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용도 목사 81주기 추도 및 ‘이용도 목사 평전’ 출판 감사 예배

2014년 10월 2일 목요일 오전 11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 홀

편저자의 발간사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중에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과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이용도목사기념사업회 그리고 시무언선교회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1934년 6월, 당시 서른 살이었던 변종호 청년이 고생 고생 끝에 ‘이용도 목사 서간집’을 출간했을 때에는, 많은 핍박과 욕을 당했습니다. 또한 출판으로 인한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북간도로 가서, 두만강 일대를 서성이면서 죽어버릴까, 고뇌했습니다. 변종호 청년이 이용도 목사님에 대한 책을 냈을 때는 이렇게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세상이 많이 바뀌었나 봅니다, 오늘 이용도 목사님의 책이 나온 것에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니 말입니다. 하늘에서 변종호 목사님은 감개가 무량하실 듯합니다.

변 목사님이 여든을 조금 앞둔 1981년에 하셨던 고백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이용도 목사님의 생애를 알고, 그 신학사상과 그 생의 목표를 알고, 그 생활 전체를 바로 인식 평가하기 위하여 나는 50년간을 배우고 연구하며, 기도하여 왔다. 나의 노력의 중심은 이 목사님을 알아보려는데 있었다. 그래서 나의 알려는 노력은 바로 내 생활의 중심이 되었다. ... 이 목사님을 그렇게 알아서 어쩌겠단 말인가? 좀 깊이 바로 알아가지고 세상의 오판, 망단, 험구를 비판 시정해 보려는 것이다. 오직 한국 교회의 바른 신앙노선이 무엇이며, 한국의 참된 신앙인을 발굴하여 세계 교회사상에 참된 한국교회의 진가를 현시해 볼 수 있기를 염원하는 생각에서이었다. 50년의 학구(와) 기도로서도 아직 이 목사님의 정체와 진가를 잘 파악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혹 70년, 혹 100년이면 어느 정도 연구가 끝나고 정평이 수립될런지! 결국 나는 그 일의 완전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나의 학구를 후진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을 듯하니 생각되기도 한다. 제2기 50년의 노역을 맡을 자를 한편으로 찾아보기도 하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인가 한다.”

한때 하늘과 세상을 향하여 원망을 뱉고, 기독교와 교회에 회의적이고 비판적이었던 청년 변종호, 또 얼마나 살지 모르던 병약 환자 변종호가, 이용도 목사님과의 만남과 사귐을 통해, 삶의 의미와 목표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위하여 이후 약 54년간을 한 길로 달리셨던 것, 게다가 그 길은 좁고 험하며 욕이 따르고 자칫 이단 괴수의 앞잡이라는 누명을 쓰는 길이었음에도, 그런 길로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가셨다는 것은, 참으로 하나님의 역사요, 또한 본받을 위대한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출간한 ‘이용도 목사 평전’은 변종호 목사님의 그런 정신과 자세, 희생과 담대한 믿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2008년 이용도 목사를 인터넷과 논문으로 만났습니다. 더 알고 싶어서 책을 찾아보니 ‘이용도 목사 전집’이 있는데 절판이었습니다. 그래서 논문으로만 목을 축여오다가 2013년 선교지 캄보디아로 갈 때 감신대 도서관에서 이용도 목사 전집을 빌려 제본을 떠서 캄보디아로 가져갔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이용도 목사 전집’을 읽는데, 거기에 완전히 빠져 들어가서, 캄보디아 선교사역보다도, 일단 현재 절판상태인 이 ‘이용도 목사 전집’을 다시 살려내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만 떠올랐습니다.

‘아, 내가 캄보디아에서 한 오백 년 일하는 것보다, 이용도 목사님의 책 한 권이 일하게 하는 것이, 주님 나라에 더 보탬이 되겠다’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이 책만 살려놓으면 내가 할 일은 다 한 것이다. 이 죄인은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전집’을 다시 찍으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전집을 1권짜리 ‘365일 묵상집’으로 엮어보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A4용지 650매 가량 되는 원고를 선교사님들에게 보여드리니, ‘이용도가 누구에요?’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 일단 이용도를 소개하는 글부터 써야겠다, 하여, 쓰다가 쓰다가 보니까 나온 것이 이 ‘이용도 목사 평전’입니다.

