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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13일 오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후보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 3인은 이날 오후 6시 20분경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 소재한 한기총 사무실에 들러 이 목사의 후보등록 서류를 접수했다. 이에 앞서 이목사측은 이날 5시가 되기 전 후보등록에 필요한 1억 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이에 앞서 12일 대표회장직 사의를 표명한 후, 9월 2일 임시총회에서 새 대표회장을 선출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또 그는 이전에도 이영훈 목사와 만나 차기 대표회장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영훈 목사가 후보등록을 했지만, 여전히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가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당장 홍재철 목사는 자신이 세운 임원들과 함께 14일 경기 화성 나들이를 통해 ‘우의’를 다질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홍 목사측은 이 모임에 대해 “그동안 수고한 임원들을 위로하기 위한 취지”라고 둘러댔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자신들의 ‘작전’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한 ‘집안단속’이라는 것이 파다하게 퍼진 교계의 일반적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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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원회 광경. |
홍재철 목사는 정말 마음 비웠나? ‥“글쎄요”
12~13일 종로5가권을 술렁이게 했던 홍재철 목사의 사퇴표명과 이영훈 목사의 후보등록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선 홍재철 목사의 사퇴표명 배경부터 짐작해 보자.
가장 유력한 것이 법원 대응용이라는 분석. 현재 홍재철 목사의 대표회장 무효를 구하는 소송이 두 건 계류돼 있다. 이준원 목사가 제기한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무효 본안소송 및 이광원 목사가 제기한 홍재철 목사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이 그것이다.
이준원 목사 등은 지난 1월20일 한기총 임시총회 결의에 대한 가처분신청이 기각된 후, 이를 거둬들이지 않고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한기총 임시총회에서 대표회장 임기를 ‘2년 단임’에서 ‘2년 연임’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골자로 정관을 개정한 것과 관련 의결정족수 미달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의무효 확인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피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들까지 함께 감안할 때 신청인들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피신청인의 대표자 선출 자체를 사전적·예방적으로 금지하여야 할 정도로 이 사건 의결에 절차상·내용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이 명백하게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다”며 기각했다.
하지만 이는 한기총의 임시총회 결의가 적법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급박하게 정기총회에서의 선거를 중단할 정도로 소명되지 않았다는 것. 즉 신청인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소송이 홍재철 목사 그룹을 궁지에 빠뜨릴 수 있는 불씨로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오는 21일 선고심을 앞둔 상황에서 홍재철 목사의 ‘퍼포먼스’가 진행된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홍재철 목사측이 그전부터 노심초사하면서 재판에 신경을 곤두세운 것도 사실이다. 직무정지를 당하거나 선거무효가 될 경우 자신의 아성이 한 순간에 날아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기총 대표회장에서 한 순간 쫓기듯 물러날 경우 자신에게 쏟아질 공격과 함께 ‘정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모를 리 없다.
여기에 예장 합동중앙측 이광원 목사도 지난 5월 14일 홍재철 목사의 대표회장 직무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무효정관에 따라 정기총회에서 선출된 홍재철 목사가 대표회장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개정된 한기총 정관을 ‘승인한 적 없음’에 근거한 것이어서 이전 소송과도 격을 달리한다. 사단법인 주무부서인 문광부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한기총 정관에 대해 절차를 문제 삼아 현재까지 승인해 주지 않고 있다. 법원도 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인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이는 홍목사측의 ‘가처분결정 지연’이라는 방어작전이 일정부분 먹힌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법원도 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고, 이 기미를 모를 리 없는 홍 목사측도 ‘수’를 써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홍재철 목사가 온전히 대표회장직을 내려놓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를 잘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9월 2일 이전이나 이후에 자신의 말을 뒤집거나 최악의 상황일지라도 자신의 사람을 내세워 ‘섭정’을 기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법원판결 대응용이라면 이러한 전망의 틀이 얼추 맞추어진다고 볼 수 있다. 21일 이전에 ‘대표회장직을 내놓았으므로 무효나 직무정지가 실익이 없다는 법원 판단’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소명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그 의도대로 법원판결이 나올 경우 현재의 한기총 세력은 ‘홍재철 목사밖에 대표회장을 할 사람이 없다’는 읍소전략을 써 당사자의 번복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14일의 회합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일은 상대가 있는 법. 이러한 의도를 간파하고 있는 소송 제기자들은 재판부에 반대 소명자료를 통해 21일 선고심을 연기하도록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홍 목사가 공언한 대로 선거 진행을 통해 새 대표회장을 선출토록 하겠다는 의지다.
이영훈 목사의 출마, 약이 될까?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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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
다음으로 이러한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이영훈 목사가 ‘왜 후보등록을 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지난주에 이어 13일에도 홍재철-이영훈 회합이 이루어졌고, 이 자리에서 WCC나 NCCK 등 이목사의 입장을 정리하는 문제와 더불어 다락방이나 평강제일교회 회원권 보장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이 문제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 또는 각서작성을 의논했다는 후문도 들리고 있다.
하지만 ‘홍재철 왕국’으로 불릴 정도로 탄탄한 아성을 구축한 현재의 한기총 회원 및 임원구성상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이 된들, 자신의 포지티브한 위치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목사가 아무리 한기총 개혁이나 한교연과의 통합 등의 의지를 갖고 들어온다 할지라도 이미 구축된 홍재철 목사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현재 적극적으로 활동하지는 않지만 멤버십을 유지하고 있는 교단들과 함께 개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지 모르지만 이 또한 ‘순진한 착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홍재철 목사와 그를 지지하는 그룹이 자신들의 아성을 순순히 내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한기총이 이단시비 교단의 해결을 하지 않는 한 ‘통합논의는 없다’고 밝힌 한국교회연합을 설득하기 어렵다.
이영훈 목사가 한기총에 덧씌워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그의 리더십은 급전직하로 추락하며 세간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또 이러한 외부적 평가가 교회 내부로 인입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영훈 목사의 이번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는 좋게 표현하면 ‘리더십의 시험대’가될 것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진창 속에서 허우적대는 리더십’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즉 약인줄 알고 마셨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독배’였다는 ‘독백’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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