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계속되는 신기식목사의 소송으로 말미암아 감리교회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후하게 평가해서, 신기식목사의 ‘소송질’ 진위가 감리회의 잘못된 일을 바로 잡아 개혁의 물꼬를 트는 일이었다 해도 그동안 특정인의 편에서 움직여 왔다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소송 진위에 대해 의심받아 온 것 또한 당연했다.

그런데 최근 감독회의와 선관위가 의회 책임자인 전용재 감독회장에게 신기식목사를 심사에 회부하라고 청원했고 의회 책임자는 총실위에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한다. 고발한정주의 때문에 직접못하는 이유에서다. 신기식목사의 소송질이 잘못되었다고 같은 소송질로 그것을 막으려고 한다면 이는 이를 이로 갚는 것으로써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꼴이될까 염려된다.

신기식 목사가 이에 대해 자신을 고발한 이들을 고발하는 맞불청원으로 대응한 것이 그 예이다. 그의 고발청원을 의회 책임자가 받아들여 공평하게 총실위에 상정해 줄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교회는 결코 소송으로 정상화 되는 것이 아닌데 소송 난무로 서로 물고 물리는 양상이 되면서 모두가 한 똥통에 빠지게 하고 말았다.

누구하나 양보하려는 자 없고 서로 상대가 먼저 잘못했다고 해야 ‘판’이 접어지는 것이라고 우겨댄다면 애들 말꼬리 싸움 끝에 이겼다고 으스대는 것이랑 무엇이 다르겠는가? 교회에서 소송을 근절해야 한다는 명제에 감히 누가 반기를 들겠냐마는 실제는 ‘소송에는 소송으로’ 응대하고 있어서 말 따로 몸 따로 노는 이율배반의 당사자들을 볼 때 결코 문제를 풀자는 게 아니어서 답답할 뿐이다.

이런 답답한 현실은 우리의 미비한 교리와 장정도(실상은 기득권자들에 의한 해석이 문제지만) 한 몫 거들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회법에 소송하는 자 처벌한다고 해놓고 고발이 없으면 처벌도 못하는 규정이 제대로 된 규정일까? 게다가 막상 고발하면 고발한정주의가 어쩌고 하며 각하시키니 있으나마나 한 규정이고 고발권을 쥔 의회의 장들만 눈꼴 신 자들 괴롭히는 고발한정주의 아니던가.

사회법에 고발할 때 얼마 안 되는 인지대로 가능하겠지만 교회법에 고발하기 위해선 500만원이라는 비용이 드는 만큼 고발남발은 이미 충분히 방지되고 있음에도 이 규정은 그야말로 철저하게 기득권을 보호하는 악법 중에 악법으로서 고발남발방지라는 미명하에 민초들로 하여금 부조리와 부정부패를 수수방관하게 만들어 결국 감리회를 더욱 타락하게 만들고 그나마 사회법으로 가게 만들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난 7년 가까운 세월 속에 신기식목사가 소송꾼이 된 것은 진위가 어디 있든 불법을 지적해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걸면 걸리는걸 알면서도 장정이 미비하도록 방치한 결과이며, 돌들이 일어나 소리치는 것에 귀 막고 눈감은 채 정권유지(?)에만 몰두해 온 기득권에 대한 저항이자, 교회 안에서 해결을 보지 못하니 사회법에 가서라도 결판을 내게 내몰았던 것이라면 그에 대한 지나친 예찬이 되는 것일까?

그러므로 소송자만이 문제가 아니라 후보자나 당선자나 선관위나 장유위나 총특재나 교리와 장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정치적 입장에 따라 임의대로 처신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소송인이 문제라면 제공자도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감독회의와 선관위가 나서서 정적 제거를 위해 총실위에 저격수 노릇을 사주하고 있으니 그저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총실위가 꼬붕인가?

