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여년 전라도에서 목회를 하였다. 가끔 서울에 볼 일 보러 올때마다 궁굼하기도 하고 아쉬운 것이 있었으니 감리교 본부인 광화문 빌딩에 쪼끄만 로고하나 감리교회 표식이 없더라는 점이다.원래 광화문빌딩 자리에는 네거리 코너에 국제극장이 있었고 바로 그 옆 길거리 조금 안쪽에 크진 않아도 어엿한 감리회관 건물이 눈에 띄게 자리 잡고 있었다.

▲ 경복궁, 미대사관, 교보문고쪽에서 바라본 스카이라인. 사진이 넘 흐리다, 스모그에 역광탓에, 내일 다른 사진 바꿔달겠다.

별 건 아니지만 광화문 한복판에 감리교회 본부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아주 어릴적부터 자랑스러웠나보다.(필자가 어릴 때 산 동네가 서대문 현저2동이었으니 그때나 지금이나 광화문은 지척이다) 종내 농어촌교회를 돕자고 했던 뜻에서 감리교본부를 여의도로 옮겨 얻게된 수익은 당시 9개 연회들이 나누어 먹고 말았다. 농촌교회 돕기 취지는 전혀 무색하게 무슨 무슨 대회를 하는 일에 이 나눠먹은 기금들을 써버린 연회들이 대부분이었다..

▲ 사진이 흐리다, 스모그에 역광탓에, 곧 다른 사진 바꿔달겟다.

각설하고 광화문빌딩에 공실(空室)이 많아서였을까 암튼 감리교본부는 다시 광화문빌딩 13층과 16층을 찾아들었고, 진보적이고 개혁적이고(듣기는 좋지만 실제와는 멀다) 운동권 목사(필자를 보고 운동권이라고 손가락질하는 분들이 많다나? 하긴 필자는 바른 말하는 운동을 열심히 하니까 운동권이라고 불러도 불만은 없다. 요즘은 이목사는 무서운 사람이라고도 하더라.)답지 않게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나쁘진 않아도 예나 지금이나 감리교본부를 오르내리는 일은 나의 감정조절을 시험하는 일이어서 꼭 볼 일이 아니면 드나들지 않는다. 더구나 요즘은 인터넷신문의 운영자로 일하다보니 더욱 그렇다.

하긴 '세상과 교회의 다리' 당당뉴스 인터넷신문 취재를 위해서라도 자주 오르내려야 할터지만 , 난 좀 다른 별종인 모양이다. 지난 일년동안 감리교 본부를 오르내린 일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수 정도니... 내 딴엔 나같은 잡놈이 본부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면 남의 뒷꽁무니나 쫒아다니는 한량 개판 똥판 정치꾼이 될까봐서이다, 오해는 마시라. 내 생각이 그렇다는 얘기니...   

이순신장군 동상도 무척 좋아보였던지 광화문 빌딩의 '감리교본부' 현판 바라보며 싱긋 웃더라. 이 날 어느 회사인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세종문화회관 쪽에서 노조 투쟁을 하고 있었는 데 엄청 많은 숫자의 전투경찰이나 노조원들이나  '감리교본부' 현판 달린 광화문빌딩이 자꾸 내려다보니 다들 기가 죽더라.

높다하는 분들이 다 싱글벙글이고 감리교본부 직원들도 다 얼굴이 활짝 펴졌다. 매일 그렇게만 사시라, 그러면 살기도 좋고 건강해진단다. 비록 진짜로 건물꼭대기에 달린 현판에서 제막을 하는 것은 아니고(불가능하진 않겠지...그렇잖아도 현판만드는 데 돈 많이 들었다는 데, 그런데 돈쓸 필요는 없지, 암.) 건물앞 현관에서 모형 현수막을 걸어놓고 제막을 하는 것이지만 암튼 감동먹었다.

이야기가 길어졌다, 이래서 난 좋은 기자되기는 틀렸다. ㅎㅎㅎ... 왜 광화문빌딩에 그동안 감리교 현판이 달리질 못했을까? 추측도 해보고 이 소리 저소리도 들었지만 그리고 건의도 해보았지만 오랜세월 불통이더니 어느 날  떠억하니 감리교 현판이 달렸으니 글이 길어질 수밖에... 취재는 아니고 들은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온통 하나님의 은혜"였단다.  

감리교회가 오랫만에 전임감독회장제를 벌여놓고 여기서 딴지걸고 저기서 딴지걸고 이 놈이 뭐라하고 저놈이 뭐라하고 도대체 전임감독회장 제도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알 수 없어 나홀로 속상하던 판에, 그래도 감리교 본부 직원들 나름대로 박봉에 애들 씀에도 늘 듣는 건 감리교 백성들의 불평, 불만들인지라 이래저래 볼메던 차에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당당뉴스 독자 여러분, 특히 감리교회 관련 독자 여러분! 언제 딴 것 말고, 광화문 빌딩의 감리교 현판 보러 광화문 밤거리에 나와보시라.  아주 죽인다. 아니 부르르 감동이 온다. 난 벌써 몇번 깊은 체험(?)을 했다. 뭐 그 정도냐고? 이 감리교본부 현판이 밤에는 환하게 불이 켜진다!  그 다음은 더이상, 난 말 못한다.  

▲ 이 좋은 날 젊은 분들과 나도 기념사진 한장! 태동화목사님 눈 떠요! 아뿔싸 이미 늦었다. 아니! 이 사진은 내가 찍은 게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