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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
방현섭  |  racer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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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1월 14일 (수) 16:13:33
최종편집 : 2015년 01월 17일 (토) 11:51:48 [조회수 : 2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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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에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임기 3년차에 들어가는 포부를 밝히고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였다. 이 신년기자회견의 내용과 관련하여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예년과 크게 달라진 것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자회견 중에 특히 남북관계와 관련하여 언급한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 국정 운영에 있어 또 하나의 핵심과제는 한반도 통일시대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지금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입니다. 작년에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전쟁 위협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개성공단을 폐쇄 상태로까지 몰고 갔고, 어렵게 마련된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무산시켰습니다. 그리고 최근 장성택 처형 등으로 더욱 예측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분단된 지 70년이 됩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대립과 전쟁위협, 핵위협에서 벗어나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야만 하고, 그것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시대를 준비하는데 핵심적인 장벽은 북핵문제입니다. 통일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개발은 결코 방치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주변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를 차단하고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걸음을 내딛는다면 남북한과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실질적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공동 번영을 위한 의미 있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해 남북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속해 왔습니다. 올해도 이러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교류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작년에 이산가족 상봉을 나흘 앞두고 갑자기 취소된 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이번에 설을 맞아 이제 지난 50년을 기다려온 연로하신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도록 해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랍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으로 첫 단추를 잘 풀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계기의 대화의 틀을 만들어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앞으로 통일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DMZ 세계평화공원’을 건설하여 불신과 대결의 장벽을 허물고,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하여 한반도를 신뢰와 평화의 통로로 만든다면 통일은 그만큼 가까워 질 것입니다.  

 
기자회견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통령은 사전에 작성된 원고에 충실하였다. 대북정책은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박대통령 정책의 중요한 한 축이다. 이른바 신뢰프로세스라는 슬로건으로 제안된 대북정책은, 그러나 거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신뢰라는 핵심포인트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 아닐가 생각된다. 신뢰를 쌓기 위해 남한이 노력을 하겠다는 의미인지, 북한이 남한의 기준에 맞는 수준의 신뢰를 쌓으면 그때 남한도 움직이겠다는 것인지, 신뢰를 쌓기 위해 서로가 노력하자는 것인지 애매하다. 신뢰프로세스라는 좋은 슬로건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의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자의적으로 해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북정책과 관련된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북한을 향해 제안한 것인지 아니면 남한의 보수적인 집단을 향해 제안한 것인지 일 수가 없다. 정말 북한과의 대화와 통일을 위한 진전된 행보를 원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처음부터 북한을 몰아치고 있다. 핵실험, 전쟁위협, 개성공단 폐쇄, 일방적 이산가족 무산! 어느 것 하나 북한 입장에서 듣기 좋은 소리는 없다. 거기에 내부문제라고 할 수 있는 장성택 처형까지 거론하였다. 거기에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어려움'이라는 언급은 듣는 관점에 따라 북한당국이 정부 구실도 하지 못하는 허수아비라는 비난처럼 들릴 수도 있다. 통일시대를 열기 원한다고 하면서 굳이 이렇게 운을 뗄 필요가 있었을까, 물론 북핵문제는 국제적으로 심각한 위협이 분명하고 북한 주민들의 삶이 힘겨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은 다양하게 제기될 수 있고 어느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가를 따져보는 것이 상식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세계적 추세에 따라 개방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데 현재 남한이 선택한 방법이 과연 최선일까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갈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역시 DMZ 세계평화공원, 유라시아 철도로 귀결됐다. 대통령이 취임 시부터 지속적으로 언급했던 대규모 프로젝트이고 성사되기만 한다면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만한 기획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DMZ 세계평화공원은 물론이고 유라시아철도 같은 프로젝트는 남한이 일방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한다고 해서 성사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적으로 북한의 호응과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를 정말 성사시키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북쪽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호응할 수 있는 미끼가 있어야 한다. DMZ 세계평화공원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만든 평화의 공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뿐만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보존된 지역이라는 관광의 이점이 있다. 유라시아 철도 역시 남한의 발전된 기술력으로 생산한 물자들이 유라시아 지역에 적은 수송비용으로 실어나를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있다. 경제적인 이익이 있는 사업이라면 당연히 그 이익을 북한과 나누는 것이 맞을 테고 그런 이익을 북한이 거절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 즉 북한이라는 국가에 대한 비난을 앞세워서 평화공원을 만들고 철도를 연결하자고 한다면 반응이 어떨까 예상하지 못할까? 이번 신년기자회견을 보면 과연 의지가 있는지, 성사시키고 싶은 사업인지 아니면 여론전환용 구호에 지나지 않는지 궁금하다. 안타깝다.

