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감리교를 위한 제언(提言)

지금 감리교회가 맞서야 하는 현실은 맘몬(mammon)이라는 물질의 우상입니다. 이미 감리교회도 돈과 권력에 깊이 물들어서 우리의 신앙과 영혼까지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감독회장 자리를 놓고 이렇게 학연으로 인맥으로 그리고 금품으로 유래 없이 망가져 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자리가 영적지도자의 자리라는 것은 허울 좋은 명분이고 실상은 돈과 권력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감리교 목회자의 절반이 기초 생활비도 보장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데 감독회장 자리는 당연직으로 맡게 되는 것들까지 합치면 연봉이 3억 원이 됩니다. 2015년 대통령 연봉이 2억 500만원입니다.

연회 감독선거도 학연과 인맥으로 분열을 조장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감독 선거가 시작되면 각 후보들과 참모들은 모여서 모든 총대의 명단을 놓고 가장 먼저 표를 점검하면서 편 가르기부터 시작합니다. 학연과 선교회 서클을 중심으로 편을 가르고 선거를 시작합니다. 권력을 차지하려고 편을 가르는 것입니다. 이제 감리교에는 복음은 사라지고 정치만 남았습니다. 형제 사랑은 사라지고 학연과 인맥만 남았습니다. 가슴 아프게도 아무리 합법적으로 개혁을 하려해도 지금 감리교 구조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모든 입법은 몇 몇 사람들이 밀실에서 합니다. 또한 한 번 총대가 되면 무덤에 갈 때가지 총대입니다. 한 번 움켜 쥔 권력을 스스로는 내려놓지 않습니다. 학연에 의한 교회 분열, 금품에 의한 양심의 부패, 그리고 권력을 향한 줄서기를 우리가 지금 바로잡지 않는다면 시간이 문제일 뿐 결국은 세상과 하나님께 버림 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학연과 인맥, 그리고 탐욕을 내려놓고 감리교 사태를 바라보고 계시는 하나님의 심정을 느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심정 속에서 우리의 모습과 감리교의 모습을 보아야 합니다. 감리교를 만든 웨슬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감리교회가 사라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 단지 감리교 정신이 사라지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 우리는 지금 가장 소중한 감리교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정 안에서 그것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제 새로운 감리교회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1. 감독회장 제도를 반드시 폐지해야 합니다.

감독제도는 근본적인 감리교회의 뿌리가 아닙니다. 감리교회를 시작한 웨슬리는 감독 제도를 반대했습니다. 따라서 감독회장이라는 자리는 더욱 감리교적인 자리가 아닙니다. 우리가 선교를 통해서 받아들인 미국 감리교회조차도 감독협의회 의장이 있지 감독회장은 없습니다. 유일하고 절대적인 감독회장 자리는 그동안 끊임없이 자행해온 교회정치의 산물일 뿐입니다. 감독회장이 누리는 권력이 막강하다보니 서로 차지하려는 정치 투쟁이 생기고, 학연으로 나눠지고, 셔클로 쪼개지고 부정한 돈이 오가는 것입니다. 이 정치적인 자리와 권한을 폐지하지 않으면 감리교회는 절대로 정치 노름을 그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감독회장제도는 더 이상 존경과 신뢰의 대상이 아니라 모든 병폐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2.감독(연회장)선거는 반드시 선거와 제비뽑기를 절충하여 선출해야 합니다.

감독선거가 시작되면 복음과 형제애는 사라집니다. 우리는 수 없이 경험해 왔습니다. 이제는 반드시 고쳐야합니다. 선거 시작과 동시에 선거인 명부를 놓고 학연으로 가르고 인맥으로 나눕니다. 목회자의 분열은 필연적으로 평신도의 분열을 조장합니다. 더 이상 존경과 사랑은 없습니다. 이런 분열이 시간이 지나면서 젊은 목회자들까지 편 가르기에 가담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감신, 목원, 협성이라는 학연의 벽을 넘을 수 없습니다. 죽어서도 함께하지 못할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목사와 장로의 지도력은 땅에 떨어지고 결국에는 모든 감리교 구성원들 사이에 사랑과 존경을 사라지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일단 선거를 통해서 5-10명의 후보를 선택하고 제비뽑기로 최종 결정해야합니다.

3.연급 제도를 철폐하고 총대제도를 개혁해야합니다.

지금의 연급제도는 목사는 물론이고 장로들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총대 제도를 병들게 하는 제도입니다. 경험은 존중하지만 정치세력이 되고 패거리가 되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목사와 평신도의 연급제도는 결국에는 줄 세우기가 되고 한 번 세워진 줄은 은퇴할 때까지 감리교를 분열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결국 선거는 늘 몇 몇 총대들의 정치 노름판일 뿐입니다. 총대 제도의 변혁을 통해서 감리교의 미래를 설계해야 합니다. 평생 총대 횟수를 3회 로 제한해야 합니다. 동시에 연령별 직능별 총대제도로 바꿔야합니다.