불법이나 잘못에 대한 회복, 더 나아가 공교회성 회복은 소송이 아니라 참회이다. 신기식목사의 소송행위는 근절되어야 마땅하지만 자신들의 감독, 감독회장 됨에도 불법시비에서 자유롭지 않으면서 고발청원을 결의해 주니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는 것인지 이 ‘꼴사나운 소송정국’을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혀만 차게 만들 뿐이다.


1962년 4월 사무국 박이남 장로가 재정사고를 냈다.
당시 김종필감독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5월 1일 총리원 이사회를 소집하여
감독이하 국 총무들과 함께 일괄 사퇴를 했다.

이에 이사회는 임시초치 규정으로 사표를 받되 10월에 있을 총회를 앞당겨 7월 중에 치르기로 하고 임시총회를 소집하여 이 안을 상정하였다.
1962. 7. 3. 임시총회를 소집하여 임시초치 규정을 총회원들에게 물어 10월에 있을 정기총회를 다음날인 4일부터 제9회 총회를 개회하기로 하고 감독의 사표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제9회 총회 개회선언부터 감독선거를 치러 새로운 감독이 선출되기 까지 사퇴한 김종필감독에게 의장직을 맡겨 새 집행부를 탄생시켰다.(제9회 총회록 참조)


이렇게 부하직원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감독이 사표를 내고
총회로서는 사표를 수리하되 총회를 앞당겨 개최하면서 감독 당사자에게 의장직을 수행하게 하여 명예롭게 그 임기를 마치게 하였다.
감독의 사퇴처리를 위해 7월 3일 하루를 진지하게 임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우리의 선배 어른들은 교리와 장정 안에서 풀어가는 지혜를 아는 진정한 어른이었다. 남의 잘못도 내 잘못으로 알아 사퇴할 줄 아셨고 그 진정성을 알아채고 명예를 지켜 주시기도 하는데 요즘 어른들은 똥을 묻히고도 모른 채 남의 겨 묻은걸 탓하며 소송에 직간접으로 뛰어드니 어디까지 가야 이 천박한 감리회 사태가 종결이 될까?

안대희 총리후보도 이 나라 정부에 부담이 될까 해서 사퇴를 했는데
감리회 구성원들은 이 세상 사람들만도 못하고 정치인만도 못한가?

소송이 교회의 질서를 회복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벌써 만 6년이 지났다. 이럴 즈음이면 송사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는 셈 아닌가?

그동안 개혁의 화두가 한 번도 거론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데 개정된 교리와 장정을 보아도 허울 좋은 세습방지법 말고
이렇게 달라졌다 내세울만한 규정 한 줄 바뀐게 없고
이렇게 달라질 것이라 희망을 주는 입법안도 없으며
믿고 의지할 만한 지도자도 없다.
이 얼마나 불행한 기독교대한감리회인가?

오직 소송의 향방에 따라 휘청이는 기독교대한감리회 호가 있고
그 틈에 우리가 할테니 너희는 ‘가만히 있으라’는 함량미달의 항해사들이
다음 떡고물을 챙기려 바쁠 뿐이다.
언제 좌초될지 불안에 떠는 감리교회 민초들도 한 번 쯤 돌아봐 달라.
소송은 소송을 불러 올 뿐 문제 해결의 길이 아니다.

1. 신기식 목사나 선관위나 총특재나 전용재 감독회장이나 여하튼 소송이란 소송은 다 취하할 수 없을까?

2. 그리고 모두가 하나님과 감리회 앞에서 엎드리고 지난날을 참회하며 기독교대한감리회를 세워달라고 함께 울 수 없을까?

3. 특히 전용재 감독회장은 자신에게 쏠린 시비에 대해 통 크게 자복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품을 수 없을까?

6월 12일 총실위에서 의회의 장으로서 직권 상 소송을 결의한다면
누가 누구를 저격하는 소송이던 세월호와 같이 감리호도 침몰하는 날일 것이다.


때가 되면 다 높여주실 터인데
스스로 높아지려고 소송들을 하다니....

그러므로 하나님의 능하신 손아래에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이는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을 앎이라 (벧전 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