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농촌선교주일을 지킵시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 하나님께서 내려 주시는 은혜와 평강이 기독교대한감리회 6,200교회, 160만 성도들에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는 농촌과 농민들에게 있어서는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해입니다. 올해까지 유예되었던 쌀 수입제한이 철폐되고 내년부터는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되어 무제한 쌀 수입이 시작되기에 농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유엔에서 2014년을 “세계 가족농의 해”로 정한 것입니다. 가족농이란 주로 가족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농업을 말합니다. 올해를 세계 가족농의 해로 정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동안 각국이 추구해왔던 거대기업농이 세계적 기아문제 해결이라든가 먹을거리의 안전한 공급 등에 있어서 좀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신기루였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기업농에 의해 대규모 작물이 재배되고 있지만 세계의 기아문제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고 각국의 식량주권이 흔들리고 더구나 생물 다양성 보전에 있어서도 해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히려 소규모 가족이 경영하는 농업은 신뢰할 만한 농산물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식량주권의 문제, 생물의 다양성 보존의 차원에서도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다양한 연구결과 밝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형마트에 쌓인 먹을거리의 70% 이상이 GMO(유전자변형작물) 성분의 농산물이며, 우리나라 신생아들은 태어나면서 몸에 이미 수십종의 농약성분이 축적되어 있음이 검출되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가족농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일이야말로 우리 가족과 사회의 건강을 위해 절박한 일이 되었습니다.

감리교 농촌교회의 현실을 보더라도 매년 보고되는 교회현황 속에는 현재 농촌교회가 처하고 있는 어려움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줄어드는 농촌인구와 고령화,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농촌교회의 현실은 농촌목회자의 시름을 깊게 하고 농촌교회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도시 농촌을 떠나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때 농촌교회의 미래는 도시교회의 미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럴 때 농촌교회 가족농들에 관심을 갖고 후원하는 일은 농촌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농촌교회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일입니다. 이러한 활기는 도시교회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 고백은 항상 보살핌의 윤리를 포함해 왔습니다. 도시교회와 농촌교회는 구원의 동반자요 공동운명체이기에 농촌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함으로 보살피는 일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오는 9월 14일(주일)은 제8회 농촌선교주일입니다. 농촌선교주일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제27회 총회에서 ‘농촌선교주일’을 제정하고, 2007년부터 공식적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농촌선교주일의 주제는 “가족농과 함께 하는 감리교회”입니다. 생명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일은 농민 혼자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뜻있는 교회와 도시민들이 그러한 가정들이 생산한 곡식들을 구입한다거나 때때로 방문하여 격려하는 등 크고 작은 도움을 준다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친환경적인 농사를 짓고 있는 농촌 가정들에게 작지 않은 위로와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감리교 선교국 산하 농촌선교회에서는 장기적으로 가족농을 살리고 가족농이 농촌에서 안정된 생산활동과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농촌선교 기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100원씩 적립하여 이 기금 마련에 동참한다면 가족농의 자립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오랜 역사 속에서 크고 작은 위기를 만날 때마다 하나님 주시는 지혜와 서로를 향한 사랑과 보살핌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며 세상에 희망의 빛을 비추어왔습니다. 사랑으로 역사하는 성령의 교통하심이 감리교회 그리고 성도 모두에게 함께 하시기를 소망합니다.

2014. 8.
감독회장 전용재



￭ 날짜: 2014년 9월 14일(주일)
￭ 주제: 가족농과 함께 하는 감리교회
￭ 주제성구: 창세기 2장 4~7절(가족농의 성서적 근거-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가족농)

* 농촌선교주일에 필요한 자료는 첨부된 파일을 참조해 주시거나
http://hunn.or.kr(농촌선교훈련원)에서 다운로드하여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농촌선교주일 주제와 관련된 동영상 네 편은 http://hunn.or.kr/data/51673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선교국/농촌선교회

❙2014년 농촌선교주일(8번째) 예배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가족농家族農
창세기 2장 4~7절

4이것이 천지가 창조될 때에 하늘과 땅의 내력이니 여호와 하나님이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에 5여호와 하나님이 땅에 비를 내리지 아니하셨고 땅을 갈 사람도 없었으므로 들에는 초목이 아직 없었고 밭에는 채소가 나지 아니하였으며 6안개만 땅에서 올라와 온 지면을 적셨더라 7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4하늘과 땅을 창조하실 때의 일은 이러하였다. 주 하나님이 땅과 하늘을 만드실 때에, 5주 하나님이 땅 위에 비를 내리지 않으셨고, 땅을 갈 사람도 아직 없었으므로, 땅에는 나무가 없고, 들에는 풀 한 포기도 아직 돋아나지 않았다. 6땅에서 물이 솟아서, 온 땅을 적셨다. 7주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일러두기❙
- 올해는 UN이 정한 ‘가족농의 해’이다. 주제해설에서 파악하였듯이, 단순히 농촌사회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구적 식량부족, 빈곤, 환경생태의 문제에 대한 분명한 성찰로 나온 주제이다.
- 가족농은 인류가 나아갈 삶의 태도이며, 지금 교회가 관심갖지 못하고 있을 뿐 이미 사회 여러 주체, 기관은 가족농을 통한 지역, 국가의 미래를 염두에 두고 있다.
- 이 사실을 주지한다면, 매년 돌아오는 농촌선교주일의 의미가 남달라진다. 농촌에 국한된 주제가 아니라, 농촌·도시 모든 교회와 사회의 길을 열어가는 귀한 주일이 되리라 확신한다.

