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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세상이 보인다-조국 교수의 “귀족과 속물의 나라에서 살아 남기”- 을 읽고
박평일  |  BPARK7@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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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2월 22일 (일) 23:11:25
최종편집 : 2015년 03월 02일 (월) 00:03:43 [조회수 : 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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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뉴욕 거주 친구로 부터 서울대 조국 교수의 “귀족과 속물의 나라에서 살아 남기” 칼럼을 이메일로 보내왔다. 우선 제목 자체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케롤과 함께 한국 드라마 속에 나오는 일부 특수층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볼 때마다 “정말 저렇게까지야 하겠어, 드라마니까 그렇겠지” 하며 분노의 혀들 차던 일들이 한국의 현실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씁쓸했다. 하긴 얼마 전에 대한항공 부사장 조연아가 벌였던 국제적 추태가 케롤 직장내에서 화제거리가 되었다는 말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조 교수가 인용한 장은주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사회는 “능력이 정의다” 라는 능력자 지배체제(메리토 크라시) 신봉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일반 서민들은 사회적 재화가 능력에 따라서 분배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외면하거나 은폐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어찌 한국사회 뿐이겠는가.

有錢 無罪, 無錢 宥罪, 有權 無罪, 無權 有罪 의 논리는 동서고금을 통해서 변함없이 통용되어 온 사회윤리였다. 인류의 역사는 늘 힘있고 능력있는 자들의 수호신 역할을 해 오지 않았던가.

조 교수는 귀족들과 속물 서민들로 양분화 되어가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그가 사용한 신흥 귀족 계급들 중에서 ‘법복귀족 ’ ‘정치귀족’ 은 선뜻 이해가 갔으나 ‘사회귀족’은 쉽게 감이 잡히질 않았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태어나는 순간 수퍼 갑이 되어서 그 지위를 대대손손 유지하는 소위 재벌구룹 가족들을 ‘사회귀족’ 이라고 한다고 한다. ‘법복귀족’ 이나 ‘정치귀족’ 들은 어느 정도 자신들의 능력이나 노력을 필요로 하나 사회귀족들은 자신들의 능력이나 노력과는 상관없이 혈통으로 부여받은 왕족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 했다.

조 교수가 지적한 문제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황족들의 휭포와 불법을 감시하고 규제해야 할 정치귀족 법복귀족들이 나라 경제 살리기 명분으로 오히려 이들을 옹호, 보호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구성원의 압도적 다수인 서민들은 ‘사회황족’의 행태에 불만을 느끼지만 뚜렷한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으니, 분노를 삭이며 자기 앞가림하기에 몰두할 수 밖에 없는 속물근성의 ’사회노예’로 전락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사회에서 정의라는 단어가 경제적 명분 때문에 점점 망각되어 가고 있구나 하고 나는 이해했다.

조 교수는 자신이 학자여서 그런지 “지식귀족” 에 대한 언급은 회피(?)한 듯 했다. 나는 그 ‘지식귀족’ 에 대해서 몇 마디 해 보고 싶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병의 책임이 왜곡된 교육과 이를 통해서 특권을 누리고 있는 “지식귀족”들의 탓도 크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나라를 말아먹은 놈들이 모두 배운 놈들이라는 한탄이 심심찮게 나오겠는가.

공교육 제도가 생겨나고 나서 교육은 서민들의 신분상승을 가능게 하는 사닥다리 역활을 담당해 왔다. 내가 자랄 때만 해도 교육만 제대로 받으면 논두렁에서도 얼마든지 용이 나올 수가 있는 비교적 공평한 사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농촌 산골 출신들도 부모들이 허리띠를 조이며 논밭을 팔아 뒷바침만 해 주면 판검사, 변호사, 의사, 교수, 기업임원 으로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요즘 사정은 그 당시와는 사뭇 달라진 듯 하다. 한 때 서울대 총장과 대한민국 국무총리를 지내시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여러차례 거론 되었던 J 교수님으로 부터 동창회 모임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 가까운 미래에 서울대가 강남 유명 사설학원 출신들의 전용대학으로 변해버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지금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매년 그 비율이 높아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도 농촌 출신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지방 출신들로 머리가 좋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서울대에 입학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데 요즈음은 그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강남 소재 유명 학원이나 쪽집게 강사들의 개인 지도를 받지 않고서는 서울대 입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 계층간, 지역간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방 지도자들의 육성 차원에서 일정한 비율의 지방 학생들을 정책적으로 할당할 계획입니다.”

