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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는 사랑
문경보  |  motang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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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3월 11일 (수) 00:13:48 [조회수 : 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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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자녀’와 ‘자녀에 대한 것’을 구별하지 못할 때가 있다. 자녀들에게는 거의 예외 없이 아련하고 아린 기억들이 있다. 부모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가 좌절된 그 어떤 날의 상처가 자녀들의 마음에는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을 때가 많다. 너무 아픈 나머지 자신마저 그런 일에 대한 기억을 못할 때가 있다. 비극은 과거의 경험만이 아니고, 현재 기억 못하는 것만도 아니고, 자녀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는 힘조차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의 어느 길목에서 부모에게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또 그 날카로운 비난의 칼이 온 몸을 찌르는 아픔을 느끼기 싫기 때문이다. 자녀들의 간절한 소망은 부모와 함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 어려서 헤어지는 방법이 서투른 친구들이다.어떤 생각을 꺼냈다가 부모로부터 거절을 당했을 때 오는 아픔을 감당하기보다는 꿈이 없다고 야단을 맞을지언정 부모의 관심 안에서 지내고 싶은 근원적인 욕망이 더 큰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상황은 부모가 자녀보다 ‘자녀에 대한 것’을 더 많이 이야기하면 할수록 더 깊어진다.

 그래서 부모들은 ‘바라보는 사랑’을 해야 한다.
힘들지만 숨 한 번 더 쉬고 가만히 그 자리에서 참고 기다리며 아픔의 강을 건너는 아이를 '바라보는 사랑'을 해야 한다. 대신 해주고 싶고, 대신 아파주고 싶어도 그냥 그 자리에 서서 자녀들을 바라봐야 한다. 자녀들 속에 있는 큰 가능성과 위대함을 믿어주면서 기다려야 한다. 안다. 나는 안다.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버거운 부모노릇인지, 그래서 외면하고 싶은 말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나는 계속 그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건 그분도 그리 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형틀에 매인 채, 손과 발에 찔림을 당한 채, 옷 한 벌 제대로 못 입은 채, 2000년이 넘도록 우리를 바라보고 계신 그분. ‘바라보는 사랑’을 온 몸으로 보여주신 그 분의 마음을 우리는 알고, 그분을 닮고 싶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끝까지 기다리고 있는 그분처럼 살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에 자녀들의 힘겨운 삶을 바라보기에 너무 힘들고, 기다릴 자신도 없다면, 정말 미안하지만, 죄송하지만, 외람되지만, 그건 어쩌면 부모 자신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자녀로 인해서 내 삶에 얽혀있는 쓴 뿌리들이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자녀의 문제로 인하여 나의 오랜 심리적 어려움이 해결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자녀는 그래서, 나에게는 참 고마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교육과 상담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전무가의 입장에서 분명한 사실 하나를 이 땅의 부모님께 선물을 드린다. 지금 부모님을 가슴 아프게 하는 그 자녀가 이다음에 효도를 가장 많이 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그때 그 친구가 제 길을 찾아가면 끝까지 기다려준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건강하게 살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부모의 건강은 ‘의무’다. 사랑하려면 질겨야 한다. 오래 기다릴 수 있어야 하고, 기다림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면 꿈꾸는 그날이 온다. 왜냐하면 여러분과 나는 그날과 만날 수 있는, 충분히 잘 살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부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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