한국농촌현황과 가족농의 이해❙
- 1983년 이후 2013까지 지난 30년의 통계는 한국농촌사회의 위기가 이미 도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위기는 단순히 농촌지역에 국한 된 것이 아니다. 식량주권의 위기이며 국가기초가 흔들리고 있다.
⚫1983년~2013년 30년간- 줄어든 농지는 -455,200ha. 서울전체면적의 7.5배
- 70세이상 농가인구는 296,579명 5%에서 26%로 늘었다.
- 전체농가인구는 -6,627,452명 24%에서 6%로 줄었다. 같은기간 인구가 1,031만명 늘어난 것을 생각한다면 심각한 감소이다.
더구나 올해는 쌀수입전면개방이라는 위기를 맞이했음을 교회가 공유한다.

- 가족농은 기업단위의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대단위의 상업농업이 아니라 가족단위 중심으로 이루어져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면적에서 여러 작물을 재배함을 말한다. 한국만 아니라 세계농가인구의 70%이상이 가족농이고 여기서 나온 농산물이 식량의 80%를 공급한다. 한마디로 가족농은 사회의 기초이며 식량부족문제와 환경생태문제 모두를 선순환의 주기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농업형태이다.
예배에 대해
- 예배자료를 참고 하여 현재 각 교회에서 드려지는 예배형식에 맞추어 사용한다.
- 주제가 있는 예배이니만큼 한 두주 전부터 주보광고와 현수막 홍보를 활용한다.
농촌위기와 가족농의 역할 등 동영상자료를 활용한다. (농촌선교훈련원 홈페이지를 참조)
- 집례자 중심보다 연령별로 교우가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또는 가까운 지역의 농촌교회를 초대, 협력하여 드린다.

예배준비
강단 장식은 성령강림절과 함께 진행되니 녹색이 바탕이 되는 식물(채소, 과일)위에 여러
농작물과 꽃으로 장식한다. 교회마당이나 성도, 또는 근처의 농촌교회가 재배한
농산물도 좋겠다.

임사자의 복장은 양복보다 단색계통의 한복(생활한복)등이 더 좋겠으나 여의치 않은 경우
평상시처럼 한다.

찬양단(성가대)에게 미리 주제에 맞는 곡을 선정해주어도 좋겠다.
- 농부하나님, 씨앗이 흙을 만나 등(농촌선교훈련원에 악보자료 있음)

특별순서 예배는 각 교회에서 드리는 형식으로 하되 다음의 순서를 추가한다.
- 공동의 기도
- 신앙고백❙농촌교회신조
- 신앙의 결단❙ 설교 후(또는 중간) 온 교우가 함께 결단할 실천사항을 낭독한다.
카드로 만들어 나누어주면 좋겠다.

동영상자료 1. 가족농이 열쇠다.
2. 쌀 한톨의 무게-홍순관
3. 2014 세계 가족농의 해: 가족농이야말로 세계 기아를 줄이는 열쇠입니다. 4. 하루 100원 동영상


* 동영상 및 문서 자료는 농촌선교훈련원 홈페이지 http://hunn.or.kr/data/51673 에 게시해 놓겠습니다.


예배자료 각 교회에서 드리는 형식에 추가 합니다.

❙예배의 초대(기원)

우리가 걷는 길이 주께서 기뻐하시는 길이며, 우리의 발걸음을 주께서 지켜 주시고,
어쩌다 비틀거려도 주께서 우리의 손을 잡아주시니, 넘어지지 않는다.
시편 37,23-24

2007년부터 지켜온 농촌선교주일이 어느덧 8번째를 맞이하였습니다. 농사가 땅의 기초일이며 기초가 든든할 때 세상이 건강함을 고백합니다. 식량부족, 빈곤, 환경파괴 등으로 온 세계가 위기앞에 있습니다. UN도 이에 식량부족해결과 환경보존을 고민하며 올해를 ‘가족농의 해’로 정했습니다.
오늘 농촌선교주일을 맞아 주님의 부르심 앞에 섰습니다. 주님이 지으신 세계의 일원으로 우리가 할 일을 알게 하시고 그 직무를 다하게 하소서. 참 성도, 참교회의 길을 밝혀주소서.


