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실종자들이 있고 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그 배가 있다. 그러나 그 사건이 진행 중이라고 하는 것은 아직 그 부모들의 마음에서 아이들을 향한 그 아픔과 슬픔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이 사건은 이러한 의미에서는 결코 종결되지 않을 것이다. 어찌 창졸간에 이렇게 간 아이들을 그 부모가 잊을 수 있겠는가.

이 사건은 또한 철저한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으로 이어져야 한다. 현재 이 사건은 수많은 의혹과 의심 속에 잠겨있다. 당사자인 학부모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는 현재 알려져 있는 것들이 다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그 큰 배가 가라앉았는데, 더군다나 300여 명의 인원이 갇혀 있는 상황에서 단 한 사람도 구조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도 모두 궁금해 하고 있다. 이러한 면에 대해서 명확한 해명이 이루어질 때까지 이 사건은 끝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접하며 사람들은 재현되는 악몽을 생각했을 것이다. 서해페리호, 대구지하철,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천안함 등등 지난 시간 우리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사건들이다. 그런데 그 사건들이 그렇게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세월호에서 총체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다. 제발 이번에는 대책마련이 확실히 되어 다시 이러한 악몽의 연속을 이어가지 않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물론 배와 함께 운명을 달리한 이들이다. 그 수가 많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손을 써 볼 수 없는 바다 속 배 안에 이들이 갇혔다는 것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러나 이제 생각을 돌릴 때다. 소위 말하는 외상후스트레스의 영향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이 사건의 당사자인 그 가족들과 같은 학교에 있는 이들, 즉 선후배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여행에서 살아 돌아온 아이들은 큰 충격과 아픔 가운데 있을 것이다. 이들의 심리상태는 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이 모든 상황을 미디어를 통해서 같이 경험한 사람들이다. 직간접적으로 가까운 안산의 시민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은 이 가운데 심한 마음앓이를 하고 있다. 불안증세가 나타나고, 우울증이 심해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꿈에서 자신이 물에 빠져 죽는 꿈을 꾸기도 하고, 우울함에 일상을 잃어버렸다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이들을 돌보지 못한다면 인명피해는 진도 앞바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정부차원에서나 봉사기관들을 통해서 심리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차원의 심리지원단이 꾸려졌고, 전화나 온라인을 통해서 상담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모든 국민을 다 챙겨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지킴이가 되어 주변을 돌아보고, 나누어 줄 수 있는 생명보듬이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입장에서는 이제부터 신학화의 작업을 이루어야 한다. 이 끔찍한 일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며 이해해야 하는지를 준비해야 한다. 세상은 이제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 죽음은 어떤 의미인지.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슬픔과 분노를 넘어서면 사람들은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그 때 신앙은 응답해야 한다. 우리는 그 때 해 줄 수 있는 말을 준비해야 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아니 오래 동안 끝날 수 없는 이 사건은 우리의 응답이 있기까지 진행형이다. 의미 없이 또 공중에 흩어버리고, 바다에 처박아 버린다면 이러한 일은 이 땅에서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 사랑, 위로와 정의가 바로서기까지 죄와 슬픔은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