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인과 식기나 컵을 함께 사용하면 전염이 될까?

화장실 변기를 함께 사용하면?

침구류를 함께 사용하면?

대중목욕탕을 함께 사용하면?

감염인과 피부접촉이나 포옹, 가벼운 키스를 하면?

감염인과 같이 운동을 하고 땀을 흘리면?

정답은 “이런 경우 전염되지 않는다”이다. 에이즈는 감염인과 성관계, 수혈, 마약사용, 모자 감염 등으로만 감염되기에 일상생활로는 전혀 감염이 되지 않는다. 전염이 아니라 감염되는 병이다.

보라매병원 감염내과의 방지환 교수는 “당뇨병 등 다른 만성 질환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에이즈를 만성병으로 간주해 주자”고 역설한다. 정상인과 똑 같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치료제의 눈부신 발전으로 감염인이라 하더라도 제때 치료를 잘 받으면 기대 여명이 비감염인과 다를 바 없고 정상인과 섞여 사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에이즈는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오해와 편견이 국내의 1만여 감염인들을 차별하고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며 가족과 사회로부터는 물론 종교단체에서도 내몰아지는게 현실이다.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교육이 부재한 때문이다.

▲ KINHA 감사이자 수기공모작 심사위원인 남수현 목사(선교국)가 심사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27회 ‘세계 에이즈의 날’을 기념하여 ‘HIV/AIDS를 위한 한국범종교연합회(KINHA)’라는 단체에서 한국에이즈예방재단의 후원을 받아 HIV/AIDS 감염을 극복한 사례를 모은 수기집 “같은 하늘 아래에서”를 출판할 예정이다. 오는 27일 오후 5시 가톨릭 성골롬반 외방선교회에서 출판기념회도 갖는다.

KINHA는 출판회에 앞서 오늘(20일) 오전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기집 출판사실을 알리며 에이즈 감염인들에 대한 종교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KINHA(Korean International Network on HIV/AIDS)는 한국 HIV/AIDS 감염인을 위해 영적,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인 지원을 협의하고 AIDS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고자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한국 내 주요 종파의 종교인들이 결성한 단체이다.

KINHA 회장인 고명은 수녀는 인사말에서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차별과 낙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병마와 더불어 심지어 가족들로부터 버림받기도 한다”며 “종교인들이 이들을 하늘아래 같이 사는 사람들로 받아주여야 한다”고 인간의 고통에 응답해야 할 종교의 책임을 강조했다.

KINHA 위원인 수필 스님은 수기집출판 경과보고를 통해 수기집 출판의 의의를 “사회적으로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계몽하며 자신의 병으로 좌절하고 절망하는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극복하고 용기를 얻어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공모를 거쳐 당선된 수기집에는 에이즈 극복사례 17편이 수록되어 있다. 감염인과 가족, 또는 봉사자가 필자였고 남수현 목사 등 심사위원 5인이 진정성과 감동, 내용의 충실성, 표현력, 특별히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줄이고 충분히 교훈적인지 등을 따져 심사했다.

최우수작인 <둑길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아름다운 시절(필명)作>은 감염인 본인이 에이즈 감염 후 기독교 부흥강사가 치유해 주겠다는 말을 믿고 교회를 다니며 수많은 기도를 받았지만 낫질 않아 결별하고 또다른 부흥강사를 쫓아 다니는 것을 반복하다가 결국 자살을 택하게 되었지만 바람에 낙옆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이 마치 주님이 자신을 위해 흘리는 눈물로 보이며 삶에 용기를 얻게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사위원인 남수현 목사(선교국)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부여된 존엄한 인간성 앞에 경의를 표하고, 행복한 삶으로의 초대에 어느 누구도 소외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이번 심사를 통해 에이즈 감염인들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애착, 희망을 엿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수기에 실린 대부분의 글은 에이즈 감연인으로서 자립과 재활의 삶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며 무엇보다도 그 길에 있어서 각 종교들의 역할과 주변 이웃의 따듯한 시선과 지지가 얼마나 그들의 삶에 건강하고 풍요롭게 하는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감염인들의 가장 큰 적은 병이 아니라 사회적 차별과 낙인임을 모든 수기들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좌로부터 ‘HIV/AIDS를 위한 한국범종교연합회(KINHA)’ 회장인 고명은 수녀, 부회장 이재성 사관, 위원 수필 스님, 감사 남수현 목사. 에이즈 환자들과 지내는 회장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다. 회장이 노출되면서 환자들까지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이다.     ▲ KINHA 서기 윤종예 간호사가 에이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뒤편에 선 이는 KINHA 총무인 이재승 목사.     ▲ 한국가톨릭레드리본 뱃지. 레드리본은 에이즈 환자들의 자립과 재활 사회복귀를 돕는 가톨릭단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