❙공동의 기도
세계를 지으시고 모든 생명을 내시고 유지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모든 생명이 하나님께로부터 왔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살고, 하나님께로 돌아갑니다. 한 순간도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늘 함께 하셔서 생명을 유지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먹을거리를 주심으로 일용할 양식으로 삼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농촌선교주일을 맞아 저희들의 생명을 유지하는 먹을거리를 기르는,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농부들의 수고와 땀을 또한 기억하고 감사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사랑과 농부들의 헌신을 통한 열매를 먹고 사는 저희들이 선한 열매를 맺는 삶을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에게 허락하여 주신 삶의 터전을 통해서 생명을 살리는 열매를 맺게 하여 주시옵소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신앙고백(농촌교회신조) 사도신경 대신하여 고백한다.
우리는 생명의 창조자이시며 모든 일의 주인이 되시는 하나님과 이 세상에 생명의 밥으로 오시어 당신의 몸과 피를 나누신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 땅 온 마을에 가득하신 보혜사 성령님을 믿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빚은 흙과 생명을 보듬어 안은 땅이 하나님의 성전임을 믿으며,
모든 생명을 살리시는 하나님이 농부의 땀과 자연의 기운을 통해 생명을 풍성케 하심을 믿으며, 흙에서 배우고 흙을 돌보며 생명을 일구느라 땀을 흘리는 농부가 하나님의 신실한 종임을 믿나이다.
땅은 더럽힐 수 없으며, 결코 사고 팔 수 없다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서로 삶과 일을 나누고 섬기는 농촌공동체가 하나님 나라임을 깨닫고, 온 식구가 일한 뒤에 나누는 밥상이 진정한 주님의 성찬임을 믿나이다.
우리는 오늘도 하나님과 함께 논과 밭에서 일하는 가운데 죽임의 기운이 사라지고 생명의 기운이 만물에 깃들어 모든 것을 새롭게 살아나는 영원한 생명,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앞에 활짝 펼쳐짐을 바라보나이다. 아멘.

❙동영상 홍순관 집사의 ‘쌀 한톨의 무게’ 또는 UN이 정한 ‘가족농의 해’에 대한 영상을 함 께 나누어도 좋겠다. 쌀 한톨의 무게는 가사를 자막으로 띄어주면 더 좋겠다.
- 자료는 농촌선교훈련원 홈페이지에 있음.

❙신앙의 결단 PPT로 함께 읽는다. 작은 카드로 만들어 나누어주면 더욱 좋겠다.
동영상 자료(가족농)를 시청해도 좋겠다.

카드를 만들 경우- 한국농촌의 위기에 대한 문구(줄어든 농가면적, 줄어든 농가인구, 늘어난 고령농부)를 넣는다. 그 아래에 간단한 실천 사항을 넣어 낭독한다.

실천사항 - 우리는 8번째 농촌선교주일을 맞아 농촌과 농사가 교회와 사회의 기초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섭리를 고백하며 다음과 같이 결심합니다.

하나, 이 땅의 농부들이 강건 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지역농산물을 사용하겠습니다.
하나, 나와 이웃, 지구공동체를 생각하며 건강한 생산과 소비를 지향하겠습니다.
하나, 모든 이들이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대량 생산, 소비를 줄이겠습니다.
하나, 농촌과 도시의 교회들이 연합하여 한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펼쳐가겠습니다.

- 지역농산물을 사용합니다. 대량소비를 줄이겠습니다.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하겠습니다.
-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맞는 농산물을 생산하겠습니다. 등.

❙농촌교회와 교류, 초대
농촌선교주일을 맞이하여 지방, 연회의 농촌교회와 교류를 하면 좋겠다. 일방적인 도움이 아닌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가 서로 나눌 수 있고 베풀 수 있는 컨텐츠를 의논하고 농촌선교주일 예배에 간결한 예식(협약식 등)을 나누면 좋다.
예) 강단교류, 농활, 성경학교, 수련회 제공
자립하는 농촌교회의 경우 도시의 재정미자립교회에 쌀 등의 농산물 보내주기

설교문 1

하나님 사랑, 땅 사랑 그리고 농부
본문: 창세기 2장 4-7절
곽일석 목사(원천교회)


경기연회 농촌선교위원회는 지난 해 9월 15일 농촌선교주일을 계기로 농촌마을과 농촌교회를 살리기 위한 [하베스트2020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향후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도시교회와 농촌교회 각 스무 곳을 연결해 선교협약을 체결하는 농산물직거래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는 보다 실천적으로 농촌마을을 교회 중심으로 다시 살리자는 프로젝트로, 이를 통하여 도시교회 소비자들은 좋은 먹거리를 제공받게 되며, 농촌교회는 새로운 유통 경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교인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도 직거래 장터의 생산자로 참여시키면서 지역 선교의 장을 넓혀 가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농촌교회들이 고령화의 문제와 더불어 점점 더 활력을 잃어가는 현실이 더욱 안타까운 상황에서, 농촌교회의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경제능력을 보전하며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교단의 정책적인 관심과 실제적인 지원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특별히 경기연회가 속한 경기남부지역은 다양한 형태의 도농복합 도시들로 행정구역을 이루고 있는데, 화성, 평택, 안성, 용인 등,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전형적인 농촌풍경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에 많은 수의 감리교회 농촌교회들이 지역선교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렇게 경기연회 농촌선교위원회가 실천하는 [하베스트2020 프로젝트]는 농촌마을을 교회중심으로 다시 세우는 신앙운동으로,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더불어 상생의 길을 함께 걷는 가운데, 농촌교회가 더욱 깊이 뿌리를 내리고 든든히 세워지는 기회로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올해는 유엔(UN)이 '가족농(家族農)'의 해를 선포했다. 농업의 지속가능한 대안으로서 '가족농'의 형식을 권고하고 나섰다. 식량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며 소비하는 상업 농업을 지양하고 소규모의 가족농을 권장하자는 것이다. 도시를 위해 대량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국경을 너머서 전 세계에 유통하는 초국적 기업의 농사에서는 대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안사회를 추구하는 지역화 운동과 현대의 인문학은 자본주의가 사람답게 사는 데 불편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 보다 더 나은 사회체제를 계발할 것인지 논구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현대의 철학과 인문학이 신학보다도 더 열심히 성경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다.