출판비를 모으기 위하여는, 캄보디아에서 시작하여 태국, 미얀마 등지를 중고 5만원짜리 자전거로 달리면서 성금모금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용도 목사가 누굽니까?’ 하는 분들이 많아, 모금에 별 성과는 없었습니다.

한국으로 온 뒤, 변종호 목사님을 생각하면서, 출판비를 걱정하지 않고 대출을 받아 일단 찍게 되었습니다. 변종호 목사님의 고생보다는 훨씬 못미치는 것이지요.

이 책은 가능한 독자님들이 이용도 목사님의 글을 읽다가 이상하게 마음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도록, 그런 관심을 기울이며 썼습니다.

그런데 젊은이들 중에는 450페이지가 부담되어서 읽을 엄두가 안 난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좀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10월 중순에는, 200페이지 이내로, 좀더 대중적으로 이용도를 알릴 수 있는 ‘이용도 목사 시편 : 주님이 들어오시는 문’이 출간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이용도 목사 서간집과 일기에 나오는 기도와 시를 뽑아서, 시집 형태로 만들어본 것입니다. 얇고, 가볍고, 값도 싸게. 성공회의 공동기도서처럼, 이 책자를 가지고 성도님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돕는 책입니다.

책 계획을 조금 더 말씀 드리자면, 내년 봄에는, 본격적으로 이용도의 신학과 신앙을 소개하는, ‘이용도 목사 365일 묵상집’을 출판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 여름이나 가을에는, 이용도 연구사를 다루는 책이 나올 것입니다. 이 책은 이용도 사후, 연구자들을 통해 어떻게 이용도의 이용도와는 다른 이용도가 만들어지게 되는지, 그 과정을 탐정처럼 추적하는 책입니다. 이용도 이단론이 후대에 어떻게 형성되고 과장되는지, 그리고 그런 빌미를 주었던 사람이 후에 어떻게 회심이랄까요, 생각을 바꾸어서 이용도를 옹호하게 되는지, 등을 문서 중심으로 다루는 책입니다.

이렇게 하여 이용도를 현대인에게 알리는 4권의 책이 다 출판되면, 그 다음이 ‘이용도 목사 전집’의 복원입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전집들의 모든 자료에 새로운 자료들과 새 연구들, 그리고 풍성한 관계문헌들을 덧붙여서 15권으로 출판하는 것이 사명입니다. 여기까지는 하나님께서 마음을 주셨다고 느껴집니다. 앞으로 4년 이내로 완성하려고 합니다.

마치 잡초가 뿌리를 뽑히지 않는 한은, 아무리 배이고 또 배여도 다시 자라고 또다시 자라는 것처럼, ‘이용도 목사 전집’이 살아있는 한은, 아무리 이용도를 깎아내리고 또 깎아내려도 이용도의 예수신앙은 다시 일어나게 되고, 한국교회가 아무리 예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또 멀어져도 이용도의 생애는 계속해서 돌아오시오 돌아오시오 외칠 것입니다.

또한 ‘이용도 목사 전집’이 살아있는 이상, 목회자들에게는 순수했고 희생적이었고 겸손했던 그 첫 마음과 첫 자세를 회복하게 자극할 것이요, 성도님들에게는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하는 고민에서,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고 주를 위해 고난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열망으로 바뀌게 해줄 것입니다. 귀한 젊음을 어디에 바쳐야 하나 방황하는 청년들에게는 내 십자가를 지는 것만이 그 대답임을 가르쳐줄 것입니다.

결국, ‘이용도 목사 전집’을 각 시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오늘과 내일을 위하여 매우 유익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일을 위해 많은 도우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 작업이 끝난 후에는, 혹 주님이 허락하신다면, 저는 할 수 없지만 주님이 허락하신다면, ‘이용도 목사 전집’을 미국으로 가져가서 번역자들과 함께 영어로 번역출판하고 싶습니다. 변종호 목사님이 1981년에, 한국의 참된 신앙인 이용도 목사를 세계 교회에 알리기 원하셨던 것이 이루어질 때가 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영어로만 번역이 되면, 그 다음부터 캄보디아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이렇게 하여, 세계 주요 언어로 이용도 목사의 서간집과 일기, 전기 정도는 읽히도록 하는 것을 꿈꾸어 봅니다.

이용도 목사님의 삶과 글을 통해, 동서남북의 전 세계 예수공동체, 기독교회에 주님 다시 오시는 날까지, 그치지 않을 영적 동력을 공급하게 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한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도 많은 기도와 지도, 그리고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