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교회 간의 독립성과 상호 교류 -

성경에 나타나 있는 지역교회는 어떤 한 지역에 있는 교회로서, 그 지역의 명칭을 붙인 성도들의 모임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고린도 교회, 갈라디아 교회, 에베소 교회, 빌립보 교회, 데살로니가 교회 등이 그것이다. 뉘앙스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오늘날 지역교회를 개체교회, 개교회, 지교회라고도 한다.

요한계시록 1장 12절에 “일곱 금 촛대를 보았는데”라고 쓰여 있는 것처럼, 지역교회가 금 촛대로 묘사되어 있다. 여기서 촛대는 등불을 밝히는 존재로서 지역교회는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밝히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러한 금 촛대의 한가운데 계시면서 지역교회를 평가하신다.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각 지역교회는 서로 독립적인 단위로써 주 예수님에게만 직접적인 책임을 진다. 하지만 이렇게 독립적이며 자치적인 지역교회들 사이에서도 영적인 교류나 협력이 존재한다. 이러한 영적인 교류나 협력은 어떤 조직이나 연맹체를 만들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그 분의 이름과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맺어진 영적인 교제 관계를 말한다.

여기서는 성경에 나타나 있는 각 지역교회의 독립성과 그리고 지역교회들 간의 상호 협력과 교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오늘날 지역교회들 간에 상호 교류나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와 또 독립교회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먼저, 각 지역교회의 독립성에 대해 알아보자.

성경에 나오는 각 지역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며, 각 지역교회는 오직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를 붙들어야 한다(골 2:19). 그리고 지역교회의 본부는 이 땅이 아니라, 교회의 머리(그리스도)가 계시는 하늘에 있다. 다시 말해 이 지상에 지역교회들 위에 어떤 권위를 행사하는 상위 본부 따위는 없다는 말이다.

신약성경에는 교단이나 연맹과 같은 교회 동맹체나 교회 집단체제는 나오지 않으며, 지역교회 간의 어떤 연합체인 노회 또는 지방회나 총회도 없다. 그러므로 그 어떤 사람이나 기관도 다른 지역교회들을 통제하거나 다스릴 수 없다. 지역교회는 주님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는 자치적인 존재이다. 이를테면 주님께서 지역교회를 평가하시고 주님으로부터 칭찬이나 책망을 듣는 것이다(계 2~3장).

요한계시록 2장과 3장에 나오는 일곱 교회들은 상징이 아니라, 사도 요한의 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던 일곱 교회이다. 주님께서는 사도 요한에게 직접 명령하여 일곱 교회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라고 말씀했다. 여기에 나오는 일곱 교회들은 상호 자치적이며 독립적인 지역교회들로서 오직 주님만이 교회의 머리로서 각 지역교회를 평가하시고 다스리신다. 그러므로 지상의 모든 지역교회들은 그 어떤 중앙집권화와 그와 유사한 제도라도 피해야 할 것이다.

다음, 지역교회들 간의 교류나 협력에 대해 살펴보자.

1세기 교회 시대, 즉 사도시대에는 각 지역교회 대표들의 합의에 의해서 형성된 교회들의 연합에 관한 내용은 없다. 반면에 ‘성령의 하나되게 하심’은 있는데 이것은 지역교회가 형성된 곳에 일곱 가지 진리, 즉 한 몸, 한 성령, 한 소망, 한 주, 한 믿음, 한 침례, 한 하나님 아버지이다. 이 공유된 진리들은 성도들의 교류와 협력을 가능케 한다(엡 4:3~6).

상술한 진리들을 서로 공유할 때 각 지역교회는 서로간에 배타적이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하나가 되어 상호간에 교류와 협력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사항들을 성경을 통해 몇 가지 살펴보자.

1. 재정적인 협력

“형제들아 하나님께서 마게도냐 교회들에게 주신 은혜를 우리가 너희에게 알리노니 환난의 많은 시련 가운데서 그들의 넘치는 기쁨과 극심한 가난이 그들의 풍성한 연보를 넘치도록 하게 하였느니라(고후 8:1~2).

이 말씀에서 연보를 하는 일에 있어 마게도냐에 있는 여러 지역교회들 사이에 영적인 교류와 협력이 있었음을 볼 수 있다. 그들은 환난의 많은 시련 가운데 있는 예루살렘 교회를 돕는 일에 하나가 되어 서로 협력했던 것이다.