창조주 하나님은 땅을 갈 사람이 필요해서 사람을 창조했다(창2:5). 생명의 힘을 지닌 물로 땅을 적신 후에(창2:6) 하나님은 그 젖은 흙으로 사람을 만드셨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그 조형의 코에 숨을 불어넣어서 사람이라는 생명체를 창조하셨다(창2:7). 하나님의 성령으로 살아가도록 물과 흙으로 지음 받은 존재자가 사람이다.

본문은 이미 1장에서 서술된 바 있는 천지 창조 기사를 다시 인간 창조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고 있는 장면이다. 그만큼 인간 창조는 하나님의 천지 창조 사역 중 핵심이요, 꽃이요, 면류관임을 반증한다. 그리하여 본문은 1;26, 27에 이어 인간 창조의 재료 및 방법까지 상술함으로서 다른 여타 피조물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당신의 각별한 노고 및 관심을 인간에게 쏟아 부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인간은 스스로 있어온 존재이거나 혹은 어떤 물질의 형질 변화와 같은 진화로 말미암아 조성된 것이 결코 아니라,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랑과 주권적인 의지로 친히 육체와 영혼을 만드신 신의 산물인 것이다(행17:25). 따라서 인간은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보다 고귀하고 순결하며 동시에 하나님과 밀착된 생명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인간 출생의 근원이 하나님께로부터 라는 사실은 인간 생존의 원동력이 바로 하나님께 있음을 아울러 보여준다. 사실 인간은 흙으로 빚어진 질그릇과 같은 매우 유약한 존재이다(욥10:9), 그러나 거기에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랑이 깃든 생명의 생기를 불어 넣으심으로 연약하지만 인간으로 하여금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는 은혜를 베푸셨다(시139:14).

그러므로 인간은 필연적으로 하나님과 관계해야만 온전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궁극적인 의미에서 죽은 존재에 불과하다(엡2;1). 죽음의 선악과를 따 먹은 후,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으로부터 쫓겨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이라는 의미에서 곧 죽음에 다름 아니었다. 이런 측면에서 죄악된 모든 인간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회복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역시 사람이다. 꽃이 아름답다고 하나 그것은 열매를 얻기 위한 과정일 뿐 사람처럼 피조물의 최종 목적이 아니다. 그러기에 인간의 영혼은 물론이려니와 이간의 육신도 그 모양 상 가장 우아하고 품위 있게 만들어진 것이다. 즉 하나님의 거룩한 형상을 담고 잇기에 가장 적절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신의 최대 걸작품이다.

그런데 이토록 아름답고 귀한 존재인 인간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진정 인간은 천국의 빛나는 물질로도, 반짝이는 하늘의 별들로도, 금이나 은 같은 보석으로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가장 흔하게 인간의 발에 짓밟히는 보잘 것 없는 흙으로 만드셨다. 그러면 왜 하나님은 흙으로 인간을 만드셨을까?

첫째, 인간이 스스로 높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성경에서 흙은 하찮은 것(창18:27), 수치스러운 것(욥42:6), 죽음(전3:20), 약점(시109:14)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가장 값어치 없는 '땅의 티끌'(dust from the ground)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원래 인간의 근원이 보잘 것 없는 땅의 티끌이며 먼지에 불과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 준다.

이처럼 근본이 부끄러운, 스스로 떳떳이 자랑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만한 인간은 자신의 부함을 자랑하고 권세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전에 모든 인간은 자신의 근본이 흙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먼지로 되어졌으며, 또한 먼지로 돌아갈 이간 본연의 자세를 깨닫는다면 그 누구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스스로 높일 수 없고 겸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자신의 근본을 깨달은 인간은 이제 그토록 보잘 것 없는 자신을 하나님께서 당신의 은총으로 가장 천한 상태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로 변하도록 해 주신 데 대해 감격을 느끼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야 마땅하다. 실로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잠시도 이 땅에 존재할 수조차 없다. 그렇기에 만일 우리가 그저 한 줌의 흙덩이에 불과한 나를 하나님께서 당신의 창조 능력과 은혜로 생명을 주시고 귀하게 살게 하신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 이상 더 배은망덕한 일이 없을 것이다.

셋째, 인간에게는 반드시 하나님의 생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기 위해서이다. 비록 인간이 흙으로 만들어졌을 지라도 인간은 어디까지나 육신 그 이상이다. 흙으로만 된 육신은 동물적인 것 이상 될 수 없지만, 그러나 흙으로 된 인간의 코에 하나님이 친히 생기를 불어 넣으심으로 인간은 육신 이상의 인간이 된 것이다. 즉 흙덩이 이상의 존재가 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하나님의 생령을 받음으로 하등 동물과는 달리 하나님의 성품을 부여받은 영혼을 가진 인격체가 된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 뜻은 인간이 하나님의 성품을 떠나서는 동물화 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 이 땅에 육신은 멀쩡하지만 하나님의 성품을 떠나, 그 결과 동물적 생활을 사는 죽은 영혼이 얼마나 많은가?

