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선장지역의 ’93년도 작황을 중심으로)

                                                                  정리: 문병하 목사

10월 14일, 올해 작황에 대한 농민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들녘 일판으로 나섰습니다. 예당평야의 한자락인 선장들판은 무르익은 벼이삭으로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컴바인과 트랙터, 들밥을 챙기는 아낙의 손길, 낮 술에 익은 벌건 얼굴로 연방 앉기를 권하는 동네 아저씨, 주춤주춤 낯선 사람들의 출현에 경계의 눈빛을 보이며 서있는 젊은 벗들, 이 날 오후 선장들녘의 풍경입니다.

우리는 들밥을 먹는 일꾼들 가운데 끼여들어 출출한 배를 채웠습니다. 그리고는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물음: 지금 추수를 하는 중이라서 성급할지 모르겠지만 작년도 작황과 올해 작황을 비교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 그간 긴 장마와 냉해로, 기상이 악조건이었기 때문에 그냥 볼 때는 많이 날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이 떨어져요.

▶ 작황으로 보면 작년만 못해요. 벼가 잘 영글지 않았어요. 그래도 고산지대보다는 낫지만 평년작 수준보다는 밑돌 것 같아요

▶ 이 벼는 좋다는 벼인데, 그래도 수확량이 많이 떨어지네요.

물음: 마지기당 얼마나 나올 것 같아요?

▶ 지금 여기는 컴바인 푸대로 작년같은 경우는 125개인데 올해는 95개 나왔다고 해요. 여기같은 경우는 작년에 비해 가감을 하더라도 약 10% 감소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물음: 올해 수매가는 어떻게 될 것 같아요?

▶ 동결했어요.

▶ 아직 국회에서 통과가 남았으니까...

물음: 그렇다면 작년에 비해 올해 생산비는 크게 차이가 있습니까?

▶ 많이 들어갔지요. 왜냐하면 가장 문제되는 것은 인건비 아니겠어요? 농자재 값은 그렇게 많이 안들어갔는데, 인건지는 많이 올라서 그만큼 생산비가 늘어 났어요.

물음: 아직 추수도 하기 전에 보도매체에서는 80년 이후에 최악의 흉년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지금 매스컴에서는 올해 추곡을 3,470만섬으로 본다는데...

▶ 3,470만섬, 어! 그럼 많이 주네.

▶ 도대체 3,470만섬이라는 숫자가 어떤 근거로 하는지는 몰라도 그것이 문제라. 강원도는 전면적으로 냉해로 못먹는 상태요, 평야지대 조차도 예년에 비하면 절단났단 말이요.

▶ 여기를 보더라도 그 수치가 나올라나 문제예요.

물음: 앞으로 UR이 타결되고 중국쌀이 수입되면 가마당 만오천원에서 이만원 선이고, 미국쌀은 4만원에서 사만오천원 선이라는데, 현재 쌀값을 십만원에서 유지하는 것 자체가 정부가 농민을 위하여 힘쓰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UR 타결이후에는 이러한 혜택조차도 받기 힘들텐데 이에 대한 농민 스스로 대처방향이 있습니까?

▶ 농산물 가지고 대처한다는 것은 어렵지요. 사실 쌀 같은 경우 우리나라의 면적당 수확량은 세계적인 수준인데 여기서 더 난다는 것은 앞으로 불가능한 일이고, 면적단위당 수확량으로 선진국과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예요. 지금 사실 우리나라 평균 경작률은 1.2ha 정도인데 미국의 150:1도 안되요. 그런데 우리가 10ha정도만 개인이 져도 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농토를 구입하려면 그 돈이 농사를 지어서는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한다는 얘기예요. 원금을 갚으려면 논을 팔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농민으로서 어떤 대체 방법이 없고 정부에서 보호를 해주지 않는 이상 미곡가지고는 힘듭니다.

물음: 정부가 문민정부로 들어선 이후 농사정책적인 면에서 뭐가 바꾸어진 것이 있습니까?

