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입니다. 지난 대선 때에 문재인님의 당선을 바라며 부산에서 나름대로 활동하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국민의명령 부산 접주로 활동하였던 관계로 혁신과통합의 위원으로 있었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김영호님의 목숨을 건 단식 때에 그를 살리기 위해 함께 단식을 하셨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학창 시절의 소풍 때에 있었던 일을 읽고 사람이 먼저라는 일관된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 여기에 정치가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거구제의 변화 곧 승자 독식의 소선거제가 아니라 독일식의 정당명부제로 바뀌는 것이 개헌 논의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씀은 그 일환이라고 생각하며 지지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에 도전하시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또한 그러한 생각과 활동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도전을 하시는지 하지 않으시는지, 도전을 하였을 때에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와는 무관하게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대해 말하면서 이야기되는 냄비뚜껑과 같은 민족성이라는 말에 개인적으로 동의합니다. 쉽게 달아올랐다가 쉽게 식어버리는 민족성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요소라는 생각을 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이백일이 더 지났습니다. 그와 관련하여 제대로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유가족이 생각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노력도 제대로 된 결실을 맺지 못하였습니다. 안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과연 여야 합의로 만들어지는 위원회가 그 일을 제대로 해낼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한번 꼭 생각하여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지는 바가 있습니다. 저는 세월호 참사가 국정원의 지난 대선 개입으로 찾아온 위기를 넘기기 위하여 누군가에 의해 의도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흘러 온 정황은 그 의도가 완전히 성공했다고 여겨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무시한 것도 성공 요소였다고 보입니다. 그녀가 그럴수록 더 세월호 특별법에 매달리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 나아가 다른 국가 기관까지 동원된 대선 개입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국기 문란의 사안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사안은 그냥 세월과 함께 잊혀져가는 정국입니다. 과연 그렇게 되어도 되는 것입니까?

지난 대선 이후에 문재인 의원께서 결과에 승복한다고 발표하였을 때에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것이 영국 신사와 같은 행동일 수는 있겠지만 정치인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때에도 이미 부정 선거라고 볼 여지가 있었는데, 너무 쉽게 승복하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물론 그 시점에서의 나타난 여지로는 불충분하였기에 승복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지만 그 이후 시점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의 부정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가 기관을 동원한 대선 개입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문재인 의원께 묻고 싶습니다. 국가 기관을 동원한 불법 대선 개입이 그냥 그럴 수도 있는 사안입니까?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에 그 정도는 얼마든지 용인할 수 있는 사안입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의원께서는 사자방의 100조 국부 유출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이루어진 사대강 사업, 자원 외교, 방산업을 통하여 발생한 일입니다. 정말 놀랄 일입니다.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 일입니다.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입니다. 철저하게 파헤쳐 그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정부에서 과연 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이 이명박의 결계에 갇힌 박근혜라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 기관을 동원한 부정 선거를 통하여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고 자신의 안전을 절대적으로 보장받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저는 그 관점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부정 선거의 성공을 경험한 이 정부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정부 기관을 동원한 선거 개입이 지난 대선으로 끝난 것일까요? 문재인 의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성공을 맛보았기에 그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더욱 치밀해진 방식으로 행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민주주의의 퇴보의 문제도 심각한데, 관권 선거는 그 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문재인 의원께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잡는 데에 정치 생명을 걸 의향이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일은 충분히 정치 생명을 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이 단지 구호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세월호 참사, 선거구제, 사자방의 국부 유출, 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한 출발이 여기라는 생각을 합니다. 냄비 뚜껑과 같은 민족성의 변화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영국 신사와 같은 정치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정치 생명을 걸고 불의, 불법과 싸우는 정치인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자리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세우는 일에 생명을 거신다면 분명히 정치 인생에 대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민주 시민의 연합된 힘을 수용하는 저는 그 말씀을 따라 살고자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가 너무 힘듭니다. 깨어 있는 민주 시민으로 살기가 너무 힘듭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여당과 그 지지자들 때문에만 힘든 것이 아닙니다. 문재인 의원께서 그 길을 감에 있어서 함께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힘듭니다. 아주 격하게 그 생각을 표현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가는 주위 상황으로 인해 고통스럽습니다.

존경하는 문재인 의원께서 저의 이 힘듦, 고통을 해소해주시는 길을 가시기를 바랍니다.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