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성큼성큼 큰 걸음마를 하며 다가오다 영하의 날씨와 드센 바람을 만났다. 잠시 쉬어가고 싶었나 보다. 아무리 겨울이 가기 싫다 앙탈을 부려도 오는 봄만큼은 못 말릴 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믿기에 우린 봄이 오는 길목에서 늘어지게 봄 타령을 한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길에 딴지 거는 힘겨움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네 인생은 그 길로 갈 것이 분명하다. 쓰러지고 느려지고 잠시 쉬는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삶은 앞을 보며 가기 마련이다.

특히 성도의 삶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가는 나그네 길이다. 천국의 소망은 그냥 소망만이 아니다. 그게 삶의 전부요 목적지다. 하지만 오해하면 안 된다. 사후에 가는 게 천국이니까, 결국 ‘죽는 게 목적’이라는 식의 구도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게 결코 아니다. 지금의 삶을 제대로 살아낼 때 비로소 목적지에 이른다.

인생을 등산에 비유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다. 오르막 내리막, 골짜기 산등성이를 오르고 내리고 한 후에 비로소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그런 수고가 없이 산 정상에 이른 사람은 등산을 하며 누리는 묘미는 누릴 수 없다.

예를 들어 헬리콥터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뭐 또 다른 방법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고와 땀을 통하여 오른 사람들과 산을 보는 생각이 같을 수 없다. 쉽게 오른 사람은 쉽게 말한다. 그러나 진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진한 과정을 거친 사람은 진한 이야기를 쏟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 쉽게 얻은 자는 진한 감동의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문제는 천국은 죽어서 차지하는 게 목적이 아니고 지금 여기서 천국을 살아내는 게 목적이다. 하나님은 천국을 지금 여기서 살라고 하신다. 그게 바로 인생의 목적이다.

천국을 여기서 살던 사람이 천국을 저기서도 살 수 있다. 여기서 잘사는 사람이 저기서도 잘산다. 가슴에 천국을 품은 사람이 천국을 말할 수 있다. 천국을 말하는 사람이 천국을 살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다.

그간 다니던 수영장이 공사를 하는 바람에 잠시 25M레인의 수영장에서 잠간 동안 수영을 했었다. 며칠 전부터 공사가 끝난 50M레인의 수영장으로 다시 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수영을 새로 하는 기분이다. 그렇게 힘들 수가 없다. 25M에서 놀던 사람이 50M레인을 헤엄치기가 그리 힘들지 몰랐다.

나도 모르게 25M에 익숙한 수영을 했던 것이다. 적응하는데 여간 부친 게 아니다. 우리의 영적 생활은 어떨까? 마찬가지다. 이 세상의 삶과 저 세상의 삶을 분리하여 다른 태도로 산다면 결국 저 세상을 살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천국의 영법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천국에 이르렀을 때 넉넉히 그 삶을 누려야 한다. 자, 성도들이여! 여기서 천국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