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의 선교, 교육, 출판, 사평 등 각 국위원회가 오늘(24일) 오전 11시와 오후 1시30분에 16층과 18층의 회의실에서 각각 모여 잡음과 논란 끝에 국총무를 선출했다. 감리회사태의 영향으로 공석이 된지 4년만이다.

선출결과 사회평신도국을 제외한 3개국에서 국 총무가 선출됐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선교국 - 강천희 목사(감신). 재석 18/22 이영구 목사 사퇴로 신임투표 찬성10 반대8

△교육국 - 김낙환 목사(목원). 재석 20/22 김낙환13 김주덕4 기권3

△출판국 - 한만철 목사(협성). 재석 18/22 한만철 목사가 12표, 황호 1표, 무효 5표

△사평국 - 선출 안됨. 김진열 장로 사퇴, 유용관 단독후보로 신임투표 결과 과반얻지 못함(표결발표안됨)

▲ 감리회본부 각국 총무가 선출됐다. 좌로부터 선교국 강천희 신임총무, 교육국 김낙환 신임총무, 출판국 한만철 신임총무. 사회평신도국은 선출되지 못했다.

교육국과 출판국은 감독회장이 추천한 각 2인의 후보를 대상으로 국 위원들이 투표를 진행해 정상적으로 국 총무를 선출했으나 선교국과 사평국에서는 후보출마 정견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후보가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지며 단독후보를 놓고 신임투표를 하는 모양새로 진행됐다.

이를 놓고 위원들은 강한 불만을 쏟아 냈다. 일부 위원들의 항의성 퇴장까지 불러온 국위원들의 불만은, '사퇴할것이면서 왜 출마 했느냐'는 특정 후보의 무책임한 처사에 대한 질타와 '감독회장이 특정인을 정해놓고 자신들을 거수기로 만들었다'는 불쾌감의 표현, 그리고 감독회장의 추천으로 국 총무 후보가 되는 현 장정상 '후보의 전문성, 효율성이 고려되기 보다 감독회장의 제식구 세우기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인사시스템에 대한 불만 등으로 요약되고 있다.

선교국은 논란 끝에 단독후보를 놓고 강천희 목사를 선교국 총무로 선출한 반면 사회평신도국은 우여곡절끝에 재투표까지 벌이면서도 유용관 후보가 끝내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여 불신임되고 말았다. 이번 총무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각 종 잡음으로 인해 감리회 본부 인사시스템의 총체적 난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선교국위원회

▲ 신임 선교국 총무 강천희 목사

오전 11시 16층 본부회의실에서 위원장인 여우훈 감독의 사회로 개회된 선교국위원회는 전회의록 낭독과 국위원회 조직, 업무보고 등의 안건을 처리한 후 곧 바로 국 총무 선출에 들어갔다. 선교국 총무 후보로 추천된 이는 강천희 목사와 이영구 목사.

그러나 정견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영구 후보가 “강천희 목사가 중부연회 총무로 오랫동안 일하셨는데 그에 비해 나는 역량이 많이 모자란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위원들이 “사퇴한다는 거냐? 확실하게 말하라”고 다그치자 이영구 후보는 “강천희 목사가 더 잘할 거 같아서 후보를 사퇴한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에 위원들은 “사표를 내려면 후보로 추천되기 전에 했어야 하는거 아니냐”, “여기까지 와서 상대를 밀어주는 거냐”, “국위원을 무시하는 처사다”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김정석 위원은 “우릴 어용으로 삼는건가? 그냥 시키면 되지.. 난 참여하고 싶지 않다”며 퇴장하기도 했다.

한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로 인해 이후 투표를 진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위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뜨거웠다. ‘후보가 사퇴했으니 만큼 한 사람을 더 추천 받아 다시 선출절차를 밟아야 한다(동의안)’는 의견과 ‘한 후보를 놓고 신임투표를 해야 한다(개의안)’는 의견으로 갈렸다.

이 논란이 투표에 붙여졌고 결과는 재석 19명인 상태에서 8:8 동수가 나왔다. 이 때 의장이 “오늘 결정하자”는 개의안에 표를 던지며 강천희 단독후보를 놓고 신임투표가 진행됐다. 결과는 신임찬성 10표, 신임 반대 8표로 강천희 후보를 선교국 총무로 결정했다.

▲ 여우훈 위원장(서울연회 감독)의 사회로 선교국위원회가 열려 국 총무를 선출하고 있다. 감독회장이 추천한 두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기 위해 기다리는 장면

▲ 김정석 위원이 총무선출 과정의 문제를 지적하며 굳은 표정으로 퇴장하고 있다.     ▲ 표결

교육국위원회

▲ 신임 교육국 총무 김낙환 목사

같은 시각 18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교육국위원회(위원장 최재화 감독)의 총무선출은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됐다. 총무 후보자로 추천된 김낙환 목사, 김주덕 목사를 대상으로 선거를 펼친 결과 김낙환 목사가 13표, 김주덕 목사가 4표를 얻었다.

