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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운수리 357에는 사람의 결을 살리고 자연의 길을 따르는 ‘작은 구도자’들의 배움터, 산돌학교가 있다.
대안학교라 해서 기존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이른바, 부적응아 중심의 학교가 아니다. 오히려 탁월성과 봉사를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 즉 몸과 마음과 지성을 골고루 발달시켜 자아를 완성하고 나아가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 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참 사람이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는 것이 목표다.
기숙형 생활학교인 산돌학교(교장 이은재 목사)는 중고등통합 5년제 대안학교로서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운영하고 있다. 학년당 20여명씩 모두 100명의 학생들이 20여명의 전임 선생님들, 그리고 10여명의 강사들과 함께 살고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마음으로 서로 배우면서 공부한다. 이 학교에서는 삶과 연관된 지식을 함께 나누고,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교과들, 가치관 교육, 자립능력을 길러 주는 노작교육 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여느 대안학교들이 모두 겪는 문제지만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가 늘 발목을 잡는다. 한국의 작지 않은 교단이 운영한다고는 하지만 대안교육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복잡한 교단상황 때문에 없애니 마니하는 이야기까지 나왔을 정도로 학교사정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오죽하면 학교측은 학교운영을 위해 월 1~2만원씩 내달라는 CMS후원자 모집을 하고 물품과 노동력을 기증받겠다고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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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식 목사가 산돌학교 이은재 교장과 학생대표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 심자득 |
낙엽도 거의 다 지고 찬바람이 부는 12월 초, 서울 진관교회의 이현식 목사가 이 학교를 찾아갔다.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액수도 500만원이나 되어 적지가 않다. 마침 산돌학교 예배가 있는 날이어서 이현식 목사는 장학금 전달 뿐 아니라 설교도 했다.
“거울은 먼저 웃어주지 않습니다. 칭찬 받고 싶다면 먼저 칭찬해주라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말이 중요합니다. 긍정의 말, 믿음의 말, 칭찬의 말은 인생을 바꿉니다.”
학교에서 체벌이 없어지면서 도무지 통제가 안되는 학생들을 경험해 본 이현식 목사는 ‘다시는 학교에 가서 설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고 한다. 그 다짐을 깜박 잊고 설교를 수락했는데 다행히 산돌의 학생들은 상태(?)가 좋단다.
“나는 우연히 만들어진 별로 중요치 않은 존재일까요? 나는 잘못 만들어진 실패작일까요? 그런 존재는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창세전에 계획하시고 그분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입니다. 거짓된 자화상에 속지 말고 긍정의 자화상을 만들어 갑시다”
PPT까지 동원되어 수업의 연장처럼 보이는 설교시간이었지만 학생들은 꽤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무거운 주제를 쉽게 풀어가는 설교자의 노련함도 있었지만 이 학교에서 이런 주제는 왠지 익숙한 토론과제였을 것 같았다.
“사울왕이 어린 다윗의 약점을 보완해 준답시고 자신의 갑옷과 투구, 검을 쥐어줘서 골리앗에게로 내보냈지만 다윗은 다 벗어 던지고 자신의 특기인 짱돌 다섯 개만 가지고 나가서 골리앗을 이겼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가리는데 인생 허비하지 말고 짱돌 다섯 개를 찾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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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4학년생들의 특송 ⓒ 심자득 |
설교에 앞서 이 학교 4학년 생들이 특송을 불렀다. 75일간 인도와 히말라야 현장학습을 마치고 돌아와서 전교생들과 처음 마주하게 됐다며 인사겸 찬양을 한 것이다. 일종의 수학여행 같은 것이었을까? 그래도 75일간이라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기존의 학교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이다.
지난 여름엔 인수봉과 설악산 적벽으로 암벽등반도 다녀왔다. 암벽등반이 수업이다. 그 절벽에서 학생들은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동료의 소중함을 느끼며 그 나이의 여느 학생들이 겪어 보지 못한 신비와 경이를 배웠을 것 같다. (암벽등반 사진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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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텃밭 공동작업 ⓒ산돌학교 홈피 |
산돌학교에서는 농사도 짓는다. 농사를 지으며 자연이 만드는 생명 앞에서 겸손해 지고 수고하는 기쁨을 알게 되며 먹거리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다. 이곳 산돌학교에서는 식사할 때 드리는 기도를 밥 모시는 기도라 부르며 아래처럼 기도한다.
