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최경환 경제팀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금을 거두어들이느라고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말한다. 세금을 많이 거두기 위해서 담배 값을 올리는가 하면 연말정산 결과 세금폭탄을 투하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주 값도 올리고 온갖 공과금도 올릴 것이라고 한다. 공무원 연금을 줄이겠다고 하고 다음은 군인 연금, 사립교원 연금 차례일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서민들의 살림과 직결된 것들에서는 돈을 많이 내게 하면서 법인세는 감해 주고 규제는 푸는 등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보아주고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오바마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해서 중산층을 살리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꾸로 부자는 세금을 덜 내고 서민들은 갈수록 더 내게 된다고 불만이 대단하다.

정부에서는 창조경제, 경제 활성화라는 그럴듯한 표어를 남발하고 있다. 창조경제는 퍽 생소한 단어인데, 아마도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새로운 방법으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말인 것 같다. 그런데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보면 새로운 것, 참신한 것, 창조적인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추진해 온 규제의 해제만 보아도 그것은 창조적인 것이 아니고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무지갯빛 말놀음으로 국민을 현혹시켰다. 창조경제, 통일대박, 증세 없는 복지 확대 등은 무늬만 아름답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3년차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그들이 속은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특별히 연말정산을 통해서 세금폭탄을 맞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불만이 터졌다. 사람들은 증세 없이 복지를 늘리겠다는 말에 넘어갔다. 지하경제를 투명하게 하면 복지를 위한 재원이 마련된다는 말을 믿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믿고 싶었던 것이다. 그것은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먹는다는 속담이 말해주는 것처럼 그들의 욕심 때문이었다.

증세와 복지는 손잡고 간다. 유럽처럼 복지가 잘 된 나라들에서 국민들이 세금을 많이 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돈 없이 복지를 늘릴 수 없다는 것은 중학생이라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증세 없이 복지를 늘린다는 말을 받아들였다. 지금 여기저기서 속았다고 말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바보가 아니고서야 누가 그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에 속겠는가? 속은 우리가 바보다.

사기꾼들은 사람들의 욕심을 이용한다. 여기에 투자하면 당장 재산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거나, 여기가 개발지역이니 이 땅을 사두면 수년 안에 땅 값이 세 배 이상 뛴다고 달콤한 말로 유혹한다. 사기꾼들은 세상 물정에 어두운 선생들 혹은 어수록한 아주머니들에게 접근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그들을 피하지만, 몇 명만 걸려들면 한몫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사기꾼들은 이런저런 그럴듯한 말을 지어내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들의 말에 걸려드는 사람이 바보다.

박근혜 후보는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당을 자처하면서도 김종인 씨를 앞세워서 진보주의자들이 내세울 만한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을 쏟아냈다. 그런 공약들은 그 후보가 속한 정당의 정체성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었지만,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그들의 공약에 속아 넘어갔다. 정작 진보주의를 자처하는 정당에서는 내놓지 못한 그럴듯한 그리고 적극적인 복지대책을 가지고 사람들을 유혹했다. 특별히 노인들에게는 매달 20만원씩 주겠다고 했다.

증세 없이 복지를 늘린다고 하는 말을 믿은 사람들은 공짜를 좋아한 사람들이다. 공짜를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일반적인 속성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짜를 좋아했다고 해서 그들을 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짜라고 해도 양잿물인가 아닌가 분별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기들을 속였다고 불평을 쏟아내고 있지만, 증세 없이 복지를 늘린다는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으니 얼마나 바보들인가?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욕심 때문에 그 거짓말에 속아 넘어갔다. 이제야 그들은 공짜인 줄 알고 양잿물을 먹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짜라고 해서 아무것이나 먹으면 안 되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말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돈을 잃고 나서 너 사기꾼이라고 대들기보다는 내가 바보였다고 자책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라도 속지 않으려고 조심하게 될 테니까. 우리는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버릇이 있는데, 사기꾼에게 당했을 경우 실상 내 탓이 더 많다. 많은 사람이 그 사기꾼에게 속지 않았는데, 나만 속았기 때문이다. 증세 없이 복지를 늘리겠다는 공약에 우리가 속았다면 그런 말에 속은 우리가 바보다.

교회에도 사기꾼들이 많다. 그 사기꾼들 밑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것은 그들이 공짜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들의 말에 속아 넘어가는 것은 그들의 욕심 때문이다. 공짜를 좋아하는 욕심쟁이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사기꾼들의 말을 믿고 분별없이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한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수님은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을, 부자가 되는 것을 가르치신 일이 없다. 오히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재물을 탐하지 말라고,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고 가르치셨다. 이런 성경 말씀을 날마다 읽으면서 묵상하는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넘어가는 것은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먹으려는 사람처럼 욕심에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교회에는 그런 바보들이 많다. 그래서 사기꾼들이 재미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