이어진 기자들의 질의응답에서 대북정책과 관련된 질문은 두 번째로 제기되었다. 그만큼 대북정책은 한국에서 중요한 이슈인 것이 분명하다. 질문과 응답 전문은 아래와 같다.

 박성준(MBC) 기자 : 저는 두 번째 질문으로 한반도 문제 여쭤보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국정기조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한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추진하고 계십니다. 앞서 신년구상에서도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기도 하셨는데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위해서 올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들을 준비하고 계신지 언급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질문 드리겠습니다. 앞서도 말씀하셨지만 장성택 처형 등으로 인해 북한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수차례 언급하셨습니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심각한 시나리오로는 어떤 상황까지로 설정하시고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대비하고 계신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 대통령 : 평화통일 기반 구축은 남북 관계는 물론이고, 우리의 외교안보 이 전반을 아우르는 국정기조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 중에는 이 통일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 않겠느냐, 그래서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그런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저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지금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 얼마 전에도 보도가 됐는데 이분이 ‘만약에 남북통합이 시작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이 한반도에 쏟겠다. 그럴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만약에 통일이 되면 우리 경제는 굉장히 도약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저는 한반도의 통일은 우리 경제가 실제로 대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 질문하셨는데, 세 가지로 나누어서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첫째는 먼저 한반도에 평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우선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보태세를 튼튼하게 해야 하고, 특히 북한의 핵위협은 이것이 있는 한은 어떤 남북경협이라든가 또는 교류, 이런 것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고, 또 공동발전, 역내의 공동발전도 이것 때문에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일원으로 가겠다 이렇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사회와 같이 힘을 합해서 적극 도우려고 합니다. 그렇게 갈 수 있도록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또 그런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해결 방법도 강구하려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그것을 통해서 남북 주민 간에 동질성 회복도 좀 더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이 남북한의 주민들이 그동안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서로 다른 체제 속에 살았기 때문에 이것이 우리가 과연 같은 민족이냐 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생각하는 방식이라든가 생활방식이 너무나도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특히 또 우리 많은 북한 주민들이 굉장히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 확대해 나가고, 또 남북 간의 주민 간의 어떤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그런 건전한 민간교류도 확대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와 관련한 어떤 경험이 풍부한 유럽의 NGO들이 있습니다. 그런 NGO들과 또 한국의 NGO들이 힘을 합해서 북한의 농업이라든가 또는 축산업, 이런 것을 지원한다면 이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도 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한 주민에 대한 이해라든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북한의 이런 동질성 회복은 탈북민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탈북민들이 오랫동안 다른 체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그 탈북민들을 잘 여기에 정착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보듬는다면 그들이 통일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 이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 통일은 우리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어떤 공감대, 또 국제사회도 그것을 지원하고 그것이 좋은 일로 같이 협력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년에 미국, 중국, 러시아 이런 곳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남북통일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고, 또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외교적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고, 특히 동북아평화 협력 구상, 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해서 역내 국가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한반도 통일, 또 주변에 있는 국가들의 공동번영이 선순환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노력을 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에 아직 답을 못 드렸는데, 급변사태에 대해서 질문하셨죠? 작년에 장성택 처형 그것을 보면서 정말 우리나라 국민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참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될 것이고, 또 어떤 행동으로 나올 것인지 아마 세계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어떤 특정 상황을 예단하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서 철저하게 대비를 해 나가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튼튼한 안보태세를 잘 갖추어서 국민들이 어떠한 경우에도 안심하고 생활하실 수 있도록 평화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또 이것을 위해서 미국, 중국을 비롯한 우방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력을 해 나가겠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은 또다시 '통일은 대박'이라는 명제로 답변을 시작했다. 그런데 대박에는 '만약'이라는 전제가 달려 있다. 그런데 이 '만약'이라는 단어를 '정말'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남과 북 중 어느 쪽의 노력인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통일 기반 구축을 위해 세 가지로 답변하였는데 우선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도 먼저 안보태세에 대해 언급하였다. 맞다,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게다가 북한은 비대칭무기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의 전제조건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비핵화를 위한 기간과 방법은 다양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연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한 북한의 핵 포기의 시점은 언제인가? 핵 포기를 선언한 시점인가, 핵 포기 이행시점인가, 핵 포기 상태를 국제사회가 최종 검증완료한 시점인가? 설마 최종 검증 완료 시점은 아닐 것이다. 언제가 될 지도 모르는 때를 5년 임기인 대통령이 걱정할 일은 아닐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접촉과 공동발전, 역내 공동발전 방안은 지금 실천에 옮겨도 되지 않을까? 이 기자회견이 공감을 형성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이 답변은 그저 북핵이 한반도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내용만 부각했을 뿐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실질적 제안이 되지 못하였다.그리고 더욱 심각한 문제는 평화를 물리적 무력 즉 안보태세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폭력으로 평화를 유지한다는 개념이야말로 낡은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평화는 군사력 대결로 유지된 경우보다 대화와 군축을 통해 유지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해 주었다.

