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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5월 22일 (월) 00:00:00 [조회수 : 2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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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삶이 왜 이렇게 고달픈 걸까?"
문득, 나답지 않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사람들은 나를 '사마리아의 개'라고 말한다.
정말 험하게, 악바리 같이 살아왔다. 사람들과 싸우지 않은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 부딪침은 정말이지, 지겨운 일상이었다.
그런 일상이 나도 싫었지만, 나를 경멸하듯 쳐다보는 눈빛과 깔아뭉개는듯한 비아냥거리는 태도에 나는 반사적으로 악독하게 반응했다.
저들의 인사처럼 나도 "샬롬!"의 삶을 살고 싶다. 그러나 내 꼬인 인생이 손가락질 당할 때 참지 못하는 것은 아니, 참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의지할데 없이 사는 외로운 인생의 보호본능이었다.
나의 표독함에 질렸는지 사람들은 나를 정상인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기나 말거나, 나에 대해 쑥덕거리는 인간들과 나도 상종하기 싫어!' 이렇게 스스로 자위하며 이웃과의 간격을 더욱더 넓히며 살았다.
이런 와중에 "내 삶이 왜 이렇게 고달픈걸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한번 왔다 반드시 가는 인생인데... 그 시간이 결코 길지 않은데...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만 하는걸까?"
언제나처럼 저녁 빵을 굽고 있던 어느날, 바람처럼 이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오늘도 물을 길으러 가야 했다.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우물에 없는 시간을 골라 우물터에 가고 있는 나의 모습이 오늘따라 너무 처량하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만나고 싶지 않은 저 인간들을 피할수만 있다면 어느 시간인들 마다하겠는가... 최대한 마주치지 않을만한 시간을 고르자...'
이렇게 사람들에게 대한 나의 거부는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오늘도 남들이 저녁을 준비하는 시간에 물을 길으러 갔다. 물동이와 두레박을 가지고 우물로 향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우물이 어떤 우물이더냐? 바로 대대손손 우리뿐만 아니라 가축까지도 먹이는 야곱의 우물이 아니더냐?'
물은 생명이다. 우리 조상 야곱의 우물은 신앙의 정통성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유대인들이 우리를 개 취급한다해도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신앙 전통은 우리 피를 통해 흐르고 있다.
보기 싫은 인간들 피해 왔더니, 더 꼴도 보기 싫은 유대 남자가 우물가에 서 있었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재수 없는 얼굴로 물을 퍼려고하는 순간 '그 남자'가 물을 달라고 '말을 걸어' 왔다.
길거리에서는 자기 아내에게 조차도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여자인 나에게... 그것도, 저들이 경멸하는 사마리아 사람인 나에게 '말을 걸어!'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의아한 말로 "선생님은 유대 사람인데 어떻게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되물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내가 누구인지 알았다면 도리어 내게 생수를 달라고 해야 할 것이다"라며 엉뚱한 대답을 했다. 이상해도 한참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또 물었다. "선생님은 두레박도 없고, 이 우물은 깊은데, 어디에서 생수를 구하신다는 말입니까? 우리 조상 야곱의 우물보다 더 좋은 물을 줄 수 있다는 겁니까?" 정확한 대응이라고 생각하며 당당하게 또박또박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지 않은가? 두레박도 없고, 이 우물은 깊은데 무엇으로 나의 갈증을 풀어줄 물을 준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지....
'두레박'이라는 것 없이 어떻게 세상을 살 것이며, 깊은 우물 앞에 어떻게 사람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그가 적어도 내게 물을 주고자 했다면, 눈에 보이는 두레박을 손에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 우물이 얼마나 깊은지 봐야만 했다. 그런데 그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조차도 없이, 현실의 장벽을 무시하고 나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건가?'
믿을 수 없었다. 그가 허풍을 떠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가 농담을 하는 사람으로 여기지 않기에 그가 진심으로 말하고자하는 바가 무엇인지 감을 잡고 있다. 그러나 '지금' 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두레박'이 아닌가?
나의 문제 해결 방법을 간파했는지 그는 나를 측은히 바라봤다. 그 눈빛으로 자존심이 상했다거나 기분이 나빴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렇게 깊은 눈빛을 본 적이 없었다. 처음 본 이방 여인을 어떻게 저렇게 깊은 눈으로 볼 수 있을까? 마치 마음을 들여다보는 눈 같았다.
그 분은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는 말로 진정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셨다.
사람들은 나를 부정한 여인이라고, 실패한 인생이요, 저속한 여자라고 손가락질은 하면서 정작 내가 무엇에 굶주리고 있는지를 알아 보려고 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게 '얼마나 사는게 힘들어... 힘내!'하고 위로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피해다니며 살지 않았을텐데...
그 분은
달랐다. 세상의 금기를 가볍게 뛰어넘고, 자유롭게 다가와 말을 걸어오셨다. 그리고 내게 '물'을 주시겠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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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롬! |
| 보잘 것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회를 만들어 한번 찾아뵐게요^^늘 평안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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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학진
(61.80.27.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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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은혜받고 있소. |
정학진이요. 기억나지? 언젠가 인천에 있는 한 교회에서 부목사와 학생회 부흥회
강사목사로 만났었는데... 당당뉴스를 통해 올라온 변목사 글들을 읽으며
진짜 글쟁이는 따로 있군...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소. 좋은 글 잘 쓰시오.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소. 시간이 되면 바람 쐴겸 다녀가도 환영하오. 샬 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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