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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오지랖이 넓은 것인가? 착각이 심한 것인가?
박경양  |  kmpeace@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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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11월 21일 (금) 13:17:40
최종편집 : 2014년 11월 23일 (일) 21:43:10 [조회수 : 9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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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선출과 관련한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나는 애초에 김영주 목사가 총무 선거에 나서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주장처럼 그의 능력이나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나는 교회연합운동이 몇몇 인사들에 의해 독점적으로 운영되는 것에 반대한다. 또 교회연합운동 진영에서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는 선배들이 능력 있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주 목사가 후배들의 길을 터주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더구나 감리회가 키워 온 교회연합운동 진영의 유력한 지도력이 선거과정에서 이러저러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총무선출과 관련한 그동안의 논란과정을 지켜보면서 하고 싶은 말이 굴뚝같았지만 참아왔다. 또 이 일이 교단 간의 일이기 때문에 NCCK 감리회 측 대의원으로서 나서는 것이 교회연합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침묵해 왔다. 하지만 지난 18일 우연히 한 인터넷 신문에 실린 예장 통합 측의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입장 성명서를 본 후 심한 모욕감과 불쾌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기어이 한 마디 하기로 했다.

나는 예장통합의 성명서에서 위선적인 바리새적 냄새를 느꼈다.

예장통합은 성명서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걸어온 90년은 교회와 민족을 위하여 십자가를 진 고난의 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개된 총무인선과정에서 NCCK의 일부 인사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져서 NCCK의 이 같은 신앙적 실천적 유산과 전통과 공공성에 심각한 손상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부득이하게 한국교회 앞에 다음과 같이 호소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쓰고 있다. 나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솔직히 욕지기가 났다. 위선적인 바리새적 냄새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예장통합의 주장처럼 NCCK 지난 90년 간 일제 식민지 시절에는 민족에게 희망을 주고, 분단과 전쟁으로 고통을 겪을 때는 하나님의 위로를 선포하며, 군사독재 시절에는 소외된 이웃의 생존권과 인권옹호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헌신하고, 문명사적 전환을 요청하는 생태적 위기 앞에서 정의와 평화를 선포하는 등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왔다. 또 예장 통합의 주장처럼 최근 NCCK의 일부 인사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져서 NCCK의 이 같은 신앙적 실천적 유산과 전통과 공공성에 심각한 손상을 야기하고 있다는 주장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NCCK의 일부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는 예장통합 조차도 고백하고 회개해야 할 과제이지 예장통합이 나서서 타 교단이나 다른 사람을 향해서 지적해야 할 일이 아니다. 특히 총무선출과정에서 드러내는 NCCK의 일부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 행태에서 예장통합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장통합은 그런 고백 없이 ‘도덕적 해이’ 대상에서 자신들은 제외하고 있다. 마치 도덕군자가 자신만이 옳고 타 교단이나 다른 사람은 부도덕한양 주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나는 예장통합의 바리적 위선이 느껴진다.

∙ 나는 예장통합이 참 오지랖이 넓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예장통합은 형제 교단의 규정마저 자신들의 입맛대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도대체 어느 교단이 예장통합에 자신들의 법규를 해석할 권한을 부여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예장통합은 성명서에서 김영주 총무가 “‘정년을 넘기기 전에 임기를 완료하지 못하는 이는 선출직에 출마할 수 없다’는 소속 교단의 법규마저 무시하며 중임에 도전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예장통합은 감리회의 장정을 오독하고 있다.

예장통합의 주장처럼 감리회 장정이 임기를 만료할 수 없는 이가 선출직에 입후보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감리회 장정이 예장통합의 주장처럼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감리회 장정 <조직과 행정법> 제131조(감독회장의 자격과 선출) ①은 감독회장의 입후보 자격과 관련하여 “정회원으로 25년 이상 계속 무흠하게 시무하고, 연령이 임기를 마칠 수 있는 이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법 제81조(교역자의 은퇴) ①은 감리회 교역자는 “3월말 기준으로 70세가 된 교역자는 당해 연도 연회에서 은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들에서 보듯 감리회 교역자는 만 70세에 연회에서 은퇴하는데 연회가 4월에 열리기 때문에 사무처리를 위해 당해 연도 연회에서는 3월말을 기준으로 만70세에 해당하는 교역자만 은퇴하고 4월 이후 만70세가 되는 교역자는 다음 해에 은퇴한다.

