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의 꿈 앞에서

“그냥 혼자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양화진의 선교사님들처럼 복음을 전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라 감동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선교사님이시라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고 저도 부모님처럼 또 양화진의 그 선교사님들처럼 하나님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양화진 선교사 묘역을 다녀온 한성혁 군(18세. 남아공 선교사 자녀)이 여선교회전국연합회가 주최한 [2014 선교사자녀모국 방문프로젝트］를 마치고 파송예배에서 울먹이며 밝힌 소감이다. 정동교회, 감리회본부 등을 방문하며 부모님이 왜 낯선 나라에 와 계신지를 비로소 알게된것이다. 파송예배에 참석한 여선교회 회원들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기독교대한 감리회는 2013년 12월 현재, 75개국에 1,094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부모와 함께 해외에서 자라는 선교사 자녀는 624가정에 약 800명.

본인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단지 선교사의 자녀라는 이유로 문화와 언어가 다른 환경속에서 성장기의 대부분을 살아가는 MK는 선교현장에서 부모들과 동일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거기에 더하여 헌신된 부모와 달리 영적, 지적, 정서적, 민족적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되는데 이를 바로 잡아 주지 않으면 ‘문제’로 비화되어 자칫 선교사들을 중도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이는 곧 선교역량의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일찍부터 배우는 MK에게 소명과 비젼을 심어주면 국제적 감각과 적응력을 지닌 훌륭한 선교자원이 될텐데 이들을 위한 감리회의 지원은 미약하기만 하다. 선교지 포기의 가장 큰 이유가 자녀교육으로 파악되면서 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MK장학재단이 설립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이고 규모도 미흡하다.

12일의 일정을 마치고 파송예배를 드린 MK들과 여선교회 회원들

어머니의 마음으로 [2014 선교사자녀모국 방문프로젝트］개최

여선교회전국연합회(이규화 회장. 이하 여선교회)가 지난 6월 23일(월)부터 7월 5일(토)까지 11박12일 동안 세계 각 국에 파송된 감리교회 선교사 자녀(이하 MK)들중 중,고등학생 17명을 선발, 초청하는 [2014 선교사자녀모국 방문프로젝트］를 개최했다.

“Find your place in the Universe!”를 주제로 자아세우기, 관계넓히기, 역사깨우치기, 선교따라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를 진행하면서 타국에서 정서적, 경제적, 문화적 사각지대를 살아가고 있는 선교사 자녀로서의 자긍심과 한국인으로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MK들을 격려한 것.

여선교회가 MK들과 함께 진행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심리운동, 다중지능검사, 비폭력대화배우기, ORID나눔, 비전세우기, 연대표작성, 창의성 웤샵, 홈스테이 등 수십여 가지에 이르렀다.

탐방 및 문화체험도 다양해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서대문역사박물관, 전쟁기념관, 노동당사, 독립문 등의 탐방과, 철원국경선평화학교 웍샵, 남산한옥마을에서 전통문화 체험, 경복궁과 전통시장 방문 등등 짧은 시간에 소화해 내기가 벅차보일 정도로 많았다.

양화진 선교사 묘역을 찾은 MK들

▲ 김예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사람 되고파

김예준 (C국 16세)

안녕하세요. 저는 감리교 선교사이신 부모님을 따라 14년 전 C국으로 간 16살 김예준 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저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또래 친구들로부터 차별을 받고 놀림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도움으로 저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몇 달 전, 아빠를 통해 기쁜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감리교 여선교회에서 주최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또 다른 MK를 위한 캠프에 참여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고 선교지에 관한 발표문 등을 준비해야 된다는 걸 들으면서 사실 저는 살짝 당황했습니다. 아무래도 학기가 끝난지 얼마 안 되어 방학인데 놀고 싶은 마음에 왠지 숙제 같아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가는 날이 다가오면서 제 마음은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도착 후, 너무 좋아서 시간이 가는 줄 몰라서 캠프 가기 바로 전날에서야 저는 부랴부랴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한남동으로 오는 길에 혼란스러움 반 기대 반, 긴장까지 하게 됐습니다. 어떤 프로그램과 친구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등록 테이블 앞에 섰을 때 가방과 텀블러, 티셔츠까지 내 이름이 붙여진 많은 물건들이 준비되어 있어 조금 놀랐습니다. 처음 친구들을 만났을 때 무언가 어색했지만 빨리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우리를 이 자리를 마련해 준 여선교회가 어떤 단체인지 알게 되었고, 아이스브레이크 때는 모두와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캠프 동안에, 박물관 등 한국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이야기나무 같은 강의들을 들으면서 나를 알아가고, 사람들과의 교류 법을 배우게 됐습니다.