두 후보가 동수가 되거나 다득표자가 과반이 안나오면 1회에 한하여 한번 더 투표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들어 갔으나 1회 투표에서 결정됐다.

그러나 일부 국위원사이에서는 교육국 총무 후보추천에 있어서 기독교교육 분야에서의 전문적 소양과 능력이 우선되기 보다 학연 몫으로 배정되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 교육국위원회     ▲ 투표     ▲ 교육국 총무에 선출된 김낙환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출판국위원회

▲ 신임 출판국 총무 한만철 목사

오후 1시30분, 18층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국위원장인 이성현 감독 주재로 출판국 총무 선출이 있었다. 투표에 앞서 몇몇 위원들은 출판국 총무는 출판에 관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는데 출판경력이나 전문성을 검증하는 기회가 없이 투표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투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총무후보로 나온 한만철 목사는 “문서선교는 선교의 귀중한 한 축으로 좋은 양서를 만들어 선교하는 일에, 감리회를 홍보하는 일에 노력하고 싶다”며 출마인사를 전했고, 황 호 목사는 “현장 목회를 하면서 교재 등 부족한 부분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좋은 양서들을 많이 보급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원하게 됐다”며 인사를 전했다.

출판국위원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표결과 한만철 목사가 12표, 황 호 1표, 무효 5표로 한만철 목사가 출판국 총무에 선출됐다.

▲ 출판국 위원회(위원장 이성현 감독)     ▲ 출판국 직원들의 인사     ▲ 출판국 총무 후보에 추천된 한만철 목사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회평신도국

사회평신도국위원회가 같은 시각 16층의 회의실에서 국위원장인 안승철 감독 주재로 모였지만 끝내 국 총무를 선출하지 못했다.

감독회장의 총무 후보추천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던 사평국 총무선출은 국위원회 시작부터 한 위원의 문제제기로 시작됐다. 백삼현 위원이 본부 각 국 총무 채용공고에 자격증을 우대한다거나 하는 선발기준을 무시한 채 ‘특정인 세우기’가 시도되고 있다고 반발한 것.

문제는 총무후보의 정견발표에서 불거졌다. 감독회장에 의해 추천된 2인 후보중 김진열 후보가 “제가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이런 저런 말이 많은데 저는 사회평신도부 총무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며 퇴장해 버렸다. 반면 유용관 후보는 “말하기는 더디하고 듣기는 속히하겠다”는 출마의 변을 밝혔다.

위원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가운데 한 후보가 사퇴한 것에 대해 곽주환 위원이 “답답하다. 똑같은 헤프닝이 선교국에서 발생했다. 이게 우연인지 조적인지 굉장히 불쾌하다”며 퇴장해 버렸다. 다른 한 위원도 “우리가 거수기가 되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31회기의 주제가 ‘오늘의혁신 내일의 희망’인데 지금 봐선 참 먹먹하다”며 어이없어 했다.

이후 위원들 사이에 논란이 뜨거웠다. 한 후보가 사퇴한 상황에서 투표를 진행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한명의 후보를 더 추천받아 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논란 가운데 사퇴한 후보를 제외한 유용관 후보만을 대상으로 신임투표가 진행됐다. 결과는 재석 21명중 유용관 찬성 10표, 무효 11표였다. 과반수가 안됐다. 무효처리된 11표중 10표는 아무 표시 없는 공란이었으며 1표는 중앙의 구분선에 O표한 것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또 불거졌다. 단독후보를 놓고 신임투표결과 유용관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하자 일부 위원들이 ‘관례’를 들어 1회 더 투표를 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1회에 한해 한 번 더 투표하는 것이 장정에 맞느니 맞지 않느니, 할 수 있느니 없느니 하는 논란이 정회를 포함해 오래도록 이어졌다.

논란이 길어지며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의장은 ①재투표를 오늘 진행할 것이냐 ②이대로 폐회하고 다시 선출절차를 밟을 것이냐를 놓고 투표를 강행했다. 결과는 투표진행 8표, 이대로 폐회 4표였다.

의장은 “재투표하자는 의견이 많다”면서 재투표를 진행했다. “재투표에서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하면 끝내겠다”는 다짐도 했다.

재투표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안승철 의장은 “재투표결과를 말씀드린다. 이번에 사평국 총무는 선출되지 못했다”고 짧게 선언했다. 유용관 후보가 재투표에서도 재석수의 과반을 넘지 못했음을 의미했다.

안승철 의장은 “이후 일정은 감독회장과 상의하겠다”고 알리고 폐회를 선언했다.

▲ 백삼현 사회평신도국위원이 후보추천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후보사퇴의사를 밝히는 사평국 총무 후보     ▲ 유용관 후보가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 곽주환 위원이 후보추천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퇴장하고 있다.     ▲ 신임투표     ▲ 안승철 사평국위원장(남부연회 감독)이 개표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