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는 성경에 부합한가

한국의 기독교는 설이나 추석 명절이 되면 조상에 대한 제사 문제로 몸살을 앓아 온지 오래다. 믿는 가족과 믿지 않는 가족이 제사를 놓고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교계에서도 제사는 성경에 위배되니 안 된다 하는가 하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도 한다.

제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측은, 기독교의 추모예배라고도 하는 추도예배는 유교의 제사와 비슷한 점이 많으므로 둘을 절충하여 하나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며 제사는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이자 전통문화이니 말살시켜서는 안 된다고도 한다.

절충, 참으로 좋은 말이다. 이는 소통을 도구로 하는 화합이라는 함의를 지닌다. 크리스천과 하나님 사이에 소통이 안 되면 문제가 생기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 소통이 안 되어도 문제가 생긴다. 기독교가 퇴락하는 것도 하나님과의 소통이 안 된 것이 그 원인이고, 정치하는 사람들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도 국민과의 소통 부재가 가져 온 현상이다. 그러니 이 같은 소통을 통해 얻어진 절충은 소중하기 그지없는 보배이다.

그러나 그 같은 절충일지라도 단호히 배제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기독교의 진리와 배치되는 경우이다. 기독교의 진리, 그것은 다른 어떤 것과도 절충되어서는 안 되는 절대적 가치이다. 성경에 부합한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한껏 품어 안아야 하지만, 성경과 배치되는 것이라면 단호히 버려야 한다. 죄짓는 사람까지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 성경의 정신인데, 여기에서 사랑의 대상은 죄 아닌 사람 그 자체이다. 죄는 어떠한 경우라도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단지 버려야 할 대상일 뿐이다.

그런데 조상에 대한 제사는 어떠한가? 성경적인가? 성경적이라면 절충 같은 것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지내야 한다. 그러나 성경적이 아니라면 역시 절충 운운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

제사는 조상에게 음식을 바치고 절하여 정성으로 모시는 의식인데, 그 의식에 조상이 오셔서 진설된 음식으로부터 진기를 흡수함으로 얻은 힘으로 강해진 뒤 자손들을 돌봐 준다고 믿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는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와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이 이야기에 보면 나사로는 죽어 하늘나라에 가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고, 부자는 죽어 지옥에 가 고통을 받게 된다. 부자가 나사로를 보고 아브라함을 향하여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나사로를 보내어 손가락 끝에 물 한 방울을 찍어 제 혀를 시원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외친다. 이에 아브라함은 ‘너희와 우리 사이에는 커다란 틈이 있어 여기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고, 거기서도 우리 쪽으로 올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으로 가면 나사로가 있는 곳과 부자가 있는 곳을 서로 오갈 수 없듯이 이 세상으로도 나올 수가 없다. 그런데 조상들이 어떻게 제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전도를 위해서라도 제사를 허용해야 한다며, 그 때문에 그러니까 제사 때문에 천주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을 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안 될 말이다. 설령 제사를 지낼 수 있게 하여 전도의 문이 넓어진다 해도 그 제사가 성경에 배치된 것인 이상 안 될 일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까닭이다. 제사의 허용은 좁은 문 아닌 넓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천주교에서는 제사를 허용한다

천주교도 이 땅에 처음 들어올 당시에는 제사를 금했다. 조선시대 후기 전라도 진산에 윤지충이라는 천주교인이 있었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정성을 다해 장사를 모셨으나 위패도 만들지 않고 제사도 지내지 않았다. 그는 그 일로 진산군수에 의해 체포령이 내려졌고 얼마 후 자수했다. 군수는 회유하려 했으나 그는 믿음의 의지를 꺽지 않았다.

그로 인해 전라감영으로 압송되었으나 그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전라감사가 부모의 신주를 모시지 않고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 꾸짖고 반국가적 행위라 추궁했으나 그는 눈 하나 깜박 않고 자신의 신앙을 당당하게 증거했다. 그리고 조정에 올리기 위해 관가에서 적은 공술서에 이렇게 썼다.

“나무로 만든 목패는 한낱 목수가 다듬고 꾸며 만든 물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것을 어찌 내가 나를 사랑했던 부모님께 하듯이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좋은 술과 음식도 부모님이 주무실 때는 드리지 않는 법인데, 사람이 죽음의 긴 잠에 들어 있을 때 음식을 드림은 헛된 일이요 거짓행위입니다. 그런 즉 죽은 부모를 자식이 어찌 헛된 일과 거짓행위로 섬길 수 있겠습니까?”

그는 신문 중에 살이 찢기고 유혈이 낭자해져도 신음소리 하나 내는 일 없이 말끝마다 하나님의 가르침이라 했다. “천주님의 가르침은 극형에 처해질지라도 결코 배반할 수 없으며 칼날 아래 죽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결국 그는 전주 풍남문 밖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갔다.

이처럼 제사를 지냄으로 신앙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순교까지 했던 천주교(인)가 지금은 오히려 제사를 허용 아닌 장려까지 하고 있다. 그들의 제사 중 성경적이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을 천주교의 <평화신문>(09.1.25)으로부터 몇 가지 발췌하여 살펴보면 이렇다.

