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총회가 지난 1월 임시총회를 열어 서대문총회와 합의한 ‘통합헌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법원 경매에 들어간 서대문총회 총회회관을 (재)순복음선교회(이사장 이영훈 목사)이 낙찰함에 따라 오는 5월 전격 통합이 예상되던 양 교단의 통합이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 사진은 지난해 10월 16일 오산리기도원에서 ‘통합을 위한 기도회’ 모습

 서대문 측 목회자의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

기하성여의도총회 임원회가 지난 2일 모임을 갖고 ‘양 총회의 행정통합이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8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신문인 <순복음가족신문>에 의해서 알려졌다.

기사에 의하면 ‘행정통합 불가’의 이유는 두 가지다. 기하성(서대문)총회 유지재단(이사장 박광수)이 165억원에 낙찰된 경매 결과에 불복해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한 것과 서대문 측 목회자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때문이다.

기하성(서대문)총회 유지재단은 최소 법원 감정평가액 254억원보다 100억원 가까이 낮은 가격에 낙찰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하는 한편, 지난 12일 낙찰금액의 10%(16억5천만원)를 공탁했다.

서대문 목회자의 불미스러운 사건이란 직전총회장 박성배 목사의 ‘순총학원 공금횡령’ 의혹 사건을 말한다. (관련기사 보기1, 보기2)

이에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서대문지방회를 만들어 조건 없이 서대문 측 교회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순복음가족신문>은 보도했다.

겉으론 ‘통합’ 외치면서 속셈은 ‘흡수 통합’?

여의도 측은 이날 회의 내용과 관련, 오는 5월 18일 정기총회에 앞서 열릴 정기실행위원회에서 결의가 돼야 최종 확정되는 것이라면서 5월 총회까지 통합에 관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서대문 측은 여의도총회로부터 공식적으로 접하지 못했다면서도, 통합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흡수 발언이 나왔다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난 상태다.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여의도 측 관계자는 “임원회에서 서대문 측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교단통합을 보류키로 하자는 내용도 있었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서대문 측을 흡수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렇듯 양 교단의 통합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듯한 분위기로 흐르는 것은 ‘서대문 측이 부채해결 하기 전까지 통합 절대 불가’를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가 여의도 측 내부에서 힘을 얻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여의도에 대한 서대문 측의 감정이 악화된 때문이다.

서대문 측은, 재판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카지노 및 미국영주권 문제와 영장실질심사 사실이 언론에 노출된 것과 무리한 영장청구로 망신을 당한 검찰 관계자의 뒤에 여의도총회 관계자들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의도 측이 개별흡수를 통한 통합을 말한 것은  박성배 목사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일로서, 겉으로는 통합을 내세우면서 이면적으로는 교단을 흔들어 붕괴시키려는 의도라는 게 서대문 측의 인식이다.

▲ 3월 8일자 <순복음가족신문> 기사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