한국 역사와 문화를 탐방을 하면서 많은 곳을 방문했습니다. 가장 먼저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묘원을 방문했는데 과거 한국으로 와 선교활동, 교육 그리고 의료 발전에 힘쓰시며 이 땅에서 돌아가신 수많은 외국인 선교사들이 묻혀있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게 됐습니다. 정동교회 갔을 때에는 감리교와 한국 기독교 역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됐고, 한국에 온 선교사님들의 희생을 통해서 한국 기독교가 부흥하며 한국이 더 발전 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럼으로 선교사인 저의 부모님과 한국사람인 제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한남동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전쟁기념관도 갔습니다. 전쟁의 아픈 상처를 추모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세워진 박물관이라고 들었는데 이 곳을 통해서 저도 한국의 아픈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6.25 전쟁에 관한 전시실을 돌아보면서 저도 모르게 순간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그 동안 왜 내가 역사 공부를 게을리했나 하는 조금의 후회가 들었습니다.

남산한옥마을에서는 전통무용과 태권도 공연을 함께 관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투어를 하면서 옛 한국 사람은 얼마나 지혜로운지 알 수 있었습니다. 주말에는 홈스테이 하면서 한국에서의 생활을 직접 체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 뿐만 아니라 그분들이 따듯하게 맞이해 주셔서 가족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캠프의 예배 중 가장 규모가 컸던 한반도 통일 기도회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한국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철원에서 2박3일을 머물게 되었는데 이 곳에서 국경선 평화학교를 다녀오면서 PEACEMAKER 즉 평화를 지키는 사람이 되야 한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우리들은 언젠가 미래 평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하게 될 사람들이 라고 믿었습니다. 북한과 한국은 아주 가깝지만 그 땅에 갈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특별히, 머무는 동안 조별로 저녁 식사를 만들면서 요리는 쉽지 않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민통선 코앞에 자리한 노동당사를 잠깐 방문하고 맞은편 소이산에 침묵을 하며 오르면서 정상까지 도착하다 보니 힘들었지만 뿌듯했습니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이 철원 땅이 알고 보니 안 보이는 긴장감과 두려움, 눈물과 많은 희생의 피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후 저는 내 자신이 먼저 평화를 찾아야 나의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 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사람이 돼라’라고 늘 강조하셨던 아빠의 말씀도 떠오르면서 이 전에는 잔소리처럼 들렸던 이 말이 이제는 책임감과 중요성이 느껴지게 됐습니다.

저는 예전에 MK를 위한 수련회를 몇 번 참가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번 여선교회에서 주최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차이점을 느꼈습니다. 참가자 수가 적어서 친구들과 쉽게 어울릴 기회가 있었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 할 기회가 다양했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도 더 느끼게 됐습니다. 영적의 성장과 동시에 제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비전까지 알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리교 여선교회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를 이 캠프에 참가 하게해주시고, 2주 동안 아낌없는 사랑과 봉사, 또한 기도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다양하고 너무 많은 선물까지 받게 되어 너무나 기뻤습니다. 또한, 저희를 위해 봉사해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계속 현지에 계시는 저희 부모님을 위해 기도해주시길 간절히 부탁 드립니다. 이를 보답하기 위해서 지금 부모님께서 계신 선교지로 돌아가 미래에 비전을 성취하고 하나님의 인도함으로 더욱 성장하는 이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한성혁

“양화진 선교사 묘역에서 부모님 생각 났어요”

한성혁 (남아공. 18세)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한성혁입니다. 지금 18살이고 여기서 비행기로 18시간이나 걸리는 남아공이란 나라에서 왔고 지금 14년 동안 그곳에 살고 있습니다.

