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에 대한 이해

온라인상에서 교회 개혁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서 자주 교리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확인하게 된다. 교리는 잘못된 것인가?

교리는 어떤 주제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체계화하여 진술한 것이다. 교리는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이 아니다. 꼭 필요한 것이다. 신자가 스스로 한 주제에 대한 성경 전체의 진술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유용하다.

문제는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체계화하지 못한 교리이다. 교리라고 하여 모두가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체계화하여 진술하고 있진 않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였지만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생겨나는 것이다.

문제는 교리 자체가 아니라 잘못된 교리이다. 교리가 잘못되면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본문을 왜곡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교리와 본문 사이에서 본문이 아니라 교리를 선택하고 그 교리에 맞추어 본문을 읽게 되는 것이다.

미리 아신 택하심

베드로 사도는 하나님의 미리 아심을 따른 택하심을 이야기하였다(벧전 1:2). 이 본문을 알미니안주의자들은 하나님의 택하심은 그 사람이 하나님을 믿을 것을 미리 아시고 행하신 일이라고 주장한다. 알미니안 5대 강령의 조건적 선택을 따른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조건 없는 선택은 누구는 선택하고 누구는 선택하지 않음이 편파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믿을 것을 조건으로 말하면 선택받지 못함의 책임이 사람에게 있게 되기에 그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문제는 본문이 그러한 의미이냐는 것이다. 안다는 표현은 단순한 인식의 차원이 아니다. 부부가 성적 결합을 포함하여 한 사람이 되어가는 앎 곧 체험적 앎이다. 이는 사랑한다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베드로 사도는 택하심의 근거로 하나님께서 그에게 택함을 받을 만한 어떤 조건이 있지 않고 사랑하셨기 때문이라고 한 것이다.

한 부류의 두 경우인가, 두 부류에 관한 진술인가?

바울 사도는 성령과 육체의 욕심이 서로 거스르고 성령을 따르면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고 육체의 욕심을 따르면 그것으로부터 썩어진 것을 거둔다고 진술했다(갈 6:8). 그 진술은 갈라디아에 있는 여러 교회(갈 1:2) 곧 갈라디아 지역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곧 그러한 이들에게 두 경우가 가능하며 신자가 성령을 따라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어야 한다고 교훈한 것이다.

칼빈주의 5대 교리에서는 견인은 무조건적이라고 주장한다. 하나님에 의해 거듭났다면 하나님에 의해 반드시 영원한 구원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러한 주장에 의하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 육체의 욕심을 따름으로 영생과 대조되는 썩어진 것을 거두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바울 사도가 진술하고 있는 썩어진 것을 거두는 경우는 결국 가라지에게 해당되는 진술이 된다. 곧 한 신자의 두 가능성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두 부류에게서 나타나는 정반대의 상황에 대한 진술이 되는 것이다.

본문은 명백하게 성령을 위하여 심으면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둔다고 진술되어 있다. 성령을 위하여 심는다는 것은 육체의 소욕을 거스르는 성령의 역사를 따른다는 것이다. 곧 순종이다. 그런데 칼빈주의자들은 순종이 영생을 거두는 조건이 아니라고 한다. 오직 믿음이라면서 말이다. 성경이 믿음을 제시하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순종과 의미상 같다. 순종은 아니고 믿음이 아니라 순종과 믿음이 함께 영생을 얻는 방편인 것이다.

같은 믿음인가 다른 믿음인가?

바울 사도는 디모데에게 권면하면서 믿음과 선한 양심을 가지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 믿음에서 파선하고 그 선한 양심을 버린 사람이 있음을 증거하였다(딤전 1:19). 후메네오와 알렉산더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였다. 두 사람이 파선한 믿음과 디모데가 가져야 할 믿음은 같을까 아니면 다를까? 그들이 저버린 착한 양심과 디모데가 가져야 할 착한 양심은 같을까 아니면 다를까? 이는 언어의 문법에 대해 조금만 알면 그 답이 명백하다. 정관사를 사용하고 있기에 다를 수가 없다.

칼빈주의자들은 어떤가? 같을 수가 없다. 그들이 따르는 교리에 의하면 (참된) 믿음에서 파선하는 것이나 착한 양심을 저버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칼빈주의 5대 교리에 의하면 하나님께서 결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시기에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처음에 언급한 내용을 생각하면 베드로 사도의 진술과 알미니우스의 주장은 서로 다르다. 두 번째와 세 번째에 언급한 내용을 생각하면 바울 사도의 진술과 칼빈주의의 주장이 서로 다르다. 그러한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본문과 교리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본문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교리를 선택하느냐는 결국 하나님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조상들 곧 사람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된다. 본문을 선택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선택한다는 말이다. 곧 하나님을 따른다는 것이다. 교리를 선택한다는 것은 조상들을 선택한다는 말이다. 곧 조상들을 따른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관한 문제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관한 사안이다. 조상의 주장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바가 같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조상을 선택하는 것은 하나님을 저버리는 것이 된다. 하나님 되심, 주되심의 거부이다. 다른 영역에서는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 영역에서는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 땅의 대부분의 목사들은 그러한 길을 가고 있다. 자신들이 인식하든지 인식하지 못하든지 간에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또한 대부분의 성도들도 함께 그 길을 가고 있다. 그 결국은 무엇일까? 과연 그 길을 지속적으로 걸으면서 하나님 앞에 섰을 때에 어떤 결과를 받게 될까? 어쩌면 예수님 당대의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이 그 답을 주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신자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바 곧 하나님을 선택하여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고백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고백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고백과 삶의 일치가 꼭 필요하며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