본래 하나님은 생명 있는 것들을 창조하실 때, 삶의 터를 함께 주셨다. 즉 식물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게끔, 물고기는 물속에서 살게끔, 뭇 동물들은 땅 위에서 움직이며 살게끔 하시고, 새는 공중을 날며 살게끔 각각 삶의 터전을 주셨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들의 삶의 진정한 터전은 하나님의 품안인 것이다. 즉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따라 살 때만이 인간은 진정한 인간의 참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흙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흙 이상의 고귀한 생명체가 되는 유일한 길이요, 방법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사명은 흙에 생명력을 북돋우고 물길 따라 생명을 꽃피우며 땅에 사는 모든 생명을 먹여서 살리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들녘에서 창조사역의 조력자로서 창조된 존재자가 곧 사람이다. 그는 곧 농부였다. 참된 농부의 정체성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농부는 누구인가? 생명을 살리는 존재이며 흙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꾼이 농부다.

아담이 선악과를 먹고 타락했다. 하나님의 사명을 망각했으며 하나님과 나누는 우주적 소통이 끊어졌다. 타락한 아담은 에덴동산에 있는 생명나무에 접근할 수 없도록 추방되었다. 에덴을 상실한 아담에게 이기적 욕심이 점점 발달하여 형제를 살해하는 폭력에 몸을 담고 마침내 하나님과 불통되어 도시를 건설하여 흙을 저버리고 떠나고 말았다.

땅에 남아 있는 사람들조차도 도시의 지배와 폭력에 종속되었으며 마침내 도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서의 농업이 주종을 이루게 되었다. 농사는 어느새 재화를 얻는 수단으로 변질하고 그 본래의 사명인 생명 돌봄의 과제를 까마득 망각하고 말았다. 농부가 다 타락하고 말았다.

타락한 농부가 회개하고 돌아와야 새 사회의 길이 열린다. 돈 버는 농부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농부로 거듭나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창조의 원형으로 회복된 새로운 존재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거듭 나서 그의 말씀을 준행하는 사람들이 곧 하나님나라의 담지자들이다. 이들이 곧 교회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나님나라를 일구는 농부다.

성경은 이런 맥락에서 지역화(localization)의 사명을 교회에 던져주고 있다. 대형의 도시와 국가의 구조 악에서 상처받고 절망한 모든 영혼을 교회는 불러 세워서 말씀으로 치유하고 참 생명으로 거듭나서 인도해야 한다. 도시민과 국민이 모두 참 농부로 거듭나서 생명의 일꾼이 되고 자본의 노예로 사는 도시의 삶을 거부하도록 교회가 도와야 한다.

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 자신이 땅에서 일함으로서 흙에 생명을 불어넣는 농부의 삶으로 온전히 거듭나야 한다. ‘가족농사’의 해를 맞이하여 세계의 온 교회가 생명을 살리는 농부의 교회로 거듭나야할 것이다. <끝>

설교문 2

가족농, 에덴의 농법을 회복해야 합니다.
창세기 2:4-7
설교문-김종구 목사(만리현교회)



1. 중국 송나라에 한 농사꾼이 있었습니다. 씨를 뿌려놓고, 아침마다 나가서 보는데, 싹이 잘 자라나지 않습니다. 농부는 어떻게 하면 싹들이 잘 자라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는 모든 싹들을 하나하나 조금씩 뽑아 올려주기로 하였습니다. 하루종일 이 일을 한 후, 심히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식구들에게 “싹이 워낙 자라지 않기에, 조금씩 뽑아올려 자라게 하였다”고 이야기하자, 식구들이 놀라서 급히 밭에 가 보았는데, 이미 싹들은 송두리째 말라죽어 있었습니다.