처음 Mk 프로젝트에 대해 엄마에게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내가 그 프로그램에 뽑혔고 한국에 가게 되었다고 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기분이 업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시 생각해보니 한국에 혼자 가는게 처음이라서 많이 낯설고, 불안하고 엄청 많이 걱정을 했습니다.

여선교회전국연합회에서 프로젝트를 한다고 들었을 때 ‘이곳이 여자만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또 ‘왜 이번에는 남자도 참가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런 기회가 저에게 주어져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오면서 배우고 싶은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내 신앙이 얼마나 단단한지, 내가 한국 사람으로써 한국을 얼마나 아는지,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처음 왔을 때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너무 잘 짜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와 같은 선교사자녀들을 위해 수고해 주셔서 너무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여기에 오기 전에 저는 혼자라고 느낀 적이 있었는데 이곳에 오니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많음 분들이 계셨고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선교사 자녀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믿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프로그램을 하면서 제 마음에 와 닿았던 장소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지에 방문했을 때입니다. 양화진에서 로스, 언더우드, 피터, 아펜젤러 선교사님의 묘지를 보았을 때 그분들이 한국 땅을 위해 고통 당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한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것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그러면서 남아공에 계신 저희 부모님이 생각났습니다. 그냥 혼자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양화진의 선교사님들처럼 복음을 전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라 감동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선교사님이시라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고 저도 부모님처럼 또 양화진의 그 선교사님들처럼 하나님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다음으로 철원 국경선 평화학교에 갔을 때 정지석 목사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신 것이 좋았습니다. 우리가 피스메이커가 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우라고 하셨고 한국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폭력이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시고 내가 있는 곳에서 끊임없이 피스메이커로서 노력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피스메이커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한, 전쟁기념관에 갔을 때 전쟁을 통해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이 쓰여져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전쟁은 그 사람들의 선택이 아니었을 텐데 나쁜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희생당했고 그 사람들의 가족들도 아픔을 겪어야 했던 것이 너무 슬펐습니다. 그리고 한국 전쟁 때 남아공이 한국을 도와주었는데 그것 때문에 우리 부모님이 남아공에 복음 전할 수 있게 된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얻은 것이 많습니다. 저의 믿음이 얼만큼인지 볼 수 있었고 프로그램을 하면서 신앙이 더 굳어지고 자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교사자녀로 살아가는 것은 제가 선택한 일이 아니었지만 선교사자녀로 산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선교사자녀가 아니었다면 제가 믿음 안에서 자랄 수 없었을 테고 하나님을 전하는 기회도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께서 저희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를 위해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한국에 와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 덕분에 저희 인생에 기억 남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가도 저희를 잊지 말아주시고 계속 기도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 유은재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졌습니다.

유은재 (필리핀. 18세)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에서 온 유은재 라고 합니다. 올해 한국학년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이고 18살 입니다. 저는 부모님을 따라 중국에서 7년을 살았고 필리핀에서 3년 째 살고 있습니다.

비자 문제 때문에 올해 6월이 되기 전에 필리핀에서 나와 있어야 한다고 해서 저는 혼자 5월 23일에 한국으로 나왔습니다. 그때는 아직 한국이 낯설고 무서웠습니다. 제가 외국인 같았습니다. 길을 잃어버리면 어떡하지, 버스는 어떻게 타고 저 카드는 뭐지, 가게 들어가면 뭐라 말하지…
사람들도 만나기 싫었습니다.

