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부터 6월 30일까지의
서울대공원 장미원
축제가 있다고 들어서
6월 5일 부랴부랴 그곳으로
갔다.
아침 10시도 안돼서 사람들은 벌써 모여들고,
단체로 온 학생들은 여기저기서 무언가 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꽃향기 밀려오고
눈부시게 많은 장미꽃들로 하여금 압도당하고 말았다.
카메라를 드리대고 꽃이름을 쓰곤 했는데
꽃에 반하고 향기에 취해 기록한 의미가 없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이 꽃만은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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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werose Larctrec 맨 처음 찍은 것이라서...
Heidlind
사진을 찍는데 목덜미가 뜨겁다.
오늘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일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미리 잔뜩 바른 자외선 크림도 땀에는 소용이 없게 되었다.
귀한 꽃을 만나는데 어찌 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으리.
그리스신화에서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로마신화에서는 베누스, 영어로는 비너스라
불린다.
비너스는 다른 신들과 같이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어
대지에 장미꽃을 탄생시켰다는 장미의 탄생설화를 지니고 있는데....
과연 장미는 꽃중의 꽃이다.
86세 노부부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시기에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기념사진을 찍으렸더니
학생들이 아예 포즈를 취하기에 한 컷!
귀여운
것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느니.
장미쥬스를 들고 앉을 자리를 물색하다
언덕의 정자에 올라가니 그곳에도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의 양해를 얻어 한쪽에 앉아 삶은 달걀을
먹는데
무어하느냐고 물었더니 시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서울대사대부중이라 들으니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래!? 난 4회
졸업생이다."
"네?
정말요?"
"그럼..."
"아무개 선생
아세요?"
"응, 후밴데.."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이세요."
이래서 우리는 환성을 올리며 즐거워했다.
그네들의 시를 읽고 칭찬도
해주었다.
내가 선배니까...
세상은 참으로 묘하고 기이하다.
오늘은 이런 만남으로해서 사는 재미를
느꼈으니말이다.
아~ 내 손녀는 언제 여학생이 되려누.
이제 초등학교 2학년 짜리를 생각하면 오래
살아야하는데
그럴 수도 없고...
어쩌나...?
아치를 이룬 이 장미넝쿨은 '안젤라' 육성국은 독일이다.
장미는 원예가의 사랑을 흠뻑 받고 있어
개량하고 개선하고..그래서
이름도 많고 종류도 많다.
노란 장미는 Hiogi 일본이름이다.
이 분홍꽃이름은 'Maria Callas'
혹시 오나시스가 사랑했던
소프라노의 여인?
육성국은 프랑스.
워낙 더우니까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모두 물가로 모여든다.
겉으로 조용하고
안으로 요란한 장미축제를 열고
돌아왔다.
시드는 꽃을 보고 내 마음은 아팠는데
꽃은 나를 보고 슬프지
않았을지.
꽃도 많았지만
사람도 많은 것이 보기 좋았던
하루였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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