<맹자> 공손축 상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들이 모두 다 잘 아는 ‘조장’(助長)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설명해주는 고사입니다. 인간의 급한 성미에 기초한 탐욕을 에둘러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더 빨리 더 많이 얻으려는 인간의 욕심이 결국 생명을 죽이게 됨을 경고하는 이야기입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어리석은 농부는 많이 있습니다. 더 많은 농산물의 생산을 위해 대규모화된 기업농들은 산술적인 농업생산량의 증대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획기적인 방법으로 고도의 생산량의 확보와 가공상의 편의를 위해 농산물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소위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농산물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유전자 농산물은 우리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유전자조작 슈퍼옥수수는 소나 돼지 등의 사료로 많이 보급되고 있어서 그 고기를 먹는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고, 또 많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햄이나 소시지에도 유전자조작 콩을 사용한 경우도 보도되고 있습니다. (<2011년 3월 환경연합 조사> 참조)
농산물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소를 좀 더 빠른 시간내에 성장시켜 보다 많은 소득을 올리려는 탐욕의 결과 소가 풀만 먹기보다, 고기를 먹게 되면 빨리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는 양을 선택하여 양의 내장과 육질을 가지고 사료로 만들어 소에게 먹였습니다. 초식동물인 소가 동물성 사료를 먹게 됨으로써, 광우병이라는 이상현상이 생겨났습니다.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는 사람들은 ‘신종 야곱병’이라는 사망률이 아주 높은 병에 걸린다고 하여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중입니다. 모두가 현대판 ‘조장’의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2. 오늘 우리가 봉독한 성경말씀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는 장면에 관한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기본 동기를 밝혀주시는데, 그것은 바로 ‘땅을 갈고 농사를 할 존재’가 필요하셨던 것입니다.(5절) 그런데 에덴동산에서 농사는 에덴동산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청지기직을 의미하였습니다. 즉 농사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피조물 전체를 연결시켜주는 핵심적인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하나님은 농부인 아담으로 하여금 땅만 갈게 하신 것이 아니라 동산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이름을 짓게 하심으로 그 존재들의 의미를 살리는 역할을 맡겼습니다.(19절)
그러나 아담 가정이 하나님께 범죄한 이후 에덴에서 에덴의 동쪽으로 쫓겨난 이후에는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땅은 인간으로 인해 저주를 받게 되었고, 사람은 죽을 때까지 땀을 흘려 애쓰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창 3:17) 이제 다른 생명체를 돌보며 살리는 농사가 아니라, 자신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해야 하는 고된 노동으로 전화된 것입니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에덴에서 추방되어, 세계를 보살피고 관리하고 아름다운 창조의 섭리를 지키는 청지기의 소명을 잃어버린 인간이 다시 에덴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포기하였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가서 생명의 농사를 짓는 삶을 회복하려는 시도 대신 인간의 탐욕에 기대면서 탐욕을 충족하려는 농사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 단적인 예를 아담의 아들 가인에게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인은 농부로 자라났습니다. 어느 해 자신이 수확한 농산물을 하나님께 제물로 바쳤으나 하나님께서는 가인의 제물을 받지 않으셨습니다. 성경 어느 곳에서도 이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는 주지 않지만, 우리는 가인의 농부로서의 삶이 에덴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탐욕에 기초한 것이었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하나님께 용납되지 못한 순간에 직면했을 때, 가인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에게 회개하기 보다는 하나님을 떠나 도망하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회개보다는 자신의 탐욕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인생의 방향을 잡습니다. 창세기 4:17에는 가인이 ‘에녹성’이라는 성을 쌓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에녹은 가인의 아들의 이름입니다. 성을 쌓았다는 것은 자신의 소유를 보호하고 나아가 확장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였다는 뜻입니다. 이른 바 도시를 세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도시문명에 대한 하나님의 결정적인 심판은 바벨탑 사건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창 11장 참조) 하나님의 결정적인 개입으로 인간들은 도시건설하기를 멈추었으나(창 11:8) 인간의 탐욕 그 자체가 소멸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탐욕의 결과가 오늘날 참담한 인류의 ‘조장’ 신화로 본격적인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3. 2014년은 UN이 제정한 <세계 가족농의 해>입니다. 유엔은 대규모로 에너지와 자원을 동원하는 기업시스템 대신 소수의 자발적인 사람들의 참여와 협조속에 이루어지는 ‘협동조합운동’을 지원하는 것을 2013년의 과제로 삼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농업의 지속가능한 대안으로서 ‘가족농’의 형식을 제안한 것입니다. 그동안 인류는 농업생산을 효율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왔습니다. 이른 바 ‘비교우위론’입니다. 이 경제학이론은 선진국들이 대규모 농장에서 기계화된 설비로 대량생산하는 농산물을 수입하여 먹는 것이 자국의 좁은 땅에서 가족노동을 바탕으로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싸고 질좋은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그러나 이 비교우위론으로 무장한 선진국의 기업농은 더 많은 이윤창출을 위해 끊임없는 ‘조장’의 범죄를 일으켜 왔습니다. 유전자를 조작하고, 생명의 기본법칙을 무시하며, 농산물생산단가를 낮추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이번에 유엔이 ‘가족농’을 중심가치로 선택한 것은 이러한 기업농이 인류의 미래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환영받아 마땅한 조치입니다. 농사는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를 바탕으로 생산되어야 하고, 또 소비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가족들이 자신의 가족들이 먹을 것을 생산하는 마음으로 농산물이 생산되는 시스템, 즉 가족농이 현실적으로 중요합니다. 특별히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전 세계 70%의 가족농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가족농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은 세계의 미래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가족농을 보호하고 가족농의 건전한 생산농법을 잘 유지하도록 격려하고, 또 그들의 생산물을 구조적으로 소비하는 유통체계를 갖추는 일에 모두가 힘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가족농을 돌보는 일은 단순히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의 방식에만 한정되는 일은 아닙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들은 생명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또한 노동 특별히 여성노동의 신성함과 귀중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될 것입니다.

