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에서 7일 저녁 모인 감독협의회(회장 김영헌 감독)에서 현직 감독들이 전용재 감독회장에게 발끈했다. 총실위에서 임시입법의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의한 일과 개혁특위 구성 등 최근 전용재 감독회장의 행보와 관련해서다.

당초 감독들은 이날 공식 감독회의로 모일 예정이었으나  ‘일부러’ 전용재 감독회장을 초청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감독협의회로 모임을 가진 것이라고  밝혀 공개적으로 감독회장과 거리두기를 했음을 나타냈다.

감독임기가 몇달 남지 않았다 해도 의도적인 거리두기여서 전용재 감독회장의 향후 정국운용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송정국을 돌파해야하는 현실에서 이런 분위기는 분명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 7일 남부연회가 주관한 감독협의회에서 연회감독들이 임시입법을 무산시킨 책임을 물어 감독회장을 성토하고 임시입법의회개최의 당위성을 재차 확인했다. 또한 개혁특위의 설치와 운용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전용재 감독회장이 표점검해 신의를 저버렸다”

유성의 리베라 호텔에서 감독협의회(회장 김영헌 감독)로 모인 감독들은 두시간여 비공개 모임을 마친후, 평소 감독회의 서기인 안병수 감독(충북연회)을 대신해 김영헌 감독이 직접 브리핑을 가진 자리에서 지난 임시입법의회 무산결의가 우연이 아닌 ‘의도된 결과’였음을 폭로했다.

김영헌 감독(서울연회)은 “강릉에서 열린 감독회의시 전용재 감독회장이 임시입법의회를 열되 총실위에서는 날짜만 정하기로 약속해 놓고는 뒤돌아서 총실위 하루전 총실위원들을 상대로 표점검(투표돌입시 지지해 줄것인지 여부확인 혹은 부탁을 의미하는 듯)을 했다"면서  “이는 신의를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안병수 감독은 약속을 하고도 다른 결과를 도모한 감독회장의 표점검 행위를 "(감독회장이)오해라고 하지만, 각 연회의 총실위원들로부터 감독들이 보고를 받아 확인 했다”고 밝혔으며 김영헌 감독은  “총실위가 열리기 며칠전 감독회장과 오랜 통화에서 이번에 입법의회를 열되 개정법안을 다 다루려하지 말고 중요한 몇 가지만 입법하자고 약속받았는데 감독회장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다”며 상당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반면 강릉회의 직후 본부는 강릉회의의 내용에 대해 ‘임시입법의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총실위에서 결정하기로 했었던 것’이라고 감독들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하며 본지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기도 했었다. (당시 감독회의는 비공개였으므로 어느 말이 맞는지 알 길이 없다. 본지는 당시 안병수 감독회의 서기의 브리핑을 받아 보도했다가 이후 본부의 정정보도요청을 받아 들여 기사수정을 한 바 있다. 안병수 감독은 당시 브리핑 내용이 감독회장에게 확인 절차를 밟은 것으로서 잘못 전한게 아니라고 이날 주장했다. - 편집자 주)

김영헌 감독은 임시입법의회를 올해에 개최하지 않기로 한 6월 12일 총실위의 결의절차가 위법했음도 주장했다. 앞서 4월 9일 총실위에서 6월 19일자에 임시입법의회를 개최하기로 이미 결의하고 일정만 6월 12일 총실위에서 정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또다시 입법의회 개최 유무를 결의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번안동의를 받아 3분의2로 결의했어야 했다는 장개위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개혁특위는 적절치 않은 조직이다”

김영헌 감독은 또 전용재감독회장이 주도하는 ‘개혁특별위원회’의 설치와 운용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감리회 안에 장정개정위원회, 장단기발전위원회 등 입법을 위한 공적인 기구가 이미 있는데 “왜 이런 조직이 필요하느냐”는 문제제기다.

김영헌 감독은 최근 개혁특위에서 연회로 보내온 인선요청관련 공문에 대해 “대부분의 감독들이 불쾌해 하며 추천 안할 것이라고 한다”고 했다는 뒷 이야기를 덧붙였다.

전용재 감독회장이 15인을 선정할 것이고 연회별로 3인씩 요건을 갖추어 추천하면 그중에서 1인을 선정할 것이되 요건에 맞아야 한다는 내용의 인선요청 공문을 받아보고 ‘이럴 것이면 그냥 본인이 다 선정할 것이지 뭣하러 추천해 달라는 것이냐’고  “무례”라는 표현을 써가며 감독들이 불쾌감을 감추지 않더라는 것.


감독회장의 임시입법의회 개최 촉구

이날 감독협의회에서 올해 꼭 통과됐어야 할 입법안으로 거론된 것은 2년제겸임 감독회장제도, 본부구조개편안, 법조인의 의결참여금지를 전제로한 ‘법률자문단설치’ 등 3가지 였다고 했다. 이 법안의 입법화를 위해 올해 임시입법의회가 개최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

김영헌 감독은 브리핑에서 “교회 재정이 줄어드는 마당에 효율적이고 기능적 본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본부구조조정이 당장 실현될 수는 없다. 정년이 찬 직원들이 나가면 후임을 정하지 않는 방법으로 줄이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7-8년이 걸릴 것”이라며 일각의 반감과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또, 여러 의결기구에 법조인을 배제하고 법조인은 단지 ‘법률자문단’을 구성해 자문역할만 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감리회 내 법조인끼리 법리다툼을 하느라 사회법정에까지 끌고가는 일이 다반사여서 법조인은 사회법정에 가는 가교역할을 할 뿐 감리회 역사와 전통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했다. 감독회장2년겸임제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감독협의회가 밝힌 위 3개 입법내용과 임시입법의회 개최 당위성은 최근 장로회수련회서 채택된 결의와 같은 것으로서 감독협의회는 이들과 뜻을 같이 한다고 했다. 감독들이 평신도들과 연대하여 감독회장과 전선을 형성했음을 밝힌 것이다.

김영헌 감독은 전용재 감독회장이 지위를 잃기전 임시입법의회를 공고했던 사실을 상기시키고는 “자신의 귀책사유로 입법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이제 돌아 왔으면 책임을 지고 임시입법의회를 개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책임론'을 들어 임시입법의회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외 김영헌 감독은 올해 임시임법의회 개최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 1억2천만원을 들여 장개위가 1년동안 고생하며 만든 법이므로 쓰레기통에 버릴 수는 없다 △ 호응을 얻지 못한 안도 있지만 꼭 필요한 개정안도 있다 △ 내년에 더 완벽한 법을 만들겠다는 감독회장의 이유는 적절치 않다 △ 이미 지난 입법위원들로부터 이번 법안에 대해 찬성해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므로 하루면 될 것 △약속은 약속이므로 지켜야 한다 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여기에 오는 10월로 임시조치법이 만료되는 미주연회에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11월부터 곧바로 미궁에 빠지게 되는 문제와 3개신학대학 지원이 지연될 경우 관계기관의 대학평가에서 학교가 당하게 될 불이익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내 임시입법의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전용재 감독회장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던 김영헌 감독의 이러한 변화는 '임시입법의회 관철'을 위한 압박수단으로 해석되면서도 발언의 강도와 태도로 볼때 최근 어떤 이유가 생기지 않았겠는가 하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날 감독협의회에는 임준택, 이철, 석준복 감독을 제외한 김영헌, 고신일, 박계화, 이정원, 한양수, 안병수, 봉명종 등 7인의 감독이 참석했으며 참석 감독들은 김영헌 감독을 중심으로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