<․영정(위패)을 모심 ․다 함께 위패 앞에서 두 번 절함 ․제주가 영정(위패) 앞에 나가 분향한 후 술을 조금씩 세 번 따르는 삼제를 함 ․제주가 조상께 고함>

어떠한가. 성경에 부합한가.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가 나오는 누가복음 16장과 비교해 볼 일이다.

‘위패’란 죽은 사람의 혼을 대신하여 모시는 패를 가리키는데, 기독교에서 그 같은 것을 인정해도 좋은가. 그리고 그러한 위패를 앞에 놓고 절을 하는 것과 일제 때 신사참배를 했던 것은 어떻게 다른가.

필자에게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아벨의 핏소리>라고 하는 손양원 목사의 전기소설이 있는데, 거기에는 신사참배를 한 어느 목사가 해방을 맞자 신사참배를 하지 않고 옥살이를 했던 사람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이 나온다. 좀 길지만 그의 말을 여기에 그대로 옮겨 본다.

“누가 이 땅의 교회들을 지켜온 사람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다는 말입니까? 우리가 신사참배를 하고 싶어서 하기라도 했다는 말입니까? 아니지 않습니까? 조선 사람이라면 신사참배를 하고 싶어서 스스로 한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정숙한 여자가 강간을 당한 거나 마찬가지이지요. 강간을 당해 몸도 마음도 찢긴 여자를 보고 너는 왜 강간을 당했냐고 질책을 한다면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는 강간당하는 아픔과 수모를 겪으면서도 교회를 포기하지 않고 지켰습니다. 감옥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옥중성도라는 월계관을 쓰고 존경을 받으며 몸을 아끼지 않고 교회를 지킨 사람들을 비난한다는 것은 옳은 일이 못됩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신사참배는 믿는 사람 각자의 양심의 문제입니다. 양심의 문제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서로 비난하며 물고 뜯고 싸우는 것을 바라지 않으실 것입니다. 우리는 옥중성도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편견과 아집조차도 용서하고 그들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들도 우리와 하나가 되어 손을 잡고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할 줄 압니다. 나는 이것을 여러분 모두에게 제안합니다.”

일제는 신사참배를 하라고 강요는 했지만 억지로 신사에 끌고 가 완력으로 머리를 눌러 절을 시키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 것이라면 하나님께서도 나무라시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강요와 협박에 미리부터 겁을 먹고 스스로 참배를 한 것이다. 강요와 협박에 미리부터 겁을 먹고 제 손으로 치마끈을 풀어 준 것은 강간이 아니다.

신사참배를 하고서도 큰소리를 쳤던 목사와 자신이 지낸 제사를 합리화하려는 크리스천은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제사 아닌 추모예배가 기독교적 자손 된 도리

제상에 진설된 음식은 어떤가? 영혼이 정말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도 음식을 잡수셨는데, 무슨 말이냐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맞다. 십자가에 못 박혀 운명하셨다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 ‘먹을 것이 좀 있느냐?’ 물으시고, 제자들이 갖다 드린 구운 생선 한 토막을 분명히 잡수셨다(눅24:41-43).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때 예수님께서 음식을 잡수신 것은 배가 고팠기 때문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음식을 잡수심으로써 당신께서 육신으로 부활하셨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거하기 위해서였다.

믿는 우리도 이 세상을 뜨면 예수님처럼 육신으로 부활한다. 그런데 그 육신은 음식으로 사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음식을 필요로 하지 않기에 오히려 어떠한 질고도 없고 늙는 일도 없이 영원무궁하게 사는 천사와 같은 존재이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음식을 차려 놓고 제사는 지내야 하는가. 혹 음식을 먹어 배가 부른 존재라 할지라도 일단 이 세상을 떠나면 두 번 다시 우리 곁으로 올 수 없는 우리의 조상이 아닌가. 그리고 그런 조상에게 무엇인가를 고한다고 한들 들을 수가 있겠는가.

조상에 대한 도리로 제사를 지낸다고들 하는데, 예수를 믿는 사람에게는 믿는 사람에게 맞는 도리가 있다. 믿는 사람들은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추도예배(追悼禮拜)라고도 하는 추모예배(追慕禮拜)를 드린다. 망자를 생각하며 슬퍼하는 것이 ‘추도’이고, 망자를 그리워하며 잊지 않는 것이 ‘추모’이니, 추도예배보다는 추모예배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나 그보다는 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독교는 십계명에서조차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제5계명)라고 할 만큼 부모공경 즉 효를 중시하는 종교이다. 이에, 그걸 알면서도 왜 제사를 지내지 않느냐고 할 사람도 있을 줄 안다. 그러나 아니다. 부모공경이 무엇인가. 부모님을 공손히 받들어 모시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 세상을 떠 자리에 계시지도 않은데, 음식을 차려 놓고 절을 하는 제사가 효도라면 이치에 맞겠는가.