최근 우리사회가 세월호참사의 아픔으로 온 국민의 마음이 극도로 쏠려 있는 틈을 타서 대한민국 정부가 이러한 가족농의 보호라는 대의를 거스르는 엄청난 발표를 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7월 18일 농림부장관이 2015년부터 대한민국은 쌀수입을 관세화하기로 결정했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관세화란 누구든지 세금만 물면 쌀을 수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는 의무적인 양만 수입할 수 있었으나 이렇게 되면 값싼 수입쌀들이 우리나라 쌀농업을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말 것입니다. 정부는 FTA 규정에 따라 시간이 없어 서둘러 발표했노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FTA에는 그런 조항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쌀수입을 두고 어떤 사람들이 이득을 보게 될지, 또한 어떤 암거래가 이루어질 것인지를 예상하면 정부가 왜 이리 서둘러 쌀수입관세화를 발표하는지 전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다른 ‘조장’의 범죄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에덴의 농법을 회복해야 합니다. 생명을 돌보고 사랑하며 지속가능한 형태로 발전하기 위한 농사의 방법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오늘날 우리 농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족농을 보호하고 가족농을 발전시키는 것에서 출발할 것입니다. 우리 도시민들이 이를 위해 도움을 주는 중요한 원칙은 이제 농산물을 소비할 때 무조건 싼 것만 찾아다니지 말고, 생명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신앙적 결단하에 농산물 소비하는 훈련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우선 나의 생명과 가족의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동시에, 가족농을 온전히 육성시켜 민족과 세계에 건강한 생명을 흐르게 하는 중요한 물꼬가 될 것입니다.

탐욕에 기초한 기업농에 저항하고, 생명에 기초한 에덴의 농법, 가족농을 회복하는 일에 우리의 기도를 모으시는 여러분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제 8회 농촌선교주일

주제성구: 창세기 2장 4-7절
성서해석: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가족농(家族農)’


이영재(Ph.D., 전주화평교회/전주성경학당)

들어가는 말

유엔(UN)은 2014년 올해를 ‘세계 가족농(家族農)의 해’로 선포하였습니다. 유엔이 농업의 지속가능한 대안으로서 ‘가족농’에 초점을 맞춘 것은 농촌지역의 빈곤과 가난 해소, 식량안보와 영양개선, 생활방식 개선, 자연과 환경보존, 지속가능한 개발을 촉진하는데 가족농과 소농이 특히 가족농이 핵심 역할을 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식량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며 소비하는 다국적/기업 농업을 지양하고 소규모의 가족농을 권장하자는 것입니다. 대도시를 위해 대량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국경을 너머서 전 세계에 유통하는 다국적 기업의 농사에서는 대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소품종 대량 생산을 포기한 지역의 농부들이 자신의 땅에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여 가족과 지역을 먹여 살리는 가족농을 보존하고 영위해야 합니다. 이것은 다국적 자본독점과 기업농에서 벗어나 ‘지역화(localization/localizierung)’운동, 즉 지역순환사회 운동이 됩니다.

대안사회를 추구하는 지역화 운동은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유지하려는 현대 인문학의 흐름과 맞물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철학과 인문학은 물질만능주의가 사람답게 사는 데 불편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 보다 더 나은 사회체제를 계발할 것인지 논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현대의 철학과 인문학이 신학보다도 더 열심히 성경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와 신학자는 최근에까지 성경말씀 보다는 서구교회의 신학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전파하여 왔습니다. 이제 정신을 차려서 성경을 다시 정독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귀먹은 교회와 신학자가 눈 감고 벙어리 노릇하는 동안 성령님은 교회 바깥으로 나가셔서 철학과 인문학을 하나님나라의 일꾼으로 동원하고 있습니다.


I. 도시와 국가, 그리고 제국

카인이 아벨을 죽였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폭력으로 형제를 죽인 카인은 하나님 앞을 떠나서 놋 땅으로 옮긴 뒤 아들 에녹을 낳고 아들의 이름을 따서 에녹성을 건설하였습니다(창4:17). 이것이 인류 최초의 도시였습니다. 가인의 자손 라멕에게서 폭력은 문명의 형태를 띠고 더욱 심해졌습니다. 라멕의 자녀들이 도시의 행복한 생활을 위하여 도시근교 농업과 축산업과 유흥업과 광공업을 개발하였습니다(창4:20~25). 도시의 문명은 성곽을 축성하는 대량의 노예 노동력을 요구하였으며 대규모의 노동력과 재화를 취득하기 위해서 성곽을 소유하고 이것들을 지키기 위하여 폭력배들 사이에서 전쟁이 빈발하였습니다(창14장). 이로써 영웅으로 일컬어지는 용사들이 세상을 폭력으로 지배하게 되었습니다(창6:1~4). 노아의 아들 함의 자손들은 대도시들을 세우고 도시들의 연맹체제로서의 ‘국가’를 건국하였습니다(창10:10). 국가 건설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이데올로기가 도시민들의 사상으로 정립되었습니다. 도시문명은 하나님과 자연에 맞서 스스로 자신들을 지켜내기 위하여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그들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바벨 탑 건설에 일치단결 하였습니다(창11:4). 도시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이집트와 가나안 지역과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도시국가들이 가득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은 도시국가들의 숲 속에서 이리 저리 유리하고 방랑하면서 도시의 폭력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윽고 하나님의 택한 백성조차도 도시의 폭력문명의 영향을 받고 스스로 폭력의 죄에 물들어갔다. 창세기는 인류의 죄가 도시의 폭력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합니다.