두 번째로 인도적 지원 강화와 그것을 통한 남북 주민 간의 동질성 회복을 언급하였다. 우선 지난 2년의 임기 동안 남한은 어떤 인도적 지원을 하였는가를 돌아봐야 한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지속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으나 대북 정책에 박했다던 이명박 정부보다도 더 엉망인 성적표를 받지 않았는가? 정부차원의 대북인도지원이라는 것도 UN 기관에 돈을 내는 것이었다. 민간단체의 인도지원은 작년에도 정부의 벽에 부딪혀 거의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취임 초부터 장담한 것이 지난 2년 동안 안 되었는데 과연 올해는 최소한 남한 쪽의 문이라도 활짝 열리게 될지 눈여겨봐야겠다.

또한 동질성을 언급하였는데 워낙 다르게 살아온 두 나라에서 굳이 동질성을 찾으려고 애쓰는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가 미국 혹은 중국, EU 등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그들과 우리 사이의 동질성을 발견했기 때문인가? 전혀 아니다.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현재 남북관계에서는 동질성을 찾는 것보다 이질성을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이다. 남한은 남한의 잣대와 안경으로만 북한을 이해하려고 하고 북한도 북한의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서로를 이해하고자 할 때 전혀 다른 지평이 열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현대 국제관계의 기본 상식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작년에 독일 드레스덴에 방문해서 유럽의 NGO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의 NGO들이 경험이 풍부한 유럽의 NGO들에게 도움을 받아 함께 대북인도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다시 언급하였다. 과연 그럴까? 유럽이 제3세계들에 대한 지원, 구호사업을 잘 했을지 몰라도 북한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대북 인도지원사업을 가장 잘 했던 것은 남한의 NGO들이었고 가장 풍부한 대북인도지원 경험을 갖춘 것도 남한의 NGO들이다. 그것은 유럽의 NGO 활동가들도 공히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남한의 NGO들에게는 전혀 지원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체기금으로 지원하겠다는 것도 각종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며 승인을 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어렵게 돌아가려는가? 게다가 기금이 우회할 경우에는 반드시 추가비용이 들게 된다는 당연한 사실까지 외면하면서...

세 번째로 통일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제협력 강화를 언급하였다. 물론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과연 남북 당사자의 협력보다 국제협력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지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올해 분단 70년이 되었다. 왜 분단이 되었는가? 조선은 전쟁당사국도 아니었고 침략국가, 패전국가도 아니었다. 피해자였다. 그런데 왜 가해자에게나 주어질 법한 분단이 강요되었는가? 강대국들의 이권다툼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이 한반도가 분단된 것임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 결국 어느 나라나 제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에게 피해를 강요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역사는 우리에게 말해준다. 그런데 70년 동안 온갖 분단의 아픔을 겪었던 이 민족의 현재와 미래를 다시 외국, 강대국의 손에 맡기겠다는 발상을 지금 다시 하고 있다. 한반도의 통일이 강대국에게 불이익이 된다면 과연 이 나라들은 남북통일에 협력할까 아니면 방해할까? 외교적인 노력은 반드시 해야 하겠지만 그보다 우선적인 것은 민족적 노력이 아닐까? 걱정스럽다.

전적으로 북한과 관련된 질문은 아니지만 북한과 관련된 외교안보분야의 질의 응답도 있었다.