▶ 현재는 42억을 농촌에 투자한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간접적인 곳에 투자되는 것이지 생산성 향상이나 소득증대를 위해서 쓰이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라고요. 간접적인 것으로야 도로등에 쓰는 정주권개발사업인데 돈쓰기 편한 사업이었지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농촌에서는 씀씀이가 더 많아질 수 밖에 없지요.

▶ 도시에 있는 사람들 데리고 오기 위한 수단 방법이라지 농촌에 살고 있는 우리로 볼 때는 생활에 편익은 있지만 실제로 소득하고 관계되는 것은 별로 참작이 될만한 것이 아니겠지요.

물음: 이렇게 생산을 하면서 농사꾼 입장에서 소비자에게 바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 쌀같은 경우는 중간 마진이 거의 없어요. 그래도 직거래를 하면 많은 도움은 되지요. 그러나 개개인이 유통사업까지 하기는 어렵고 농협이나 농민단체에서 직거래 사업을 해야할 거예요.

▶ 쌀은 공장에서 나오는 공산품이 아니죠. 식량은 기간산업 아니예요? 이제 쌀은 정부에서 전략적 차원에서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단순한 농업소득으로서 보호가 아니라 국가 전략차원에서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 식량 자급도가 자꾸 떨어져서 이젠 50%도 안된다고 하지 않아요? 자급되는 것은 쌀밖에 없어요.

▶ 쌀도 지금 자급율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어요. 남아있는 쌀은 못먹는 통일벼 밖에 더 있어요?

물음: 올해 수매가격은 얼마 정도하는 것이 현실타당하다고 보십니까?

▶ 수매가격은 인상되지 않아도 원하는 양만큼 수매했으면 하네요.

▶ 그것이 사실 농민이 바라는 것이지요.

▶ 가장 원하는 것은 수매가 인상보다는 농민이 원하는 양만큼 받아 달라 이거요.

물음: 교회가 농촌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습니까?

▶ 농사짓는 사람으로서 가장 실천하기 쉬운 것부터 해야겠지요. 일단은 도시교회민이 많으니까. 도시교회에 농촌이 직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좋겠지요. 그렇다면 도시민들도 질 나쁜 쌀을 먹지 않고 실제로 농촌에서 생산한 쌀을 먹을 수 있고 농민들도 거기에 대하여 운임비정도 남는 것이예요.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만원 차이예요.

▶ 직거래를 통하여 도시민은 실제로 다르게 가공되지 않은 쌀을 먹을 수 있으니 질 좋은 쌀을 먹을 수 있는거지요.

▶ 농촌교회 목사님은 좀더 농촌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해요. 농촌교회 목사님이 농촌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딴 곳으로 가셔서 목회를 해야지요. 자기 생활 따로, 목회생활 따로하면 어떻게 올바른 목회가 되겠어요.

이야기가 깊어지는 중에도 한 쪽에서는 컴바인이 3마지기 정도의 논을 바심하고 있었다. 계속되는 이야기 속에는 농민문제, 농촌문제 뿐만 아니라 교회가 얼마나 보수적인 집단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습니다.

참고자료로 과거 5년간 연도별 추곡 수매량및 가격 인상률을 보면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정부에서는 수매량을 900만섬(정부 600만섬, 농협 300만섬)에 수매가 인상률은 5%로 한다는 내용의 올해 추곡수매시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농민단체에서는 올해 수매량 1천2백만섬에, 수매가는 16.7%가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냉해피해로 올해 벼 생산량은 작년보다 4백20만섬이 줄어든 3천2백80만섬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농민들은 생산감소에 따라 가마당 생산비는 크게 올랐으므로, 당연히 추곡수매가는 인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올해 물가상승률등을 감안한다면 당연히 추곡 수매가는 인상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쌀값이 세계에서 제일 비싸 외국으로부터 쌀시장개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 정부측의 논리입니다. 지난해 전체 생산량에 대비한 수매량 비율이 25.9%였는데 올해 그대로 적용하면 8백50만섬 수준이지만 그보다 많은 9백만섬 수매를 한다는 정부측의 산술적인 논리 앞에 어떠한 결과가 나올 것인가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다만, 교회가 앞으로 진정한 한국추수감사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농촌의 문제를 끌어안는 자세가 요망됩니다.

