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의 피곤한 여정을 끝낸 구호단원들은 피곤함속에서도 사명과 사랑으로 둘째 날의 아침을 상쾌하게 맞이했다.

식사담당인 임택수집사의 맛난 식사로 아침을 먹고 난 후, 둘째 날(3일)은 효율적인 구호활동을 위하여 구호단을 A팀과 B팀으로 나누었다. A팀은 어제 구호활동을 했던 애니봉 지역으로, B팀은 타클로반 감리교회 김영환목사의 추천으로 현지인 따까따목사가 사역하는 코쿤마을의 교회로 이동하여 구호활동을 전개했다.

첫째 날 구호활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둘째 날은 더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호할동을 전개하여 상처나고 아픈 몸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까지 위로해 주는 이중의 구호활동을 펼쳤다. 특별히 어린아이들을 위해서는 필리핀에서 합류한 필리핀 앙겔레스 경신교회(담임 장문구목사) 청년들이 풍선놀이활동과 어린이 과자를 준비해서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기쁘고 행복하게 해 주었고, 이 밖에 가족 즉석사진 찍어주기 등을 통하여 이번 태풍 피해로 사랑하는 가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특별히 B팀에서는 무서운 속도로 날아오는 물체에 팔에 심한 부상을 당한 환자가 방문하였는데, 상태를 볼 때 간단한 응급처치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타클로반 시내에 위치한 베다니병원에서 의료활동을 펼치고 있는 호주의료팀에게 연결하여 수술을 받게 해 주기도 하였다.

현재 타클로반은 전기 공급이 전혀 되고 있지 않기에 이곳에 남아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거의 극빈층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태풍피해 현장에서 건진 나무 조각들을 이용하여 2~3평 정도의 임시 숙소를 만들어서 4~5명의 가족들이 나무를 태워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하루하루를 생활하고 있다. 마을을 돌아보면서 강하게 느낀 점은 이처럼 참혹하고 끔찍한 재난 앞에서도 이들의 표정이 결코 어둡거나 절망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원래부터 가난하게 살고, 가진 것이 없기에 잃은 것도 없어서라고 말하지만,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이유를 떠나서 이들의 순진무구한 표정과 모습속에서 이생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잠재된 신앙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우린 너무 눈에 보이는 모습만을 가지고 축복과 저주를 판단하고, 하나님 앞에서도 이해득실을 계산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가를 생각해 본다. 필리핀 정부와 국민들도 예전과는 달리 이번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게 유례없는 성원과 사랑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쌀 한자루, 물과 담요, 옷 그리고 의료서비스가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지만 어쩌면 이들은 벌써부터 행복과 기쁨을 누리면서 살아온 사람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찌됐든 오늘도 감리교의료구호단의 모든 단원들은 내려 놓고 싶어도 내려 놓을 수 없는 사명자의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아프고 상처받은 타클로반 지역의 피해주민들을 위해 아낌없이 사랑을 나누어 주며 구호활동을 마무리 했다. 무더위와 습도, 모기와 파리, 악취와 연기 등 많은 어려움들이 있지만 우리에겐 이 모든 것들을 극복할 수 있는 위대한 예수사랑이 있기에...

▲ 아침 기도회 모습

▲ 구호단원들에게 십자가목걸이를 걸어주며 사명을 당부하는 이수기단장

▲ 구호단의 활동 모습

▲ 참혹한 피해속에서도 행복한 표정의 피해 가족의 모습

▲ 쓰레기 더미속에서 건진 장난감을 가지고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