2. 말씀의 원칙에 하나가 되는 교류

“논쟁하려는 생각을 가진 자가 있을지라도 우리에게나 하나님의 모든 교회에는 이런 관례가 없느니라(고전 11:16).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1장의 전반부에서 교회의 공적인 집회시에 여자들이 머리를 가리는 문제에 대해 말씀하고 그 내용을 마치면서 상기처럼 말한 것이다. 위에서 하나님의 모든 교회란 고린도 교회를 포함한 모든 지역교회를 가리킴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지역교회들은 하나님의 말씀의 원칙들을 서로 동의하는 가운데 교류를 해야 한다. 만약 하나님의 말씀의 원칙들을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경우, 그들의 주장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모든 지역교회들 간의 교제는 말씀의 원칙들이 지켜지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3. 영적인 은사의 교류

신약성경에는 주로 교사의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여러 지역교회들을 순회 방문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예컨대 사도 바울, 디모데, 디도, 에바브라, 두기고, 드로비모, 아리스다고, 가이오 등이 성경 교사로서 여러 지역교회들을 순회하면서 가르쳤다. 예나 지금이나 탁월한 은사를 가진 성경 교사들은 기독교 교리와 교회의 진리를 가르치기 위해 평생 한 지역교회에 정착하지 않고 연약한 지역교회를 순회하면서 가르치는 사람들이다(요삼 5절).

이처럼 각 지역교회들은 순회하는 성경 교사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진리의 가르침을 받을 필요가 있다.

4. 교회들 간의 상호 방문 교제

“아시아의 교회들이 너희에게 문안하고 아굴라와 브리스가와 그 집에 있는 교회가 주 안에서 너희에게 간절히 문안하고(고전 16:19)”

이 내용을 보면 사도 바울이 아시아에 있는 많은 교회들이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향한 애정으로 하나가 되어 그들에게 문안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이처럼 지역교회들 상호간에 따뜻한 애정으로 넘치는 교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지역교회들 간에는 상호 방문하여 교제를 갖고 애정을 나누는 것이 주님 안에서 하나 된 모습이다.

5. 박해와 환난 중에 하나가 되는 교제

“그러므로 너희가 견디고 있는 모든 박해와 환난 중에서 너희 인내와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여러 교회에서 우리가 친히 자랑하노라(살후 1:4)”

상기처럼 데살로니가 교회는 많은 박해와 환난을 인내와 믿음으로 잘 견뎌냈고, 이러한 간증은 다른 여러 지역교회에 널리 펴졌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그들의 모습을 다른 지역교회들에게 자랑했다. 이처럼 지역교회들 사이에는 고난 가운데 믿음을 지킬 것을 서로 격려하는 간증이 있었다. 이와 같이 지역교회들 간에는 생사고락을 함께 나누는 교제로 인하여 일체감을 갖게 된다.

지금까지 지역교회들 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에 대해 여러 가지를 살펴보았다.

한편, 오늘날 지역교회들 간에 상호 교류나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와 또 독립교회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지역교회들 간에 교류나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그 이유는 구원의 진리에 있어 하나님의 말씀에서 하나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교회 간에는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 아래 하나가 되어 교제를 나누어야 한다. 상술했듯이 일곱 가지 진리, 즉 “한 몸, 한 성령, 한 소망, 한 주, 한 믿음, 한 침례, 한 하나님 아버지(엡 4:4~6)” 이 일곱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교류와 협력이 불가능하다. 예컨대 삼위일체 하나님을 부정하는 교회는 상기의 진리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한 믿음, 즉 같은 믿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다른 믿음을 가졌으므로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날 수많은 이단들의 공통점은 성경의 절대 영감성을 부정하거나, 삼위일체의 교리를 부정 하거나, 믿음 외에 행위 구원을 주장하거나, 예수님의 부활과 신성을 부정하는 것 등이다. 이들은 이와 같이 비성경적인 구원의 진리를 주장하므로 교류가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둘째, 중요한 교회 진리의 말씀에서 벗어났을 경우이다.

“논쟁하려는 생각을 가진 자가 있을지라도 우리에게나 하나님의 모든 교회에는 이런 관례가 없느니라(고전 11:16). 앞에서도 이 말씀을 언급했듯이 사도 바울은 교회의 공적인 집회시에 여자들이 머리를 가리는 문제에 대해 말씀하면서, 고린도 교회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모든 지역교회들이 이 명령을 지킬 것을 천명했다(고전 14:37). 따라서 교회 진리 가운데 중요한 것들에 대해 말씀의 원칙에서 벗어났을 때 교회 상호간에 교류는 불가할 것이다.