나락을 거두어 들이고

                                                            구억말교회 김봉순 집사

                    (정리: 전영자) 

나는 스물네살에 농촌으로 시집와서 예순이 된 지금까지 농사를 짓고 있다. 말하자면 평생을 농사를 지으면서 늙어온 셈인데 처음 서울에서 시집와 목화의 새싹과 잡초를 구분하지 못해 밭을 맨다고 목화를 뽑아 시아버지 한테 야단을 맞을 때부터 웬만한 농사일은 다 할 수 있는 지금까지 한 우물을 팠다. 그런데도 글이 없고 재주가 없어서인지 남들처럼 농사 기술자가 되지 못했다. 그저 동네 사람들이 하는대로 남들 볍씨 담그면 나도 담그고, 남들 모내면 나도 모내고, 남들 농약치면 나도 농약치고, 남들 벼를 베면 나도 벼를 베면서 일년 농사를 지었다.

다행히 동네 사람들이 다 나의 선생이 되어 주었고 또 농사꾼들은 남의 논이라도 참견하기를 좋아 하며 우리 논을 지나치다 이상한 것을 발견하면 일일이 가르쳐 주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여자 혼자의 몸으로는 어려운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나 나는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면서 살고 있다.

우리 논은 겨우 6마지기(1,200평)다. 하지만 일손이 나 하나 밖에 없는 탓에 바쁠 때에는 정말이지 정신이 없이 바쁘다. 집안에 남자가 없으니 들에도 나가봐야 되고 일꾼들 식사도 준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세상이 좋아져서 옛날에는 손으로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 해주니 여러모로 편해서 좋지만 기계삯이 여간 들어가는 게 아니라서 농사를 지어봐야 남는 게 없어서 탈이다. 그리고 기계가 일을 많이 한다해도 뼈힘 드는 일이 많아서 너무 힘들 때는 농사를 그만 지고 실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올해는 이상하게도 여름내내 큰 물 한번 나지 않으면서도 비만 자주 왔다. 그 바람에 벼가 이삭이 팼으나 고개를 숙이지 않아 걱정이었으나 다행히 가을 날씨가 좋아서 걱정을 면했다. 하지만 그 무서운 태풍이 하나도 오지 않은 대신에 하룻밤 바람과 함께 들이친 소나기에 잘 익어가던 벼가 논 바닥에 죽 엎치는 바람에 고생을 많이 했다.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다가 질려서 조금 남겨두고 그만 두었다. 일꾼을 사서 하면 금방 끝낼 수도 있겠지만 품삯이 비싸서 어떤 집은 아예 포기한 집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혼자서 하다 말았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농사를 짓는 재미는 뭐니 뭐니해도 가을이 되어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보는 것이다. 봄부터 날씨와 병충해 걱정을 하면서 수도없이 내 손이 갔던 벼들이 충실하게 자라 알알이 영글어 가는 모습은 항상 가슴이 뿌듯하게 한다. 그래서 자꾸만 논에가서 들어가보고 싶어지고 한편으로는 남의 벼이삭이 우리 벼이삭보다 굵은 것같아 비교해 보게도 한다.

나는 작년에 목도열병으로 수확이 적었다. 적은 볏가마니를 보면서 내년에는 잘 져야지 스스로 위로를 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하나님께서 보상이라도 하듯이 흉년이라고 떠드는 해에 나의 농사사상 가장 많은 벼를 거두었다. 참으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벼를 말려 방앗간에 보내고 나머지를 수매하려고 헛간에 쌓아놓으니 내가 아주 부자가 된 기분이 들어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른 것 같았다. 일년내 번돈치고는 너무 적은 액수지만 돈으로 따지기 전에 볏가마를 들여 놓으면 예나 지금이나 마음이 든든하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농사일, 어렵긴 하지만 아직 건강한 몸을 주셔서 내 손으로 일해서 살아갈 수 있음이 감사하고 작년의 손해를 보충하듯이 올해는 소출이 많게 하시니 감사하다. 그리고 여러모로 도와주신 동네 분들께 감사한다.

