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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이광섭)
이광섭  |  h-stai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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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06월 01일 (일) 22:58:08
최종편집 : 2014년 06월 01일 (일) 23:43:28 [조회수 : 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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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세광교회 박용화 권사님을 만났습니다. 감리교 환경선교위원회에서 연 평신도환경지도자 대학에서였습니다. 처음 만나는 분이었지요. 얼굴이 갸름하고 말라서 차가운 인상을 받았지만,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온 세상을 다 품고도 남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환경 지도자 대학은 환경문제를 신앙의 본질로 이해하고 실천을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늘 그러하듯 모인 사람들의 숫자가 적어 아쉬움이 컸는데 박용화권사님을 만나고 나니 그런 마음이 싹 가셨습니다.

박용화권사님은 이십 여 년 전부터 환경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실천해온 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깨닫고 알게 된 것을 실천하겠다고 굳게 결심도 합니다. 하지만 돌아서면 똑같습니다. 실질적인 실천이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입니다. 그런데 박용화권사님은 달랐습니다. 그녀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대안 에너지를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고 난 후 무조건 실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상은 불편함으로 충만한 삶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제일 먼저 실천한 것은 요강을 사용한 일입니다. 보통 세 번 내지 다섯 번의 소변을 보고 난 후 대변을 볼 때 변기에 소변을 버리고 물을 내리는 것입니다. 물 한 방울까지도 아끼는 생생한 실천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작은 실천들이 모여 지하 빗물 저장고로 결실하였습니다. 생활용수의 거의 대부분은 빗물로 충분하게 되었습니다. 그 뿐 아닙니다. 그녀는 집 옥상에 햇빛 발전소를 설치했습니다. 아주 작은 발전소이지만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면 집안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를 충당하고도 남습니다. 말 그대로 그녀의 집은 에너지 마이너스 하우스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지금도 꾸준히 하는 일이 있습니다. 첫째는 식당에서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아예 빈 그릇을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미리 밥을 깨끗하게 덜어놓고, 반찬을 덜어놓습니다. 그것을 잘 싸가지고 돌아와서는 그것을 먹습니다. 싸가지고 온 밥은 주로 누룽지를 만들어 먹는다고 합니다. 그걸로 끝이 아닙니다. 음식물 값을 따로 계산합니다. 이를테면 밥 한 공기에 천원, 반찬 두 가지에 이천 원 이런 식입니다. 그렇게 모은 음식물 값은 부스러기 선교회 등에 후원을 해 왔습니다. 그녀의 음식물 남기지 않기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휴대컵을 가지고 다니는 일입니다. 그녀가 보여준 스테인레스 머그컵은 앙증맞았습니다. 갖고 다니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듭니다. 그런데 그녀는 항상 가방 안에 머그컵을 몇 개씩 갖고 다닙니다. 기회를 만나면 놓치지 않고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지요. 그녀는 휴대컵 보급의 일인자입니다. 그녀는 지금껏 환경문제를 일체 말로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묵묵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을 하고, 그 실천을 다른 사람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영향력도 끼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놀랍고 신기한 일이라며 얼굴 가득 웃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간은 어리석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세계 전체를 인식할 수 있는 특권을 탐욕 때문에 내던져버리고 말았으니까요. 이 어리석고도 비극적인 상황에서 삶을 돌이키는 가장 구체적인 실천을 말없이 꿋꿋하게 행하는 박용화권사님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거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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