효도는 부모님께서 살아 계실 때 하는 것이다. 세상을 뜨신 뒤에는 자식들이 직접적으로는 해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다.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은 부모님 생전의 뜻을 받들며 하나님께서 가라 하신 길로 가는 것이다. 누구누구의 아들 딸이, 또는 손자 손녀가 참 바르게 산다고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그것이 돌아가신 부모님께 하는 최상의 효도가 된다. 다시 말해 돌아가신 부모님께 하는 효도는 신앙의 인격체로 자신을 반듯하게 가꾸어 가는 것이다. 그러니 추모예배는 그런 마음으로 드리는 것이 좋다.

기일이나 설과 추석 같은 명절에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앉아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것이 돌아가신 부모님을 추모하여 드리는 것이라면 추모예배가 될 것이다.

예배가 시작되면 먼저 가정과 가족들을 지금까지 지켜 주심으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부터 드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고인의 은덕과 유훈을 마음속에 되새기는 가운데 사랑으로 화목한 가정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 옳다.

가족 공동체인 가정,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주신 은총중의 은총이다. 그리고 크리스천의 가정은 가장 작은 규모의 교회이다. 크리스천의 가정은 반드시 교회여야 한다. 교회가 무엇인가. 믿는 사람들의 유기적 공동체가 아닌가.

추모예배라고 다른 예배와 다른 것은 별로 없다. 예배에는 주일 대예배가 있고, 헌신예배가 있고, 구역예배도 있다. 추모예배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인 예배에 추모의 개념만 더하면 추모예배가 된다.

추모예배를 통해서 가정의 교회기능을 향상시키고 가족 상호간의 유대감을 높여 간다면 그 가정은 난공불락의 행복성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다.

예배 후 가족들이 단란하게 밥상에 둘러 앉아 돌아가신 분이 좋아하셨던 음식을 먹으며 그분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는 가운데 그분의 장점을 이야기하여 물려받게 된다면 그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지금은 기독교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할 때

그럼에도 목사나 장로를 포함한 크리스천들 가운데에는 제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제사를 지내지 않음으로 믿지 않는 가족들과 마찰이 생겨 가정에 불화를 가져 온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이다. 언뜻 생각하기로는 그럴 듯하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나, 그렇지 않다.

가정의 화합과 평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 다시 말해 성경에서 벗어난 것이라면 주저 없이 버려야 한다. 이는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마10:34)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제사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믿는 사람들이 위패와 음식이 진설된 제상 앞에 절을 하지 않는다는 데에서 생긴다. 그런데 그런 행위가 성경과 배치된다는 것은 전술한 대로이다. 그러니 그 같은 절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믿음으로 인한 자기의 뜻을 지키는 데에도 지혜는 필요한데, 그 지혜는 기도하는 가운데 스스로 얻어야 한다.

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신앙의 인격체로 바꾸어 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색하지 않고 넉넉하여 그리스도의 빛이 되고 향기가 되며 소금으로 녹아져 믿지 않는 가족들의 삶에 살맛이 나도록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있는 사람이 절을 하지 않는 것과, 인색하고 매사에 부딪치기만 하는 사람이 절을 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반응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믿지 않는 사람들의 제사도 이제 전과 같지 않다. 자꾸자꾸 간소화되어 가고 있다. 대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제사를 하나로 합쳐 지내고, 그 외의 많은 제사들은 단 한 번으로 합쳐서 지낸다. 제사가 정말 효도의 행위라면 이는 불효를 저지르는 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런 일을 가리켜 아무도 불효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한국의 기독교가 전통적 유교사상에 의한 제사를 무조건 배척하면서도 일상에서는 그 유교사상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기독교의 제사 배척을 나무란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바른 것이 되지 못한다.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배치되는 제상의 음식 진설과 절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추모예배에서 버리는 것이 거의 없다. 그리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것 또한 성경에 배치되지 않고 부합하는 것만이다.

그리고 혹자는 한국의 기독교가 ‘제사, 토착신앙 등 전통문화에 대해 무조건 잘못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질책하기도 하는데, 누가 ‘무조건’ 그리한다는 말인가. ‘무조건’이 아니라 성경과 배치되는 것만을 잘못된 것으로 여기는 것이 우리 기독교이다.

기왕 토착신앙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한 가지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데, 기독교의 토착화가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선교에 있어서 토착화는 중요한 주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토착화가 무엇인가. 무엇인가의 성질이 그 지방의 성질에 맞게 동화되어 뿌리를 내리는 것이 아닌가. 다시 말해 새로 들어온 것과 본래 있던 것이 뒤섞여 하나가 되는 것을 가리켜 토착화라 한다. 그러니 한국 기독교의 토착화란 기독교가 토속신앙과 전통적 풍습 등에 동화되어 기독교 본래의 모습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제사 또한 한국 기독교의 토착화라는 것과 무관치 않기에 잠시 언급해 본 것인데, 우리가 이제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제사 같은 것으로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토착신앙 운운함으로 잃어버린 기독교의 본래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