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곧 너희의 거룩함이라 곧 음란을 버리고 각각 거룩함과 존귀함으로 자기의 아내 대할 줄을 알고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인과 같이 색욕을 따르지 말고 이 일에 분수를 넘어서 형제를 해하지 말라 이는 우리가 너희에게 미리 말하고 증언한 것과 같이 이 모든 일에 주께서 신원하여 주심이라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심은 부정하게 하심이 아니요 거룩하게 하심이니 그러므로 저버리는 자는 사람을 저버림이 아니요 너희에게 그의 성령을 주신 하나님을 저버림이라” (살전 4:3-8)

▲ 9일 열린 하이패밀리 주최 심포지엄 모습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주최 ‘간통죄 폐지, 이대로 좋은가?’ 심포지엄이  9일 오전 서울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이화숙 교수(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윤재 목사(한신교회), 강호숙 박사(총신대 교회여성리더십 전공),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발제를 했다.

발제자들의 목소리는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가 야기할 부정적 상황에 대한 우려와 △간통죄가 폐지된 현실 속에서 교회가 취할 담론과 정책에 대한 조언에 집중돼 있었다.

성매매 처벌도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6일 간통죄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지, 국가가 형벌을 통하여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국가가 간통을 처벌하는 일은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성매매 한 사람을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는 성매매 특별법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성매매를 처벌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라는 주장과 성매매를 합법화한다면 성매매 산업이 더욱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도 이윤재 목사 “헌재는 지나치게 성을 사적인 것으로 인식해 그것이 갖는 공공성을 간과했다”면서 “성(性)의 개인적 속성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범죄가 될 때 그것은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적인 문제이며 공동체의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성이 인간의 자유로운 결정권에 속한다면 지식, 소유, 자기 성취, 영의 활동 등도 마찬가지”라면서 “남의 지식을 베끼고 사용하는 것, 남의 소유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자유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하나님이 인간의 출산과 행복을 위하여 성을 선물로 주신 것은 맞지만, 그것이 가정 안에서 사용되지 않으면 사회질서와 공동체를 파괴하는 악이 된다”며 “성의 오용으로 간통행위가 되면 가정이 깨지고 그에 속한 사회도 병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강호숙 박사는 “개인의 성적 자유결정권을 고려해 간통을 위헌이라고 한다면, ‘성매매’를 제재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송길원 목사도 “간통은 비도덕적이지만 성과 사랑은 형벌로 통제할 사항이 아니라든지, 성적 자기결정권은 국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에 대해서도 국가는 침묵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담론과 정책 제시해야

하지만 발제자들은 간통죄 폐지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인바 간통죄 존폐 여부에 대한 때늦은 논쟁이 아닌, 보다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담론과 정책이 필요하다며 각자 자신의 분야별로 필요한 대안들을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간통죄 폐지로 부부와 가정회복에 대한 교회의 임무가 막중해졌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세미나와 콘텐츠 등을 통해 성윤리를 교육하는 목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강호숙 박사는 “교회에서 사적인 영역으로 치부하거나 노코멘트로 일관해왔던 부부간의 성문제, 성차별, 성추행, 성희롱과 관련된 기독교 성윤리를 설교나 세미나를 통해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강 박사는 “한국교회의 경우 목회자가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활개를 치며 목회하는 우스운 형국”이라면서 “교회의 성적 타락을 통렬히 회개하며 성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숙 교수는 “간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해도 간통이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시민단체와 교회가 부부의 동등성을 강조하고 부부윤리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파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길원 목사도 “간통죄 폐지로 국가가 부부관계에 개입하는 데 한계가 설정된 만큼, 이제 배우자의 일탈을 막고 ‘가정 천국’을 이루기 위한 교회의 역할이 커졌다”며 “교회는 가정사역을 중요한 사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