II.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

로마제국 시대에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선포는 로마제국의 시대와 국경을 넘어 고대 이집트제국과 바빌로니아 제국들과 페르시야 제국과 헬레니스토 제국에게 모두 적용되는 예언이었습니다. 애굽을 탈출한 노예들이 광야에서 받은 하나님의 말씀을 참되게 준행하는 공동체가 하나님 나라임을 각성시켰습니다.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지배체제를 세운 헤롯의 정치력과 사두개·바리새인의 지배체제가 하나님나라일 수 없습니다. 시내산에서 주신 십계명과 계약법을 강령으로 광야를 행진했던 말씀의 공동체가 하나님의 나라의 원형이었습니다. 율법은 사랑법으로 요약되며 사랑은 대형화된 도시에서 익명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사랑은 작은 마을 단위의 작은 공동체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성경의 율법은 하나같이 국가체제의 통치에는 부적합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대형화된 예루살렘 체제와 로마제국의 체제는 우상숭배의 체제이며 하나님나라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성경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십자가에 처형된 예수님의 부활과 오순절 다락방 120문도에게서 다시 확정되고 확립되었습니다. 초기교회는 대형화되어가는 도시들 속에서 작은 말씀공동체들로 세워져서 대도시들의 연맹체로서의 제국을 뿌리 채 근본에서 뒤흔들기 시작했습니다(행20:23). 세상의 폭력적 권세를 허물어뜨리는 성령의 능력이 교회입니다.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권력을 무너뜨릴 사명을 교회가 생래적으로 담지하고 있음을 성경은 성도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요16:33).


III. 교회, 참 농부의 부활

창조주 하나님은 땅을 갈 사람이 필요해서 사람을 창조했습니다(창2:5). 생명의 힘을 지닌 물로 땅을 적신 후에(창2:6) 하나님은 그 젖은 흙으로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그 형상의 코에 숨을 불어넣어서 사람이라는 생명체를 창조하셨습니다(창2:7). 하나님의 성령으로 살아가도록 물과 흙으로 지음받은 존재자가 사람입니다. 그의 사명은 흙에 생명력을 북돋우고 물길 따라 생명을 꽃피우며 땅에 사는 모든 생명을 먹여서 살리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들녘에서 창조사역의 조력자로서 창조된 존재자가 곧 사람입니다. 그는 곧 농부였습니다. 참된 농부의 정체성도 여기에서 찾아야 합니다. 농부는 누구인가요? 바로 생명을 살리는 존재이며 흙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꾼이 농부입니다.

농부 아담이 선악과를 먹고 타락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명을 망각했으며 하나님과 나누는 우주적 소통이 끊어졌습니다. 좋고 나쁨과 호불호를 따지는 자기중심성에 갇혀 버린 타락한 농부는 에덴동산에 있는 생명나무에 접근할 수 없도록 추방되었습니다. 에덴을 상실한 농부에게 이기적 욕심이 점점 발달하여 형제를 살해하는 폭력에 몸을 담고 마침내 하나님과 불통되어 도시를 건설하여 흙을 저버리고 떠나고 말았습니다. 땅에 남아 있는 농부조차도 도시의 지배와 폭력에 종속되었으며 마침내 도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서의 농업이 주종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농사는 어느새 재화를 얻는 수단으로 변질하고 그 본래의 사명인 생명 돌봄의 과제를 까마득 망각하고 말았습니다. 농부가 다 타락하고 말았습니다.

타락한 농부가 회개하고 돌아와야 새 사회의 길이 열립니다. 돈버는 농부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농부로 거듭나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창조의 원형으로 회복된 새로운 존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거듭 나서 그의 말씀을 준행하는 사람들이 곧 하나님나라의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곧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나님나라를 일구는 농부라 할 수 있습니다.

나가는 말

성경은 도시와 국가를 경계하며 도시연맹체로서의 국가를 대신할 수 있는 선한 체제로서 ‘하나님의 나라’를 제시합니다. 국내선교나 세계선교는 수많은 작은 교회 공동체를 세우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수많은 작은 말씀공동체들이 농부로 지음받은 본래의 사명을 자각하고 이 땅에 계속 세워져야 합니다. 작은 말씀공동체들이 이 땅을 가득 덮어서 대형화된 도시와 국가가 스스로 해체하도록 줄기차게 인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대형국가를 마침내 해체하고야 말 것입니다.

성경은 이런 맥락에서 지역화(localization)의 사명을 교회에 던져주고 있습니다. 대형의 도시와 국가의 구조악에서 상처받고 절망한 모든 영혼을 교회는 불러 세워서 말씀으로 치유하고 참 생명으로 거듭나서 인도해야 합니다. 도시민과 국민이 모두 참 농부로 거듭나서 생명의 일꾼이 되고 물질의 노예로 사는 도시의 삶을 거부하도록 교회가 도와야 합니다. 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 자신이 땅에서 일함으로서 흙에 생명을 불어넣는 농부의 삶으로 온전히 거듭나야 합니다. ‘가족농’의 해를 맞이하여 세계의 온 교회가 생명을 살리는 농부의 교회로 거듭나야할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