밥을 기다리는 기도
우리는 한 일이 없사오나
하나님께서 생명의 밥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밥은 당신의 사랑하는 종, 농부들의 손을 통해
오늘 내가 주님의 이름으로 받습니다. 아멘
밥 모시는 기도
거룩한 영이시여
여기 이 생명의 밥속에
하느님의 영이 깃들어 있음을 믿습니다.
이제 주님을 내 안에 모시듯
신령한 마음으로 밥 한 사발을 내 안에 모시겠나이다.
식사후 기도
생명의 밥이 되신 주님을 모신 우리는
세상에 나아가 이웃과 자연의 밥이 되어
주님의 십자가의 삶을 따라 살겠나이다.
“내 앞에 차려진 밥상은 하늘 섭리를 받고 자라난 생명들입니다. 그렇기에 생명밥상은 하늘이며, 밥상을 차린다는 것은 내 앞에 하늘을 차리는 것입니다. 밥을 먹는 행위는 하늘을 모시는 예절이며, 밥을 먹는 것은 하늘을 내 안에 모시는 것입니다. 밥상을 공손히 받고, 소중히 여기는 것은 바로 내 생명을 스스로 존중하는 것이며, 함께 밥상을 차려 먹는 이들은 하늘 식구가 됩니다. 이렇기에 밥상을 차리고 먹는 것은 참으로 귀합니다.”- 산돌학교의 식사기도문 중에서
산돌학교의 교육철학이 담겼다는 이 기도문을 보며 참 사람이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목표로 서로 사랑하고, 노동하고, 창조하고, 포용하고, 대화하고, 성실하게 노력하고, 넓은 세계와 교류하며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언어를 배우고 배운 복음을 온 삶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산돌사람들을 비로소 알게 되는 것 같다.
설교를 마치고 학교설립때부터 지금까지 9년간 산돌학교를 지켜오고 있는 이 학교 교장인 이은재 목사가 학생대표와 함께 전교생이 지켜보는 앞에서 장학금을 전달받았다. 액수가 500만원이라고 하자 학생들과 교사들이 와~하고 진심을 담아 박수치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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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자득 |
이현식 목사는 예배후 좁디 좁고 모냥(?)도 안나는 교장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학교의 이사장님이 감독회장이란 것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그런데 교단이 어지러워 산돌학교를 돌아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다른 교단에서는 생각이 있어도 엄두도 못내고 또 여러 대안학교들이 있지만 산돌학교는 매우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대안학교로 평가 받으며 부러움과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학생들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는커녕 3: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와야 할 정도로 교육내용과 결과에 있어서 인정을 받고 있는 대안학교다.
그러나 수동계곡에 인접하여 좋은 주위환경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시설과 열악한 교사 임금체계 등이 언제까지 그런 평가를 받게 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행이 헌신을 다하는 실력있는 교사들이 있고 최근 기숙시설도 새로 건축하는 등 조금씩 나아져 가고 있지만 보다 탄탄한 재원이 확보된다면 감리회 인재양성의 보고로 자리매김할 것이란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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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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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교 이현식 목사(진관교회) "행복의 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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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산돌학교의 가을 ⓒ산돌학교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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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 심자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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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고 논다 ⓒ산돌학교 홈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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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땅 밟기 ⓒ산돌학교 홈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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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사막사파리 ⓒ 산돌학교 홈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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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낙타 사파리 여행중 사막에서 ⓒ산돌학교 홈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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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말라야에서 ⓒ 산돌학교 홈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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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19일 인수봉 ⓒ산돌학교 홈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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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빤쓰(공자) 프리마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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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리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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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자프로젝트-부팅캠프,투자설명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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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표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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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돌 오케스트라의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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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확의 기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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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집중캠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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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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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업작품 발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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