교회 진리에 있어 중요한 진리들은 교회의 예식(침례 예식과 만찬 예식), 만인제사장의 역할, 교회의 은사, 교회의 직분, 여자의 위치와 너울, 지역교회의 독립성 등이 있다. 이러한 교회의 진리들을 실행함에 있어 지역교회들 간에 서로 일치하지 않을 경우 서로 교류하기가 불가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성경에 나오는 침례를 뜻하는 헬라어 ‘밥티스마’는 ‘침수한다’는 동사에서 나온 말인데, 이것은 온 몸을 물속에 잠그는 침례 예식이다. 그리하여 침례교회는 신자에게 침례를 베풀 때 신자의 온 몸을 물속에 담그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침례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개신 교회는 신자에게 세례를 베풀 때 온 몸을 물속에 담그지 않고, 물을 붓거나 묻히거나 적시거나 뿌리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와 같이 중요한 교회의 예식(침례식)을 성경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서로 상이한 방법으로 행할 경우 지역교회 간의 교제는 단절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 지역교회 내에 우두머리가 독재를 할 경우이다.

요한 3서에 “내가 두어 자를 교회에 썼으나 그들 중에 으뜸 되기를 좋아하는 디오드레베가 우리를 맞아들이지 아니하니(요삼 9절)”라고 쓰여 있다. 이 구절에 나오는 디오드레베는 지역교회에서 으뜸 되기를 좋아하는 일인 독재자였다. 그는 자기네 지역교회의 문호를 개방하지 않고 사도 요한과 그 일행들의 방문을 거절했으며,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형제들을 출교까지 했다.

독재자들은 자기 자신만이 최고이며 으뜸이라는 자만과 교만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에 복종하기를 강요하며 자신을 신격화 하거나 자신이 대단한 존재임을 각인시킨다. 만약 자신의 최고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눈에 띄거나 나타날 경우 가차 없이 제거하거나 도태시킨다. 그리고 이들은 문호를 개방할 경우 자신의 독재로 인한 폐단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여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한다.

상기와 같이 오늘날 지역교회 내에서도 디오드레베와 같은 일인 독재자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지역교회는 두 명 이상의 복수 장로들이 교회를 인도하는 것이 성경적이므로(행 20:17) 일인 독재자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인 독재자가 존재하는 지역교회는 그로 말미암아 타 지역교회들과 상호간의 교류나 협력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

다음, 독립교회에 대해 살펴보자.

교회 용어 사전에서 독립교회란 개체교회가 정치 및 제도상 노회·연회·지방회·총회 등 상회의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된 형태의 교회 체제를 말한다. 이것은 17세기 크롬웰의 혁명 기간 동안 영국에서 국교회의 지시를 받지 않는 회중교회를 가리키면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 이후 교단 분열 과정에서 어느 교단이나 교파에도 속하지 않는 교회를 가리키는데, 최근에는 이들 역시 연합체를 구성하거나 점차 조직화되어 교단을 형성하는 추세에 있다(교회용어사전, 생명의말씀사, 653쪽).

상기의 내용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각 지역교회들은 서로 독립적이며 자치적인 존재로서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고 통제 받지도 않으나, 최근에는 이들도 상호간에 교류나 협력을 위해 협동적 연합체를 구성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례로서 침례교회는 원칙적으로 철저한 독립적인 지역교회주의를 지향한다. 비록 지역별 개교회가 모인 지방연합회, 그리고 지방연합회가 모인 총회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 역시 3자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 협동의 관계이다. 따라서 침례교의 교단 조직은 한 마디로 지역별 개교회주의에 입각한 협동적 연합회라 할 수 있다(한국 개신교 주요교파 연구, 한국정신문화원, 204쪽).

오늘날 위와 같은 독립교회들도 적지 않다. 다시 말해 교단이나 교파를 중요시 하지 않으면서 상호 교류를 위해 독립적인 교회들끼리 서로 협력적인 관계를 수평적으로 유지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성경에 나타나 있는 지역교회의 독립성과 그리고 지역교회들 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오늘날 국내의 여러 지역교회들 간에 상호 교류와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 이유와 또 독립교회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결론적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적인 지역교회의 독립성과 교류와 협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수많은 교파와 교단들이 지역교회 위에 군림하는 상위 기관인 노회나 지방회나 총회 등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그리하여 해마다 선거 때마다 노회장이나, 총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거액의 돈선거와 온갖 부정 부패 선거로 세인들과 교인들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받고 있다.

이 모든 폐해가 성경적인 지역교회의 독립성을 거부하고 인간적인 연합을 위해 인위적인 제도를 만들고 도입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을 최고의 권위로 인정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제도와 조직을 거부하고, 성경적인 지역교회의 독립성을 지키고 말씀과 진리 안에서 상호간에 교류와 협력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