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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의 찬가 (김석년)
김석년  |  5lor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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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06월 14일 (토) 23:36:54
최종편집 : 2014년 06월 15일 (일) 03:17:50 [조회수 : 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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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회갑(回甲)을 맞는다. 돌아보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던가. 다 퍼 올리지도 못할 만큼 수많은 추억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예부터 회갑에는 태어난 간지(干支)의 해가 다시 돌아왔다 하여 자식들이 성대한 잔치를 치러주었다. 아마도 60을 채 못 넘기고 살던 시절, 회갑을 맞았던 이들에겐 마치 다시 태어난 것과도 같은 기쁨이 있었으리라. 요즘은 평균수명이 부쩍 올라(남자 77.8세, 여성 84.5세) 회갑의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다. 오죽하면 노인정에선 칠순이 지나도 막내신세를 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올까. 그래서 대부분 회갑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조촐한 식사나 여행으로 서운함을 달래곤 한다.

그러나 난 오늘도 회갑의 잔치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평균수명으로 보건데 회갑은 인생의 새로운 시작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선에서 은퇴한 이후 과연 무엇을 새로 시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설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발목 잡는 더 큰 이유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왕년’을 자랑하는 것이다. 전에 이루었던 업적, 성취, 소유들만 자랑하며 지금 주어진 황금과 같은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노년에는 노년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즐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회갑을 기해 아름다운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며 다음의 세 가지를 실천할 것이다.

하나, 철저하게 회개하리라.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성령께서 깨우쳐 주시는 대로 하나님께 범죄 한 것을 정직하게 자백할 것이다. 또한 사람에게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는 대로 어떤 방법으로든 진솔하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둘, 진심으로 감사하리라. 나 같은 죄인을 살리신 구속의 은혜, 하나님 일꾼으로 부르신 사명의 은혜, 온갖 좋은 것으로 채워주신 일용할 양식의 은혜, 날마다 베푸시는 임마누엘의 은혜를 하나씩 헤아리며 감사할 것이다. 또한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오랜 세월 함께 해준 이들과 내 삶에 좋은 영향을 준 이들에게 마음 다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셋, 주의 뜻을 이뤄가리라. 과연 주의 뜻이 무엇일까? 전에는 주의 뜻을 어떤 큰 성취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살아볼수록 보다 깊은 주의 뜻이 ‘오늘의 평범함’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오늘 작은 일상 속에서부터 주의 뜻을 묻고, 주와 함께 친밀한 동행을 누림이 중요한 것이다.

허나 자신만의 결단으로 이렇게 사는 것이 어디 쉬울까? 그래서 나는 지금껏 우정을 나눠왔던 이들을 가족, 선배, 제자, 동료, 친구별로 따로 초청하여 이러한 다짐을 나눠보는 소박한 회갑잔치를 열어보려 한다. 그들과 음식을 나누며 내 다짐을 확인받으면 앞으로 살면서 때로 길을 잃을지라도 그들의 임마누엘 우정과 살뜰한 충고로 다시 제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리스도와의 동행이다. 예수 십자가를 믿고, 내가 날마다 십자가와 함께 죽었음을 경험하면 그 때부터 그리스도께서 나와 동행하신다. 그러면 내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로 인하여 회개도, 감사도, 주의 뜻도 능히 이루어가게 될 것이다.

폴 투르니에는 노년을 가르켜 “이 땅의 보물들이 빛을 잃는 시기”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 노년이 될수록 움켜쥘 것도, 고집할 것도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이때보다 더 주님과의 동행을 순수하게 구할 수 있을 때는 아마 없을지도 모른다. 봄날의 벚꽃은 질 때조차 아름다운 법이니, 나 역시 노년에도 향내와 아름다움을 남기며 살고 싶다. 아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눌 우정 어린 회갑의 잔치가! 또 사는 날 동안 이루어갈 주님과의 동행이! 이 설레는 가슴을 안고 나는 오늘도 인생을 노래하리라!

“인생의 황혼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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