수확의 계절 가을에   늘 바쁜 도시인의   감사의 결실

                                                           채은미(온무리교회 집사)

                      가을, 수확과 결실 의 계절이고 또한  감사의 계절입니다. 다음 주는 추수감사절로, 우리 재물과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는 감사의 절기입니다.

이 수확과 감사의 계절을 맞는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서울의 한 복판인 종로에서 태어나 줄곧 도회지의 중심부에서 자라고 생활해온 저에게는 수확과 결실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의 반짝반짝이는 주안에서의 기쁨과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의 가슴벅찬 감동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도시인이 그렇겠지만, 저의 일상사는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매일 매일이 바쁜 생활의 연속입니다.

가정에서는 한 사람의 아내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의 각각의 역할이 있고 그중의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몸이 늘 피곤한 것이 사실입니다.

회사에서는 한 부서의 부서장으로서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고 부서직원들을 독려하면서 인화단결로써 최상의 근무조건을 조성하여야 할 책임이 있기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신앙생활을 함에 있어서도, 집사라는 직분이 무릇 인간의 능력으로 얻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성직이라는 생각을 하면, 한 사람의 집사로서 과연 주위의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며 믿지 않는 자들에게 믿는 자로서의 올바른 본을 보이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하셨으니 그 말씀따라 바쁜 생활 속에서도 불평과 원망대신 감사의기도를 드리고자 노력합니다. 바쁜 일상 속, 아침에 회사로 향하는 차안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정성껏 주님께 기도를 드리면 꼭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주일날 성가대에 서서 온 성가대원들과 마음을 합하여 아름다운 찬양을 주님께 드리면 하늘의 보좌에 앉으신 주님께서 기뻐 흠향하시고 많은 축복을 내려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천군 천사도 부러워 한다는 성가대의 직분을 주님께서 허락하심을 늘 감사드립니다. 노래는 잘 못하지만 아이 아빠와 함께 성가대원으로 봉사하는 지도 어느덧 4년이 넘었습니다. 성가대원 중에는 정말로 목소리가 아름답고 음감이 뛰어난 성도들도 많이 있지만, 저희 부부는 비록 그렇지는 못하더라도 지휘자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크게 할 부분은 크게 작게 할 부분은 작게 이렇게 열심히 메모를 하면서 가능한 한 최대한의 신령과 진정으로 아름다운 찬양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간 4년간의 우리 성가대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많이 성장하였는데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특히 지난 해부터 호되고 엄한 지휘자를 보내셔서 매주마다 엄격한 연습을 시켜 주시니 더욱 감사드립니다.

성가대가 더욱 차고 넘쳐서 지금은 비어있는 교회의 2층 신도들이 앉는 자리가 꽈 차는데 귀한 일조를 할 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지난 주 공동의회에서 아이 아빠는 본 교회의 바울 선교회(제1 남전도회)의 새 회장직을 맡게 되었고 저도 마리아 선교회(제1 여전도회)의 서기가 되어, 새해에는 바쁜 두 사람이 더욱 바빠질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봉사란 좋은 것이고 실제로 하고 싶고 할 생각도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말입니다.

심판날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당신들을 구원하고 싶었고 한때는 구원을 하려고 생각도 했었지만 도저히 바빠서 그만 그럴 수가 없었노라”고.

미국에서 추수감사절을  보내면서

이 말 나눔은 미국 아이오아주 콰티시티교회 식구들이며 푸른언덕 가족들이 이민 초기시절 개척자로서 삶의 모습들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봉소자 집사님이 사회하시고 정리하셨습니다.