백번 공감이 가는 주장이었다. 혹자는 시험제도의 공정성을 헤칠 수 있다고 반대하고, 혹자는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 하락을 우려해서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정이라는 단어는 일정한 코트에서 행해지는 운동경기에서나 통하는 말이다. 사교육이 상징하는 것은 돈이고 경제력이다. 서민 출신의 학생들과 돈으로 중 무장한 부요층 자녀들과 경쟁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 한지 모른다.

같은 거리의 트랙을 서민들 자녀들은 발로 뛰고 있다면, 부유층 자녀들을 자동차를 몰고 달리고 있는 불공정한 경기다. 이는 마치 자유 경제체제 이론을 앞세워 재벌과 구멍가게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사업의 승부를 결정하라는 논리와 다를 바가 없다. 교육 마저도 돈의 뒷바침 없이는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은 교육을 통한 서민들의 신분 상승 기회가 그만큼 좁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지식교육 위주의 현대 학교 교육의 특성이다. 전통적인 교육의 목표였던 지덕체 연마를 통한 건전한 인격형성 이니, 대학의 이념이었던 진리, 자유, 정의라는 단어들이 교육계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모든 교육의 목표는 경제적 효율성 생산성을 위한 지식교육에 촛점을 맞추고 있고, 그 길은 돈으로 통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초.중.고등학교 교육은 대학입시 준비를 위한 입시 학원, 대학교육은 구직을 위한 취직학원으로 전락해 버리지 않았는가.

한마디로 돈의, 돈에 의한, 돈을 위한 기능 교육이 한국교육의 현주소라고 해도 결코 무리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돈과 관계없이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철학, 역사, 문학 등 인문과학들이 대학교육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고작 어두운 강의실에서 먼지나 털며 파리나 날리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그러니 진리, 자유, 정의, 지성과 야성같은 단어들이 먹혀 들어갈 리가 만무하다.

한국은 참으로 교육에 미쳐있는 사회이고, 사설학원, 사교육의 천국이다. 그렇다고 나는 한국인들의 그런 교육열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비롯 뒤늦게 나마 한국이 세계 역사상 그 예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단기간 내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급성장 할 수 있었 던 원동력이 한국인들의 교육에 대한 신념과 교육열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믿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몇 해 전에 모 일간지에 한국이 이룩한 경제적 기적의 일등공신은 한국 어머니들의 극성스런 새벽기도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던 적이 있었다. 한국의 어머니들 치고 교육열 면에서 한석봉, 맹자 어머니에게 뒤질 사람이 있겠는가. 매일 새벽 잠을 거르며 “주시옵소서! 주시옵소서!” 하며 자녀교육을 위해 울부짖는 어머들의 극성을 하나님인들 어찌 듣고만 계실 수 있었겠는가.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옛 속담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다.

어찌 그 뿐인가. 어린 학생들이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새벽 별을 보고 일어나 도시락 몇 개를 싸든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밤늦은 시간까지 이 학원 저 학원 쫓아 다니며 공부를 하는 희귀한 풍경은 한국 외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일방적인 공짜는 없다. 소중한 것을 하나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소중한 것 하나를 버려야 한다. 세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고사성어 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항상 나쁜 일이 따른다는 말이 바로 그런 의미일 것이다. 내가 우려하고 있는 점은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써 교육과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열이 한국사회에 끼치고 간 부정적인 영향이다.

독일 나치의 씨를 뿌린 사람은 철학자이자 교육자였던 다닐엘 거틀리프 수레버였다. 그는 아이들을 생후 6개월 때부터 교육시키지 않으면 때를 놓친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의 의지는 6개월 후 부터 생긴다고 한다. 그러므로 의지가 없는 때에 교육을 시키면 이것이 내 뜻이라고 믿게 된다고 한다. 아이들의 타고 난 자유의지와 독립성, 개성, 창의력의 싹을 처음부터 잘라버리라는 주장이다.

전 세계의 부모들은 열렬히 환영하며 자식들을 그런 식으로 훈련시켜 복종적인 우수한 지식 기능인들을 만들어 냈다. 수레버 사상에 따라서 전 독일인들도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유능한 로버트같은 과학자들을 수없이 배출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토록 지성적이고 아름다운 독일인들은 결국 '노'를 할줄 모르는 미치광이 히틀러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다.

수레버 자녀들은 어떠했는가. 자녀 중 하나는 정신 병원에서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실성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살하고 말았다. 굳이 내가 수레버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한국에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조기교육이 꼭 좋은 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기 때문이다. 소중한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소중한 하나를 잃어야 한다.