반면 좀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길거리에 있는 표지판, 간판, 영수증, 가게 봉투, 설명서 등들이 내가 잘 아는 한국어가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게 직원들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버스 아저씨도 모두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내가 한국말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들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필리핀에 있을 때와 달리 말하는 것을 좀 조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필리핀에 있을 때와 달리 한국에서는 모든 상황들을 이해할 수 있어서 신기하고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그렇게 한달 간 친구 집을 혼자 버스를 타고 찾아가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사촌 언니한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할머니 심부름도 하면서 차차 한국 생활에 적응이 되어갔습니다. 그래서인지 모국 방문 프로그램이 열리는 한남동 오거리 근처 여선교회관에 혼자 잘 찾아와서 지금까지 잘 있습니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에 정말 나 같은 사람이 가도 되는 곳일까? 나는 지금 내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았는데 뭘 또 채워주시려고 이런 기회를 주셨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인 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참가자로 받아주셔서 감사하기도 한 반면 제 안에는 두려움이 존재하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한 가지 발견한 것은 제 자신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심리운동, 느낌 환영하기, 욕구 알고 부탁하기 시간을 통해 여태까지 나는 내가 의외로 자유롭고 편안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틀에 갇혀 있었고 규칙에 어긋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말하자면 저는 동그라미인데 네모라는 틀에 박혀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저의 꿈은 디자이너인데, 그 전에는 꿈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다중지능 검사와 나무 만들기를 통해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이 있지만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발전시키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이 나를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일꾼이 되기를 준비하고 자신을 성장시켜야 하므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달란트를 잘 사용하고 발전시킬 것입니다.

필리핀에 있을 때면 필리핀 친구들을 새로 사귀거나 같이 놀러 나가면 난 한국인이기 때문에 시선 집중이 되어서 부끄럽고 창피했습니다. 또한 필리핀에 있는 한국 사람들의 좋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현지인들에 한국인에 대해 가지는 선입견과 나에 대한 오해 때문에 한국사람들이 싫기도 했습니다. 그런 반면 한국에 있어 남의 시선에 구애 받지 않고 외모를 가꾸는 한국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국 역사와 한국 선교 역사를 배우면서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졌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좋고, 한국인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모국 방문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선교사님의 자녀라서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한국과 내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길 것입니다.

또한 모국 방문 프로젝트에 참가하며 가장 좋고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입니다. 처음부터 선교사님들의 자녀들의 모임이라고 들었을 때 너무 기대되었고 흥분되었습니다. 나의 이야기 보따리를 싸서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나도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서 즐거웠습니다. 또한 비록 친구들이 다른 선교 지와 다른 생각,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님의 일꾼들로써 하나 되어 생활하여 영광이었고 기뻤습니다. 특히 MK에 대한 고정관념을 잊게 하고 그러한 틀을 없애준 친구들을 만나서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통해 인맥이 넓어지고, 세상을 내 마음에 품을 수 있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나와 같이 선교에 대한 꿈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보니 하나님의 일에 대한 꿈이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리더로 이 프로젝트에 다시 참여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 만날 친구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주고픈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음 프로젝트에서 아이들을 섬길 때, 하나님께서 부모님이 얼마나 큰 일을 하고 계시는지,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를 사랑 하시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기도를 받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제게 가르쳐 주셨듯이, 저도 아이들에게 소망과 기대, 꿈을 심어 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후원해주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까지 기도로 채워 주셨기에 그 손길들과 발길, 말 하나하나가 제게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밝은 미소로 대해주시고 수고해주신 팀 리더 언니 오빠들과 선생님들이 맛있는 것들로 배를 채워 주시고 재미난 프로그램들로 추억들을 만들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하나님이 저와 함께 하시기에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꿈도 찾고, 정체성도 찾고, 저의 마음이 있는 모국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에 돌아가서도 힘이 들 때, 외로울 때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며 두려움과 모진 상황들을 모두 이겨나갈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을 가능케 하신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14 선교사자녀모국 방문프로젝트］12일 여정, 사진으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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