김종균(YTN) 기자 :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대통령께서 새해에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힘든 상황을 가진 이웃이 두 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대화를 하자, 관계 개선을 하자고 하고, 또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도발하고 있는 일본 아베총리와 또 북한의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베총리는 지난해 12월 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적으로 참배했습니다. 이웃국가들에게 큰 실망감과 아픔을 줬는데, 이대로라면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내년까지도 한·일 정상회담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의 변화만 기다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런 악화일로의 한·일 관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어떤 게 있고, 이 가운데 한·일 정상회담도 포함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덧붙여서 지금 남북 상황에서는 다소 뜬금없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을 임기 내에 추진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 대통령 : 북한에서 올해 신년사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그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을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고, 또 진정성 아니겠습니까? 작년에도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이야기했지만 작년에 북한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을 했는지 여러분들께서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저는 한반도의 평화와 또 통일시대 준비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북한의 지도자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된다든가 이렇게 돼서는 안 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회담이 되도록, 또 그런 회담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일본과 관련해서는 일본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저는 새 정부 출범할 때부터 한·일 관계의 발전을 바라왔고, 또 특히 양국 간에 신뢰 형성의 기초가 되는 올바른 역사인식, 그것에 대해서 좀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강조를 해 왔습니다. 그동안의 한·일 관계를 돌아보면 한·일 관계가 무라야마 담화, 고노담화, 그것을 기초로 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깔고 쭉 한·일 관계가 이어져 온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최근에 와서 그것은 일본 정부의 공식입장이었습니다. 우리도 그것은 일본이 갖고 있는 확고한 공식입장이다 해서 이런저런 일들이 그동안 있었어도 공식입장을 믿고 한·일 관계가 이어져 온 건데 최근  들어서 한국은 그렇게 계속 가려고 하는데 자꾸 그것을 부정하는 언행이 나오니까 이것이 양국 관계의 협력의 환경을 자꾸 깨는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양국 협력이 확대되어 나가야 할 중요한 시기인데, 이러한 협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자꾸 깨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 저는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는 여태까지 한일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한일정상회담은 두 나라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또 그런 준비 하에 추진이 되어야 할 걸로 생각을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년사와 관련,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고, 진정성이라고 답변했다. 역지사지!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전적으로 맞는 말은 화자나 청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남한 대통령이 보기에 북한 제1위원장은 행동 없이 말만 앞섰고 진정성이 없어 보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 제1위원장의 눈에 남한 대통령은 어떻게 보였을까?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도토리 키 재기! 북한은 작년에 남북관계 개선을 이야기했지만 남한의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이야기했다. 어떤 한 관점만 고집한다면 대화는 없고 계속 상대방의 탓만 하다가 끝날 수밖에 없다. 정상이 만난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도 없겠다. 그러나 만나서 뭘 할 것인가? 사실 지금 만나서 결의하고 동의할 일은 별로 없다. 6.15선언, 10.4선언에서 크고 작은 부분은 합의가 됐다. 어떻게 합의를 이행할 것인가 정도의 이야기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고 그저 만나는 것 이상의 상징적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남이나 북이나 홍보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더 열린 마음인데 상대방의 자세가 열리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기 위한 면피용 정상회담 언급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만나는 것이 좋다. 만나면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 그저 책임전가를 위해 탐색전만 하는 느낌이다. 이것도 안타깝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의 비판을 받는 것 중에 하나가 유체이탈 화법이다. 나는 아니고 나는 잘못한 게 없으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식의 발언에 국민들은 가슴이 아프다. 이번 기자회견도 그런 느낌이 강했다. ‘나는 활짝 열려 있지만 북한이 자꾸 어깃장을 놓는다는 식이다.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은 이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최소한 두 개의 국가 간 문제이다. 남한 사람들만 공감하고 동의해서는 안 된다. 북한 사람들도 공감하고 동의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두 나라를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 대부분이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 국가의 이익을 악착같이 지키는 문제는 중요하다. 그러나 남북관계, 통일은 국가의 이익에 매우 중차대한 주제라는 것 역시 기억해야 한다.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북정책들이 올해에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단지 바라는 것은 북한이 꽉 막혔다면 열린 남한이 더 넉넉하고 여유있게 대응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무엇을 얻기 위해서 힘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음을 쓰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힘을 쓰는 사람은 나중에 또 다른 힘에 굴복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마음을 쓰는 사람은 또 다른 마음을 얻게 된다. 북한의 어깃장에 맞삿대질이 아니라 웃으면서 더 큰 그림을 그려가는 외교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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