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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남북이 당사자인 과제
방현섭  |  racer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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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09월 25일 (목) 11:56:49
최종편집 : 2014년 09월 26일 (금) 00:46:54 [조회수 : 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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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유엔총회에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으로 박근혜가 참석하여 기조연설을 하였다. 참으로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박근혜는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70여년 간 유엔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하였다. 박근혜는 유엔창설의 기본정신인 ‘인간우선’과 ‘국제협렵’을 강조하면서 그동안의 국제사회의 평화와 협력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소개하고 더불어 앞으로 참여할 이슈에 대하여 제안하기도 하였다. 연설의 후반을 한반도의 평화에 관한 주제에 할애하면서 조선의 인권상황에 대한 비판과 DMZ 세계생태공원 건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구했다.

전체적인 연설 주제들이 조금 번잡하게 분산돼 있어 요지가 약간 불명확하였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세계평화와 기후문제, 빈곤타파 등 다양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협력을 강조한 것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이라는 취지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에 관한 언급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다. 조선의 인권문제는 국제사회가 공히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명을 하겠다면서 ‘북한인권’ 주제의 고위급회의에 참석을 요청한 조선의 요청을 묵살하고 서방세계 중심의 기준을 강요하는 앞잡이 역할을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선은 ‘조선인권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과 서방이 내세우는 인권기준과 인권옹호를 앞세워 자주권을 유린하는 행위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조선은 국제사회가 자국의 인권문제를 중요한 이슈로 거론하면서 쟁점화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는데 이런 시점에서 한국정부의 행보는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게다가 한국 내부에서는 현 상황에 대해 ‘민주주의의 후퇴’까지 거론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형제 폐지 관련,비정직 관련, 장애인 인권 관련, 집회와 시위 관련 등 인권을 후퇴시키는 각종 법안들과 언론자유에 대한 우려는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론 조선의 인권상황과 비교한다면 차이가 있겠지만 다섯 걸음이나 열 걸음이나 마찬가지이다. 정치적인 상황이 있으니 이해할 수는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구하는 부분이 좀 지나쳤다는 것이다. 한반도가 서아시아에 이어 가장 심각한 국제분쟁지역인 것은 분명하므로 국제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는 있다. 당연하다. 그러나 박근혜의 기조연설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한국이 벌이고 있는 노력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국제사회의 협조만 요청했다. 유엔총회에서 조선은 소수그룹이다. 그나마 우방국들과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단결과 대북 대응을 요구하는 것은 다수의 힘으로 소수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오해될 소지는 다분하다.

그리고 한반도가 분열된 원인은, 물론 여러 가지 요인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으로는 외세의 간섭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토와 민족인 분단되는 상황에서 한민족은 내부적 분열로 인해 하나됨의 기회를 잃었고 그 결과 벌써 70여년 동안이나 분단된 상태를 강요받았다. 그런데 다시 하나가 되는 일도 국제사회의 도움만 요청하고 강대국들의 결정에 기댄다는 것은 70여년 전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현 남북상황은 어떤가? 조선은 한국의 삐라살포에 강한 분노를 표현하면서 이에 대한 중단을 수년째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의 대응은 미미하다. 고위급회담은 연초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준비하면서 잠시 언급되었지만 진행되지 않았다. 대북인도지원 역시 올해 들어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7.4남북공동성명을 기념하여 조선이 제안해온 제안에 대해서도‘별다른게 없는 상투적인 제안’이라며 일축해버렸다. 남북경협으로 엄청난 피해를 당하고 고통 받는 기업인들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5.24조치를 해제해달라고 아우성이지만 묵묵부답이다. 조선의 태도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 이를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한 능동적 노력은 전무하다. 자신의 당면과제를 자신이 능동적으로 풀어나갈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은 채 국제사회의 협조와 도움만 요청하는 것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조선이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의 구호가 국제질서를 과소평가한 것이라면 지금 한국정부, 박근혜의 태도는 과도하게 외세에 의존하는 사대주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유엔총회에서 행한 박근혜의 기조연설이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나 언론용 연설로 끝나서는 안 된다. 유엔총회의 기조연설은 국제사회를 향한 공식적 언표이자 약속이고 다짐이라는 무게를 가진다. 한반도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다. 이는 외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지만 도 국제정치역학도 고려해서 풀어야 할 사안이다. DMZ 세계생태공원을 만드는 것도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해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민족 내부에서 민족구성원 당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풀 수밖에 없다.

한국과 조선은 이미 상대가 되지 못할 격차를 갖고 있다. 군사력 부문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지만 전체적인 국력은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한국은 조선에 대해 강자다. 강자의 파워는 폭력이 될 수도 있지만 아량이 될 수도 있다. 국제관계, 민족관계에 있어 강대국의 파워가 폭력적인 방식으로 관철되는 것은 악하다. 한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강자의 파워를 아량으로 사용한다면 한반도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방법이야말로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국가가 마땅히 보여주어야 할 모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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