오늘 날 한국시회가 앓고 있는 소위 한국병이 무엇인가? 수치적이고 외형적인 화려한 경제적, 사회적 풍요 속에서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 경제, 사회 계층간, 지역 간의 불균형과 갈등, 폭력적 집단 이기주의, 경쟁적이고 상대주의적인 행복관, 보수진보 간의 흑백논리와 불신 …등이 아니겠는가. 적어도 나의 개인적인 진단은 그렇다. 그래서 자살율, 이혼율, 음주 소비량, 담배 소비량,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질병…등 통계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신년을 전후 해서 받은 글 중에 내 마음을 사로 잡았던 이런 말이 있다.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제거함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

이는 징기스칸의 책사 ‘야율포재” 가 평생 교훈으로 삼았던 말이다. 세상 이치를 꿰뚫어보는 깊은 통창력에서 나온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이 그렇다. 버리고 없애는 것은 얻고 만드는 것보다 수 백배 어려운 일이다. 내려가는 것은 올라가는 것 보다 위험하고, 헤어지는 것은 사랑하는 것보다 힘든 법이다.

그 동안 한국인들은 부의 급속한 축적을 위한 수단으로 교육을 앞세워 앞과 위만 보고 너무 바쁘게 달려왔다. 이제는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그 동안 교육과 경제적 부의 축적을 위해서 잃어버리고 망각한 소중한 민족의 정신적 유산, 정서, 감성, 자유와 정의 등을 되찾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제발전,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뿌리고 길러 온 사회악과 해는 과감하게 없애고 버려야 한다.

800여년 전, 걸출한 책사 ‘야율포재” 의 해를 제거하고 일을 없애는 지혜를 배워 말발굽으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대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징기스칸 처럼, 우리 민족도 충분히 해 낼 수 있다. “다시 사람만이 우리들의 희망이다.”(박노해)

멈추면 세상이 보인다.

 

버지니아 눈덮힌 숲속에서

2월 21 새벽에

박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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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218.155.76.95)
2015-03-02 18:11:55
나라와 국민 자체가 지금 병들어 있습니다.
이게 정말 나라인가,
이런 교육이 정말 아이들 사랑인가?
하는 심각한 질문을 아니할 수 없는, 중증상태에 있는 우리 조국 교육의 현실임에 틀림없습니다.
나라가 반쪽이 난 불구자 반병시ㄴ이요, 게다가 정신적으로도 종북이냐 친일이냐며 왈왈 대는 미치광이 정신병자의 나라이니, 우리 아이들이 골병들어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 같습니다.

답은, 어서 남북이 증오심을 풀고 적대관계를 청산할 때,
아이들의 지극히 비정상적인 교육과 출세주의적인 욕망에서 정상으로 돌아오리라 생각합니다.

부모들이 종북타령과 전쟁놀음만 아니해도 교육은 꽤 정상으로 돌아올 것 같습니다.

늘 좋은 말씀 올려주셨는데 이번엔 꽤 휴지기간이 길더군요?
별일 없으시며, 요즘 건강히 잘 지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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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박평일 (72.205.29.103)
2015-03-07 03:45:28
감사합니다. 내 머리도 못깍으며 글을 쓰는 것이 너무 부끄러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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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깨는돌 (218.38.162.72)
2015-02-27 16:48:26
멈추면 세상이 보인다지만
귀족과 속물의 나라에서 살아 남기
가 쉽지는 않습니다.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수행할
귀한 수백의 어린 생명들이 수장된 후로도
날마다 생명들이 죽이고 죽고 있습니다.

경제(축복), 경제(축복) 하면서
정의와 진리를 짓밟고
독재를 정당화하여 온
대한맹국의 정치와 종교는
이제 그 악취가 한반도에 넘치고 있습니다.

북으론 삼대가
남으론 이대에 걸쳐
독재를 넘어 백치의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백성들이 속고 또 속고,
볶이다 볶이다 보면
정금처럼 단련되어
민족중흥의 찬란한 역사를 쓰고
인류공영에 큰 이바지를 할 것인지...

인류세계의 큰 두 문제
남북문제,
동서문제는
한반도에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한국인이 이 문제들을 해결한다면
정말 세상을 밝히게 되겠지요.

이제는 정말 멈추어 서서
성찰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멈추면 세상이 보인다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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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
박평일 (72.205.29.103)
2015-03-07 03:48:15
저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희미하게나마 나의 참 모습이 보기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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