사회자: 추수감사절 하면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국대륙에 와서 첫 추수를 하느님께 감사하며 보낸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인데 여러분들도 고국을 떠나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 개척해 보려고 왔을 줄 압니다. 이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숙희: 저희는 아이들 교육때문에 이곳에 왔습니다. 좁은 땅덩이에서 입시 지옥과 싸우느니 큰나라에 가서 공부시켜보자 생각했었는데 마침 둘째 시누이가 초청을 해 주어서 왔습니다.

정남숙: 저는 한국에서 7년간 간호원 생활을 하다보니 싫증이 나드라고요. 미국 구경이나 하고가자 하고 온 것인데 그만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아들 둘을 낳고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박인선: 아빠따라 그냥 왔습니다.

원경희: 저는 남편과 같은 직장에서 일하다가 결혼하여 미국으로 시집온 상태입니다.

김종규: 공부하러 왔습니다.

사회자: 저는 남편이 큰나라에 태권도를 보급시키겠다는 큰꿈을 갖고 먼저 오고 2년후에 초청이 되어서 왔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개척이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 이제는 이 곳에 오셔서 겪었던 어려웠던 일들과 이겨나가신 또는 이겨나가려고 노력하시는 일들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남숙: 어려웠던 일은 한국에서 간호원 생활을 7년씩이나 했는데도 이곳에서 전혀 인정해주지 않고 다시 정식간호원 시험을 보아야 했던 점입니다. 합격하기 일년까지는 똑같은 일을 하고도 보조원 월급밖에는 받지 못했죠. 시험을 다시보려니 7년전에 공부했든 것을 다시 해야했고 또 영어로 보려니 단어를 찾아가면서 공부했든 시절이 어려웠던 시절이었어요. 미국병원 수술실에서 일하면서 기계문명의 발달로 수술도 쉬워져서 많은 이들에게 여러가지 이익을 주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보람을 느껴요.

* 동양인이라고 차별은 않하든가요?

차별은 없고 오히려 일하는 것에 따라 인정을 해주는 게 미국인 것 같아요. 한국인들이 더 일을 잘하죠.

원경희: 1년정도 되었으니 아직은 무어라 말씀드릴 것이 없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선택해서 미국에 온 것입니다. 직장과 집이 멀고 직장생활을 오래 한 관계로 객지생활을 오래했죠. 혼기는 좀 넘은 듯하고 어머님은 위암으로 고생하시고 심적으로 복잡한 상태에서 쉬운 선택을 하자 하고 무조건 나를 사랑하는 이하고 결혼한 것이죠. 앞으로의 생활이 중요하다고 봐요. 도전적인 생활이 발전을 가져오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제 자신을 키워 보려고 해요. 우선은 아기를 잘 키워놓고요.

하숙희: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어였습니다. 내 나라 내 땅에서 살면서도 알지 못하면 당하는데 언어가 잘 통하지 않으니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죠.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본사에서 우리에게 온다는 소리를 우리보고 오라는 소리로 잘못 알아듣고 우리는 본사로 가고 그들은 우리에게 오고해서 같이 엇갈려서 그만 못 만나고 말았죠(하숙희 집사님은 수퍼마켓을 운영하고 계심). 누가 너 죽인다고 해도 OK 할 정도로 귀가 않 뚫리드라고요.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천국인 것 같아요. 지금 두 아들이 대학에 다니고 딸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공부도 잘하고 속썩이는 것이 전혀 없으니 잘 온 것 같아요.  

김종규: 공부도 무슨 공부냐에 따라 영어가 문제가 되는데 저같은 경우는 Chiropractic(척추신경의학) 공부니까 문과공부보다는 쉬웠든 것 같아요.

박인선: 다른 분들의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저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왔으니 대학을 가야하는데 영어가 문제였어요. 또 학비도 벌어야 하는 형편이어서 우선은 한국분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을 했는데 더 좋은 일감을 주시겠다고 하고서도 나이가 어리다는 핑계로 늘 제일 밑바닥일, 청소같은 것이나 시키드라고요. 또 냉동실에서 저장하는 일을 해보았는데 장갑을 끼꼬 해도 손이 얼드라고요. 많이 울었었죠.

