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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이진경  |  jinkyung.l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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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2월 27일 (금) 17:04:40
최종편집 : 2015년 02월 27일 (금) 17:11:27 [조회수 : 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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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제대로 이해 받기를 원하고, 또 제대로 이해하기를 원한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타인과 그의 사정을 정확히 아는 일이며 그 시도는 실로 다양하다. 이해를 뜻하는 영어 ‘under-stand’처럼 대상 아래에 서보기도 하고, 독일어 ‘ver-stehen’처럼 대상과 바꾸어 서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해하려는 대상과 진정으로 동일시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이해는 언제나 궁극적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그렇게 이해는 늘 오해로 흐르기 마련이고, 단지 이때의 오해가 누군가에게 가시가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해가 고통과 슬픔에 관한 것이라면 한계는 당혹으로 변한다. 얼마 전, 바로 그런 당혹이 일어났다.

지난 달 안산분향소에서 드린 예배의 설교를 맡았다. 그리고 예배 순서에는 유가족 대표의 인사도 있었다. 설교를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나였지만 그 설교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도대체 유가족을 앞에 놓고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뭐라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과 거리낌과 당혹감과 두려움과 죄스러움이 뒤섞인 감정으로 과연 그 낯을 대할 수 있을까. 어쭙잖은 설교를 마친 후 이어진 한 유가족 어머니의 격한 감정의 말 앞에 이 이름붙일 수 없는 감정은 어김없이 마음을 헤집었다. 나는 개인의 것을 넘어선 이 큰 고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세월호 사건을 돌아보며 작가 김애란은 이해에 관한 곤혹스러움, 특별히 감당할 수 없는 비극을 당한 이들에 대한 이해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내가 가까스로 발견해낸 건 만일 우리가 타인의 내부로 온전히 들어갈 수 없다면, 일단 그 바깥에 서보는 게 맞는 순서일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그 ‘바깥’에 서느라 때론 다리가 후들거리고 또 얼굴이 빨개져도 우선 서보기라도 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그러니 ‘이해’란 타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 그렇게 조금씩 ‘바깥의 폭’을 좁혀가며 ‘밖’을 ‘옆’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문학가의 이 말은 이해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 결코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은 어쩌면 교만이요 폭력일지도 모른다. 이해란, 다만 밖에 있는 처지를 통렬히 실감하고 단지 옆으로 가까이 가려 애쓰는 것일 뿐.

채 두 달이 못 되어 세월호가 1주기가 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때의 장면들이 여전히 이리도 뇌리에 생생한데 무엇에 홀린 듯 벌써 1년이 되어간다니. 가장 극한의 감정은 언제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이라는 수식어를 지닌다. 그리고 가장 진정한 소통은 말의 부재를 요구할 때가 많다. 그러니 말로 다 이해하거나 이해시킬 수 있다는 믿음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그러기에 나는 저 문학가가 깨달았던 이해를 함께 따라가 보고자 한다. 당혹스러움 가운데 ‘밖’을 ‘옆’으로 만들기.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 이해는 여전히 우리 모두의 몫이요 책임이다. 그럼에도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여전히 절망을 준다면 다음의 말로 위안을 삼자. 이해할 수 없으니, 다만 사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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