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전남서지방은 세월호 참사 실종자・희생자를 돕기 위한 봉사캠프를 설치하였고, 지금까지 감리교본부와 호남선교연회와 함께 구호물품 나눔과 상담 및 기도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하는 오후 5시 기도회는 큰 감동과 눈물, 위로와 회복이 나타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이 감리교본부와 연회, 언론매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참여 문의와 격려 전화가 쇄도하였습니다. 서울에서 교우들과 목사들이 내려와 봉사하거나 기도하고 간 일도 있고, 혼자 와서 실내체육관에 묵으며 참여하고 있는 목사도 있습니다. 실종자 학생 교회 담임목사가 부모들 위로차 왔다가 들른 경우도 있습니다. 감독회장과 현직 감독 한 분도 이 대열에 참여하였습니다. 캠프 운영과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성금을 기탁한 이들도 여럿입니다.

제가 이렇게 다시금 글을 쓰게 된 것은, 전국의 감리교회에 두 가지 내용을 알려드리고 부탁드리기 위함입니다.

첫째, 팽목항에 기도실을 설치하였습니다.

이 일은 저희 지방 교역자 몇 사람이 그 필요성을 절감하던 중, 팽목항에 기거하던 실종자 가족 교인들이 “불교 막사에서는 계속 염불과 예불을 하고 있고, 천주교 막사에서는 수시로 하는 미사가 있는데, 우리 기독교는 저녁 8시 기도회 한 번이 전부다. 게다가 기도하고 싶을 때 기도할 장소가 없다.”며 호소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팽목항의 실종자 가족들은 임시막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낮에는 너무 더워서 안에 못 있고, 밤에는 불편하여 제대로 잠을 못 자는 생활이 이어져 심신이 몹시 고단한 상태입니다. 이런 때에 기도처가 없어서 기도할 수도 없으니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감리교재해대책본부를 통해 본부에 전달이 되었고, 본부의 지원을 받아 기도실을 설치・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기도실은 천막이 아닌 ‘플라스틱 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대형마트 한 곳에서만 판매하는 것으로 목사 한 분이 대전에서 직접 운반해 왔습니다. 튼튼하여 비바람에도 안전할 뿐 아니라, 조립과 해체, 이동 설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부피가 크고 조립이 오래 걸려 저희 지방 목사들 5명이 달라붙어 4시간 만에 완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장소도 마땅치 않은 데다 공무원들이 제동을 거는 등 조립했다 뜯는 일을 이틀 동안 2번 반복하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자리를 잡고 설치에 성공한 것입니다. 자리는 팽목항의 방파제로, 노란 리본들이 나부끼고 바다만 바라다보이는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이곳은 실종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 방문자들 누구든 기도만 하는 장소입니다. 당번 교역자들조차 옆 천막에서만 대기할 수 있습니다. 기도실은 기도의 장소로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곳을 방문해 주십시오. 그리고 기도하십시오. 밤에는 저희도 집에 가야 하기 때문에 잠가놓습니다만, 앞으로 가능하면 기도하는 이들의 기도가 24시간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개체교회들에는 누가복음 2장 36~38절에 나오는 여선지자 안나와 같은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는 방문하는 교회 교우들이 잠깐 기도할 수도 있고, 안나와 같이 기도에 힘쓰는 이들이 장시간 기도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전국의 감리교회와 감리교인들이 이번 참사현장에 직접 와서 아픔 당한 이들을 품고 기도하는 일에 나서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둘째, 실내체육관에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합니다.

참사 직후에는 넘쳐나던 자원봉사자들이 이제는 많이 줄어들어서 실내체육관 전체적으로 일손이 부족합니다. 몸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구호물품을 나르고, 청소하고, 식후 쓰레기 분리하는 일 등 곳곳에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 캠프막사에서도 아침저녁으로 인력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하고 있는데, 낮에는 저희 지방과 연회 내의 다른 지방이 참여하여 인력이 충분하지만, 아침저녁으로 2시간씩은 봉사자들이 필요합니다. 현재 그 시간을 저와 다른 목사님이 교대로 지키고 있는데, 계속 피로가 누적되고 팽목항의 기도실 운영까지 겹쳐서 도움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여러분들의 참여와 도움을 기다립니다.

김두현 목사(진도교회 담임) 010-4315-9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