4.연회를 통폐합해서 선교지향적인 구조로 바꿔야 합니다.

현재 감리교회는 11개의 연회(미주 연회 포함하면 12개)와 228개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조직은 너무나 낭비가 많은 구조입니다. 11개 연회조직을 운용하는 비용이 100억(감리교 총결산의 1%)이 넘습니다. 이것도 알고 보면 감독 자리다툼에 기인합니다. 228개의 지방을 운용하는 비용도 동일합니다. 선교를 위해 써야 하는 성도들의 헌금을 엉뚱한데 낭비하는 것입니다. 연회는 광역화 되어야 하거나 폐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방회조직도 광역화해야 합니다. 감리교의 조직을 실질적으로 선교 할 수 있는 조직, 효율적인 조직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렇게 바꾸기만 해도 많은 비용을 절감하고 선교비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5.강제적인 부담금제도를 폐지해야 하고 분담금으로 바꿔야 합니다.

감리교 총 결산이 1조원이 넘습니다. 축소보고 된 것까지 감안하면 그 이상입니다. 1%의 부담금은 100억이 넘는 돈입니다. 그러나 그 돈은 대부분 조직을 운용하거나 인건비로 사용됩니다. 특히 그중에 본부 부담금 1%는 반드시 폐지해야 합니다. 본부 부담금은 감리회관 신축을 위하여 한시적으로 부과한 부담금입니다. 본부는 광화문 건물이 아무리 공실율이 높아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미 100억이 넘는 돈이 걷히기 때문에 방만한 운영에 원인 됩니다. 이제 본부 운영은 광화문 수익금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본부 부담금은 폐지해야 합니다. 연회와 지방 부담금도 혁신해야 합니다. 입교인 수에 따라서 분담금을 내는 미연합교회(UMC) 제도를 참고 해야 합니다. 5만 명 모인다고 자랑하는 교회가 3천명 모이는 교회보다 부담금을 적게 내는 것이 감리교 현실입니다.

6. 은급제도를 혁신해서 백년 앞을 내다 본 제도를 만들어야합니다.

은급제도는 감리교회의 공교회성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제도입니다. 교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 마당에 은급마저 사라진다면 감리교회는 더 이상 한 교회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은급제도가 무너지면 목회자가 은퇴하는 교회를 사고파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미연합감리교회는 각 연회와 본부조차도 임대해서 사용할지라도 은급제도만큼은 집중적으로 관리합니다. 개 교회의 은급부담금만으로 대책을 세우려 하지 말고 감리교 전체의 재산 운용을 염두에 두고 은급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감리교회 구성원으로 평생을 목회하고 난 후에 거처할 곳이 없어 길거리에 나앉을 지경인데 감리교 본부는 수천억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7. 감리교 모든 정회원의 봉급은 교단에서 책임져야 합니다.

지금의 감리교회는 부담금으로 수백억 원을 거두면서 교단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국내 어떤 교단과 비교해도 월등한 부담금을 징수하지만 젊은 목회자들의 생활은 스스로 알아서 여기저기서 보조 받으며 해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참한 상황이 강요되면 소명감도 희미해집니다. 결국 감리교 전체의 질적이 저하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감리교회의 장래를 위해서 정회원의 모든 봉급은 개 교회가 아니라 교단에서 지급해야 합니다. 개교회의 상황에 따라서 목회비는 다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봉급체계는 동일한 기준으로 지급되어야 합니다.

감리교회가 6,369개 교회를 자랑하지만 사실은 비전교회가 절반이상이 됩니다. 이미 개 교회와 목회자들 사이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비참한 현실이 되었고 교회의 공교회성을 망치고 교회를 사유화하는 병폐를 낳았습니다. 감리교회의 일 년 경상비가 1조원이 넘습니다. 어려운 3000개 교회를 일 년에 백만 원씩 지원한다고 생각할 때에(3000 x 1,000,000 x 12) 360억이 소요됩니다. 전체 경상비에 3.6%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정치 노름하고 권력 다툼하는 본부와 연회 그리고 지방회을 유지하는데 이미 300억 이상을 사용합니다. 본부를 개혁하고 연회 통폐합하고 지방회를 광역화고 이미 개 교회에서 미자립교회를 개별적으로 돕는 것을 함께 모으면 감당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이제 감리교회는 끝없는 벼랑으로 추락할 것이냐 다시 한 번 새롭게 비상(飛上)할 것이냐 하는 귀로에 서있습니다. 금권과 정치노름에 빠진 사람들에게 우리의 운명과 감리교회 미래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어머니인 감리교회를 정치하는 몇몇 목사들이 결정하게 둬서는 안 됩니다. 왕궁이 아니라 광야로 나아가 하나님을 만날 각오만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힘을 모아 감리교회를 새롭게 합시다.

참고

* 표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위 표는 감리회 선교국 홈페이지 http://www.kmcmission.or.kr/business/sub01_01.php 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