따라서 예정통합의 주장대로라면 김영주 목사는 감리회 장정에 따라 당연히 NCCK 총무 입후보 자격을 갖는다. 김영주 목사는 생일이 NCCK 총회 이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장통합 측은 타 교단의 규정마저 자신의 입맛대로 해석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소속교단의 규정 운운하며 감리회를 들먹이는 예장통합의 이런 주장은 감리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 예장통합은 스스로를 한국교회의 경찰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나는 최근 예장통합의 행태에서 국제사회에서 국가들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일의 옳고 그름을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자신들의 입맛대로 판단하면서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국제경찰인 것처럼 역할을 하는 패권 국가들의 그림자를 본다. 예장통합은 이번 성명서에서 “정치적 담합에 의한 투표의 힘으로 교회연합기구를 운영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앞날에 심각한 폐해를 낳을 것이 분명하기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호소하는 바”라든가 “지금은 분단과 분열의 역사를 청산하기 위해 온전한 민족해방을 위한 광복 70주년과 진정한 교회개혁을 위한 종교개혁 500주년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갈 때” 혹은 “NCCK가 진정한 에큐메니칼 정신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때”라며 “우리 모두 함께 생명이요 정의와 평화이신 하나님의 주권적 개입을 간구”하자고 쓰고 있다. 말인즉 옳다. 하지만 이 주장에서 나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바르게 세울 집단은 나밖에 없고, 나만이 옳다는 식의 패권의식을 느낀다.

하지만 솔직하게 묻자. 예장 통합이 스스로 그런 주장을 할 자격이 있다고 정말 믿고 있는가? 예장통합은 한국교회 연합운동에서 그동안 자신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정말 알지 못한다는 것인가? 한기총 분열 과정을 생각해 보라. 또 한국교회에 심각한 갈등을 만들고 있는 한국찬송가공회를 분열 과정보라. 최근 교단장협의회 분열 움직임을 보라. 그때 거기서 예장통합은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 보라. 물론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들이 모든 행위를 정당화 해 주지는 않는다.

나는 또 묻고 싶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잣대는 누구에게나 동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 교회협 총무 선출과 관련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이들은 지난 WCC총회 과정에서 김영주 총무가 한기총과 관련된 한 문서에 서명했던 사실을 문제 삼고 있다. 당연히 문제 삼을 수 있다. 당시 김영주 총무의 행태는 당연히 정당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문제로 김영주 목사만을 비판하는 것은 비겁한 행위다. 이 행위들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당시 더 힘이 있어 WCC총회를 좌지우지했던 더 큰 권력을 더 크게 비판해야 한다. 그리고 당시에 이 문제에 개입되어 있었던 예장통합 측 인사들 역시 동일하게 비판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더 힘 있는 이, 자신의 교단에 속한 인사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김영주 목사에게만 중주먹을 들이대는 듯한 행위는 큰 권력 앞에서는 굴종하고 만만한 자에게만 몽둥이를 휘두르는 비겁한 행위에 다름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묻고 싶다. 왜 교회연합운동 진영의 예장통합 인사들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김영주 목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목소리로 규탄하면서도 김삼환 목사 등 몇몇 예장통합 측 인사들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고 이러면서도 예장통합은 다른 교단을 향하여 훈계하듯 ‘정치적 담합’ ‘힘에 의한 교회연합기구 운영’ ‘분단과 분열의 역사 청산’ ‘진정한 교회개혁’ ‘에큐메니컬 정신의 본질 회복’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그래서 나는 예장통합의 이런 주장이 매우 불쾌하다. 나는 예장통합이 타 교단을 향해 그렇게 훈계할 정도로 타 교단 보다 도덕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순결하지도 않거니와 에큐메니컬 진영의 예장통합 인사들 역시 타 교단의 인사들과 비교하여 더 낳은 것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예장통합의 성명서 한 구절을 읽으면서 논리적인 혼동을 느낀다.