원경희: 옛날에 오신 분들은 음식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신 모양인데 저는 정말 놀랬어요. 한국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곳이라 미원 다시다 등등을 싸들고 왔는데 한국 식품점이 있어서 놀랬고 교회가 있어서 더욱 놀랬어요.

하숙희: 고생도 시대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 때는 정말 근본적인 언어문제, 음식문제가 문제였는데 지금 오는 분들은 음식의 구애가 없고 영어회화들도 잘 하는 것 같아요. 무조건 하느님께 감사해야 해요.

사회자: 푸른언덕모임이 시작된지도 어느덧 3년이 되어갑니다. 제 자신이 고국에 살 때도 잘 몰랐든 농촌의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글 모음과 뜻 모음을 통해 하나의 조그마한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면서 많은 보람도 느끼고 한편으로는 전임목사님이 시작하신 일이라 계속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물음을 해오면서 고민도 해왔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사모님이 식구로 들어오셔서 한결 마음이 가볍고 용기를 되찾았습니다. 그동안 푸른언덕 식구로서 고국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고 새로운 길임을 시인합니다. 특히 어려웠던 일 보람되었던 일들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숙희: 저도 고국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제는 저희들만 식구다 하며 만날 것이 아니라 교회와 푸른언덕과 자매결연같은 것을 맺어서 선교금을 어디다 보낼까 하지말고 우리 고국의 농촌부터 돕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박인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요.

원경희: 교회를 떠나서 우리가 하고싶은 대로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나 생각됩니다.

하숙희: 보람된 일을 하면서도 어떤 때는 찜찜한 기분이드니 사모님과 다음 기회에 상의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국에 가보니 참 사치스럽게 살고있더군요. 34명이 저녁 한끼 먹는데 80만원, 약 1,000불을 쓰더라고요. 이곳에서는 100불이면 굉장희 큰돈인데 아주 우습게 알드라고요, 옷도 1,000불짜리도 있드라고요.  좁은 땅덩어리에 자가용차는 왜그리 많은지 골목마다 사람 다닐틈도 없드라고요. 서울에 있는 교회들이 농촌교회를 돕고 나누며 사는 삶들을 실천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콰드시티 분들은 정말 검소하게 열심히 산다는 보람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원경희: 집사님이 말씀을 하시니 생각이 새롭네요. 제가 처음에 왔을 때, 무슨 선물을 산다고 하면서 10달러짜리 물건을 놓고 비싸다고 망설이는 것보았어요. 한국돈으로 환산해보니 8,000원 막말로 껌값도 않되는 것을 가지고 되게 째째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년 지내고보니 이곳에서 정말 검소하게 열심히 살아 돈이 귀한 것을 알게 되드라고요.

김종규: 졸업하고 떠나는 마당에서 솔직하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우리가 돕는다는 것이 물질로 따지면 사실 너무나 적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정신에서 나눈다는 것은 참 좋습니다. 또한 이런 조그만 지역에 어떤 목적단체가 있다는 것이 참 보람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농촌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공감했는지를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저 책을 통해 그렇구나 하고, 박목사님께서 지난해에 오셔서 하신 말씀 듣고 그렇구나 한 정도였지 진정 그들의 삶은 모르는 상태입니다. 더 자세한 자료가 있어서(에를 들어 비디오라든가 통계라든가) 모일 때마다 그들의 삶을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우리 식구끼리도 잘 알지 못하는 것같아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등.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눌 때 더가까와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하튼 이 모임이 죽어지지 않고 점점 성장해 가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보는 것 같습니다.

사회자: 여러분들의 말씀 감사합니다. 모든 교회가 작은 것부터라도 나누는 것을 강조함으로 하늘나라는 이땅에 이룩해야 함을 우선 가르쳐서 이 감사절에 진정 교회로 인해 감사하는 이들이 많이 생기는 감사절이 되기를 빕니다. 그동안 청일점으로 우리 식구였든 김종규 식구의 졸업을 축하하며 앞으로 더욱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귀한 일꾼이 되길 우리 모두 빕니다.푸른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