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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은 이제 그만 받기로 해요.
이진경  |  jinkyung.l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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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1월 02일 (금) 14:32:46
최종편집 : 2015년 01월 02일 (금) 14:38:26 [조회수 :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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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예배를 드린 후의 소감을 적은 한 친우의 글을 읽었다. 그녀는 교회에서 사모님과 헤어지며 주고받은 인사말에서 작은, 그러나 귀중한 깨달음을 얻었던 모양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요 며칠 새 수없이 건넸을 이 누구나의 새해인사를 그녀가 사모님께 건넸을 때, 그녀는 뜻밖의 답인사를 들었다고 한다. “복된 자 되십시다.” 이 조용한 인사는 그녀의 영혼을 고요히 흔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는 사람이라면 복을 받기보다는 나 자신이 누군가의 복이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에 가닿았다.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는 복이 될 것이다. 너를 축복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복을 베풀고 너를 저주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릴 것이다.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창 12:1-3)

아브라함이 아직 아브람이었을 때, 그는 익숙한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다. 낯선 곳으로 가라시던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약속은 이런 것들이었다. “너는 복이 될 것이다.” “너를 축복하는 사람에게 내가 복을 베풀겠다.”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 놀랍게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아, 너에게 복을 주겠다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복을 받는 것은 아브라함 자신이 아니라 그가 만나게 될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 아브라함 역시 복 받기 위해 그리 한 것이 아닌 셈이다. 그는 다른 이의 복이 되기 위해 하나님을 믿은 것이었고, 하나님은 이 믿음을 소중히 여기셨다.

“복된 자 되십시다.” 다양한 종류의 복을 받기 위해 하나님을 믿는 세상의 소란 속에서 이 조용한 인사는 아브라함이 받았던 약속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너는 복이 될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누군가의 복이 될 것이다. “어디서 이런 복덩이가 굴러왔지?”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우리를 만나고, 우리를 겪고 마침내 해야 할 말은 바로 이것일 터이다. 우리는 그렇게 세상의 복이 될 것이다.

그러니 복은 이제 그만 받기로 하자.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하나님은 이미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이미 충분히 받았으니 더 받을 생각일랑 이제 그만 하도록 하자. 그렇다고 주겠다고도 말자. 남에게 무언가를 주겠다는 생각 속에 나도 모르는 교만이 움트기는 얼마나 쉬운가. 내 가진 알량한 것으로 수혜자의 자리에서 베풀 생각 따위는 치우고, 그리스도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그저 나 자신을 내어주어 스스로 다른 이의 복이 되도록 하자. 아브라함에게 찾아와 말씀하셨던 하나님은 지금도 동일하신 분이시다. 그분은 저 옛날 아브라함을 찾아가셨던 것처럼 오늘도 자신이 택하신 사람들을 찾아와 말씀하신다. 익숙하고 낯익은 곳, 안전하고 편안한 곳을 떠나 복이 필요한 이들의 복이 되라고.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또 한 번의 새해, 나는 그렇게 누군가의 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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