하여, 길고도 아팠던 한 주간의 일정이 마무리되고, 이제 더 힘차게 활동해야 할 새로운 주가 시작됩니다. 늘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관장
www.womenandwar.net.
http://blog.daum.net/hanagajoah
http://blog.naver.com/hanagajoah
Tel: 02-365-4016 / 010-8943-9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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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계좌: 국민은행 011-01-0384-327 정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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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정의는 바로 세워져야 하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은 회복되어야 합니다. 이땅에서 전쟁이 멈추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중단될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그 속에 정대협이 함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