예장통합은 성명서에서 예장통합 측 인사 세 명이 이번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NCCK 실행위원회의 총무 제청 결의에 대하여 결의무효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 “문제를 풀기 위한 고육지책이며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대화의 초대”라고 쓰고 있다. 우선 귀가 어두워서인지 모르지만 나는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들이 그런 의미에서 소송을 제기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장 통합은 NCCK 90년 역사에 한 번도 없었던 이들의 행동을 미사여구를 동원해 합리회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나는 솔직히 이 문구들을 읽으면서 잔치를 모두 망쳐놓고 사실은 잔치를 더욱 흥겹게 하기위해 잔치를 망친 것이라고 주장하는 불량배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예장통합의 주장을 쉽게 이야기하면 이런 것 아닌가? NCCK 총무선출 과정은 “진영논리에 빠진 NCCK의 일부 ‘힘 있는’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일이다. 각 교단이 파송한 240여명의 NCCK 대의원 중 100여 명으로 구성된 인선위원회, 헌장위원회, 실행위원회 위원 중 예장통합과 입장을 같이하지 않는 위원들은 장난감 병정처럼 “진영논리에 빠진 NCCK의 일부 ‘힘 있는’ 인사”들에 의해 조종되어 ‘NCCK와 에큐메니칼 운동을 헤어날 수 없는 늪에 빠져들게’한 인물들이다. 그러니 이들을 제외한 정의로운 나머지 100여명의 대의원들이 똘똘 뭉쳐서 봉기하여 이번 총회에서 김영주 총무의 인준을 부결시키므로 총무 선출을 무효화하고 총무를 새로 선출하자.

그러나 이 주장에는 타 교단과 자신과 입장을 달리하는 대의원에 대한 어떤 고려나 예의를 찾아 볼 수 없다. 오만과 편견만이 깊게 묻어있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이와 관련한 소송 등 예장통합의 일련의 행위는 “문제를 풀기 위한 고육지책”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대화의 초대”란다. 형제 교단을 ‘진영논리에 빠진 NCCK의 일부 ‘힘 있는’ 인사‘들에 의해 놀아나는 부도덕한 집단쯤으로 비난하며 크게 모욕을 준 후 사실은 그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대화의 초대”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또 묻자. 총무선출을 무효로 하면 예장 통합이 주장하는 NCCK의 “진정한 에큐메니칼 정신의 본질을 회복”이 이루어지는가? 총무 선출만 무효화하면 예장 통합이 주장하는 “진영논리에 빠진 NCCK의 일부 ‘힘 있는’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문제는 해결되는가? 총무 선출만 무효화하면 “NCCK와 에큐메니컬 운동의 앞날은 헤어날 수 없는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가? 참으로 순진무구한 주장이다. NCCK 대의원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랭이 쯤으로 여기고 있지 않다면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장통합의 주장이 진정성 있는 주장이고 또 그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최소한 이런 것들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선 이번 총무 선출과정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예장 통합이 끝까지 참여하고 후보까지 추천했다면 당연히 예장통합은 이 불법의 공범자다. 그렇다면 그 점을 먼저 인정하고 이를 통렬하게 사과해야 한다. 또 “진영논리에 빠진 NCCK의 일부 ‘힘 있는’ 인사”가 타 교단에만 있다고 주장하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니 먼저 예장통합 내에 있는 “진영논리에 빠진 NCCK의 일부 ‘힘 있는’ 인사”를 스스로 정리하겠다고 약속하고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에큐메니칼 정신의 본질 회복”과 “NCCK와 에큐메니칼 운동이 헤어날 수 없는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예장통합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말하고 타 교단에 함께 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다. 그렇지 않다면 예장통합의 주장은 NCCK 대의원을 모욕하는 것이고 교언영색으로 NCCK 대의원을 현혹하는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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